이윽고 묘지신이 일방적으로 통화를 종료했다.그러자 상천용의 얼굴이 무섭게 변하며 낮은 목소리로 욕설했다. “미친놈! 죽고 싶은 건가!”……한편 발코니에서, 진시우는 호텔 특제 음료를 마시며 이곳의 야경을 감상했다.호텔이 관광지 안에 자리 잡고 있어 불빛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등불 축제 느낌을 줬다.“부자들이 왜 이런 곳에서 휴가를 즐기는지 알겠네. 조용한 환경, 맛있는 음료나 술, 거기에 특색 있는 음식까지…….”진시우는 이런 생각을 하며 부유한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를 이해했다.하지만 이런 경험은 가끔 한 번씩이 좋다. 매일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사실 어릴 때부터 스승님과 함께 살던 작은 산촌이 더 좋았다.그때, 몇 명의 종업원이 테라스로 들어왔다. 그들은 손님들에게 무언가를 말했고 그 손님들은 두려운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진시우도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종업원 중 한 명이 시우에게도 다가왔기 때문이다.종업원이 웃으며 말했다. “휴식을 방해해서 정말 죄송합니다만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진시우가 대답했다.“오, 괜찮아요, 무슨 일인가요?”종업원은 공손하게 말했다.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3층 전체와 이 테라스가 통 채로 예약이 되는 바람에 이곳을 잠시 비워 주셨으면 합니다.”“물론, 이렇게 갑작스럽게 요청하는 점, 서비스가 부족했던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숙박 비용의 50% 할인해 드릴 예정입니다.”진시우는 조금 불쾌했지만 50% 할인을 듣고 나니……, 괜찮아졌다.“알겠어요, 그럼 전 제 방으로 돌아가서 자야겠네요.”진시우는 방 번호를 남기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 호텔에서 신념을 사용할 만큼 한가하지 않았다. 이런 곳은 밤에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는 일이 많으니까, 신념을 사용하는 건 진시우에게도 불쾌한 일이 될 것이다.다행히도 한밤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 날 진시우는 진이용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어젯밤 3층이 전체 예약된 후에 벌
낯선 번호였지만 발신지는 귀속지는 구미시였다.‘구미시의 번호…….’진시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구미시의 번호라면 무시할 수 없어서 받았다.[여보세요?]“진시우 씨, 맞나요?”목소리는 뭔가 익숙했다. 한 어르신의 목소리였지만 진시우는 당장 누구인지 떠올릴 수 없었다.진시우는 주저하며 말했다. [네, 맞아요. 당신은…….]“저는 진시은의 할머니, 진 할머니, 기억해요?”진시우는 당황했다. 맙소사, 진 할머니의 번호였다니! 이거 참 난감하게 됐다.[진 할머니, 물론 기억하죠. 그런데 무슨 일로 갑자기 전화를 주셨나요?]이전에 임아름이 진시우를 친구 집에 초대했을 때 그 친구가 바로 심시은이었다.심시은의 할머니가 지병이 있어서 진시우의 도움을 받았다. 또한 진시우의 태양의 힘 연결고리도 결국 진 할머니를 통해 찾은 것이다.진 할머니가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치자 심시은은 진시우에게 감사함을 표했다.하지만 그 후로 연락이 끊겼다. 따라서 진시우에게 진 할머니는 치료가 끝난 환자일 뿐이었다.그런데 오늘 다시 전화가 올 줄은 몰랐다.진시우는 의아하게 물었다. [진 할머니, 혹시 몸이 또 안 좋으신 건가요?]진 할머니는 급하게 말했다. “아니야, 내, 내 몸은 아주 건강해……. 진시우 씨, 시은과 연략이 안 돼서 그런데 저를 대신해 운강에 한 번 가줄 수 있어?”진시우는 놀랐다. [저 지금 운강에 있어요, 심시은 씨도 여기 있나요?]진 할머니는 울듯이 기뻐했다. “그래, 시연이가 친구랑 같이 강운산에 놀러 갔어.”“어젯밤에 간 건데, 도착하면 나한테 전화할 거라 했는데 계속 연락이 안 돼.”“계속 전화했는데 계속 연결이 안 돼서. 무슨 일을 당한 것 같아…….”진시우는 조금 멍 해졌다. ‘강운산……, 이처럼 우연일 수가.’이 말을 들은 진시우는 표정이 급변하더니 휴대폰 스피커를 가리고 진이용에게 지시했다.“어젯밤 일에 대해 알아봐.”진이용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행동에 나섰다.진시우가 말했다. [진 할머니, 걱정하지
“그리고 어젯밤에 3층 전체를 예약해서 멋지게 꾸며 잘해보려고 했는데 여성이 관심이 없어서 그 남성의 구애를 거절했다고 하네요.”진시우가 물었다.“그 여성 여행객의 이름을 알아냈어?”“확실하지 않지만 성이 심 씨라고 합니다.”진시우의 마음이 한순간에 무거워졌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이 분명히 심시은이다.그렇지만 진시우는 이 상황이 놀랍지 않았다. 심시은은 젊은 부자들 사이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다.심시은의 외모는 최상급이니까.“그 다음은?” 진시우가 다시 물었다.“여자애 주변에 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모두 어느 정도 배경이 있는 자제들이야 싸움이 났다고 한다네요.”“하지만 여성 측 사람들이 모두 제압당했고, 구애에 실패한 젊은이는 더욱 화가 나서 모든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합니다.”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남자 이름은 뭐야?”“그건 알아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꽤 신분이 높은 사람인 것 같아요.”진시우가 일어나며 말했다.“그러면 아래층 프런트 데스크에 물어보자.”진이용이 그 말을 듣고 다소 들떠 있었다. 진이용은 진시우와 함께하는 모든 일을 가장 좋아한다. 왜냐하면 진시우와 같이 움직이는 일은 보통 흥미진진한 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아래층 로비.진시우는 직접 리셉션에 가서 물었다.“어젯밤에 3층 전체를 예약한 젊은이 이름이 뭐죠?”여직원은 당황해하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고객님의 정보를 함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공식적인 미소, 표준적인 예의 바른 말투.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면 여기 매니저를 불러주세요.”그러자 여직원의 미소가 굳어졌다. 그녀는 다소 난처한 듯 보였다.그때, 옆에보다 경험이 많아 보이는 다른 여직원이 말했다.“고객님, 우리에게는 규정이 있습니다.”“이렇게 하죠, 방 번호를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매니저에게 연락한 후에 방에 찾아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떠세요?”시간이 소중했던 진시우는 여직원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진시우가 책상을 내리치자 팍
강운산 리조트, 총지배인 사무실.호텔 총지배인 오양식은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는 공손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어젯밤에 이미 방을 예약해 두었습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상천용 씨가 저희 호텔에서 매우 즐겁게 지낼 겁니다.”“네,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우혁 팀장님의 방문을!”오양식의 휴대폰은 계속해서 진동했지만 지금 통화하고 있는 인물이 더 중요했기 떄문에 개인 핸드폰은 신경 쓰지 않았다.유선전화를 끊고 나서야 오양식은 개인 핸드폰을 집어 들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뭐야, 무슨 큰일이라도 있어?!]휴대폰에서는 여직원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양식 지배인님, 누군가 로비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빨리 내려와서 보세요!”오양식의 얼굴색이 확 변하며 분노했다. [뭐라고?!][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누가 감히 내 호텔을 부숴?!]오양식은 지금 무척 화가 났다. 장무사의 하우혁이 곧 도착할 텐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로비에서 난동을 부린다고?’하우혁이 이걸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제대로 맞이하지 못한 것으로 여길 테지?하우혁이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오양식의 체면이 구겨질 것이다.또한 본사에서 분명히 오양식을 문책할 것이다.[바로 내려갈게! 내가 직접 봐야겠군, 누가 우리 강운산 리조트에서 난동을 부리는지!]오양식은 씩씩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바닥에 널브러진 보안요원들을 보며 그의 분노는 조금 가라앉았다.“여기 호텔 총지배인이세요?”한 목소리가 휴게실 쪽에서 들렸다. 오양식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였다, 오양식은 이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이윽고 오양식은 화가 나서 말했다. “맞아, 나야! 로비를 이렇게 만든 게 너야?”“대담하군, 호텔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진시우는 무심하게 말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그냥 묻고 싶은 게 있을 뿐입니다. 어젯밤에 3층을 전부 예약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어느 방에 묵고 있죠?”오양식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오양식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걸 알면서 왜 자기 친구를 상현석 도련님과 마주치게 하나요?”누구든 진시우가 상현석에게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진이용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나는 진시우 씨를 굳게 따를 거야. 오양식 지배인이 전화를 걸려고 한다면 내가 막을 거야.”진이용은 오랫동안 도박판에서 버틴 인물이다. 무자들을 상대로 못 할 게 없었다. 오양식 같은 평범한 사람쯤이야 어떻게 못 하겠는가? 그럴 수 없다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겠다.오양식은 매우 놀라며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용 형, 그게 무슨 뜻이에요? 설마 상현석과 맞서려는 건 아니죠?!”……한편 진시우는 9층에 도착했고, 바로 1호실로 향했다.진시우는 문 앞에 서서 손바닥을 문에 가볍게 댔다. 그러자 강력한 경력이 퍼져 나가며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카작-쾅-문이 내부로 날아갔다.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진시우는 침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젠장! 누가 새벽부터 난리야?!”침실에서 화난 욕설이 들려왔고 이어서 호텔 잠옷을 입고 머리카락이 엉망인 남자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진시우를 보고 나서는 얼굴이 굳었다.“X발 누구야, X발?!”후우―진시우는 마치 형체를 바꾸는 듯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그리고는 상현석의 멱살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상현석을 들어 올렸다.진시우는 무심하게 물었다. “심시은, 어디 있나요?”상현석은 풍파를 많이 겪은 사람이었기에 진시우의 행동에 놀라지 않았다.상현석은 당황한 것도 잠시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불쾌한 여자를 찾으러 왔어요? 하하,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진시우는 말없이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지만 상현석은 비명을 지르지 않고 진시우를 사납게 바라볼 뿐이다.“좋아, 계속 때려! 네가 지금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볼까? 나중에 그만큼 비참하게 죽을 테니까!”진시우는 잠시 침묵했다. 이 사람은 이미 광기의 끝에 달한
진시우는 옆에 있는 EGD호텔로 왔다.이 호텔의 이름에서 볼 때 호텔 사장은 아마도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았다.그래서 진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먼저 예의를 갖추기로 했다.앞에 있던 프론트 데스크 직원은 상당히 예뻐 보였고 달콤한 인상을 풍겼다. 키는 크지 않았다. 진시우를 본 여직원은 매우 전문가다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예약하셨나요?”진시우가 말했다.“제 친구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여기 호텔에 감금했다고 들었어요. 찾아보고 싶은데요.”여직원은 잠시 당황했다가 정색하며 말했다.“선생님, 함부로 말씀 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 호텔은 그런 불법 범죄와는 관련이 없습니다.”진시우가 말했다.“저도 괜히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괜한 오해는 없었으면 해요. 제 친구가 진짜로 납치되어 여기에 감금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결정할 수 없다면 여기 책임자를 불러주세요.”여직원은 아마도 좀 놀란 듯했다. 그녀는 진시우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 뒤 전화하러 갔다.옆에 있던 다른 프론트 데스크 여직원은 진시우를 한번 훑어보더니 기계적으로 웃었다. 그러고는 더 이상 말을 걸지는 않았다.여성 직원이 매니저와 통화를 마치고 나서 진시우에게 말했다.“고객님, 옆에서 잠시 휴식하고 계시면 저희 매니저님이 곧 내려올 거예요.”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이윽고 다른 여직원은 비웃으며 말했다.“소연아, 잘 봐. 이 사람은 곧 우리 매니저에게 쫓겨날 거야.”방금 진시우를 맞이했던 장소연이 놀라며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란 언니?”란 언니로 불리는 여직원은 낮은 목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너 좀 어리석구나. 만약 저 사람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있겠어?”장소연은 다소 혼란스러워하며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김미란은 약간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 어리석은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손님은 프론트 데스크를 거쳐야 해. 정말로 누군가가 납치되었다면 우리가 모를 리가 없잖아?
장소연은 김미란의 호통에 온몸이 떨렸다. 김미란은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오늘 이 사실을 경영진이 알게 된다면 넌 죽은 목숨이야!”장소연은 더 두려워졌고 김미란은 그런 그녀를 끌고 돌아왔다.“다른 사람 걱정할 필요 없어! 자신만 잘 챙기면 돼!”김미란은 장소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평소라면 김미란도 오지랖을 부리지 않았겠지만 이렇게 눈치가 없는 동료를 만나니 조금은 챙겨주고 싶었다. 만약 장소연이 거만한 사람이었다면 김미란은 그 사람이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장소연은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김미란도 장소연이 더 이상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손을 놓았다.“시간이 지나면 너도 알게 될 거야.” 김미란은 태연하게 말했다.그런데 그 순간 장소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미친 듯이 밖으로 달려 나갔다. 김미란은 그런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이봐, 미쳤어?!” 김미란은 답답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자리를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김미란은 화가 난 채 장소연을 바라보았다. ‘요즘 동생들은 다 이렇게 고집 센 건가? 요즘 같은 세대에 남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너무 착한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망칠 뿐이다.한편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가지고 놀고 있던 진시우는 휴대폰을 접었다. 사실, 진시우는 김미란과 장소연이 하는 말을 모두 들었기 때문이다.이때 장소연이 안절부절못하며 진시우에게 말했다. “고객님,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제 동생이 갑자기 아프다고 연락이 와서 그러는데 저를 시내까지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그러자 진시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운전면허가 없어서 운전할 줄 모릅니다.”“…….”소연은 멍하니 서 있었고 순간적으로 정적이 흘렀다.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한 40대 중반의 남자가 걸어 나왔다. 태생적으로 까다로운 사람으로 냉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이 사람은 바로 EGD호텔의 총지배인, 최석범이다.
진시우는 한숨이 나왔고 그의 미간은 찌푸려졌다. “제 친구가 어느 방에 있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의 없으시죠?”최석범은 말을 듣고 놀랐고 차가운 눈빛으로 장소연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이 어떻게 알았지? 장소연이 말했나?’‘아니, 그럴 리가 없어……, 장소연은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다. 내가 담당자니까!’“허튼소리 마세요!” 최석범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금 안 나가시면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최석범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보안 요원들이 몰려나왔다. 각자 무기를 들고 있으며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분명 최석범이 미리 준비한 인력이었다. 진시우는 이 순간 혼자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더 얘기해 봐야 소용없었다.최석범이 진시우가 계단을 오르려고 하자 차갑게 명령했다. “이 소란스러운 녀석을 내보내!”보안 요원들은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사실 모두 무자이다. 물론 내경이 조금 모자란 무자들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은 소 잡는 칼로 닭잡기였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과도한 힘이니까.사실 최석범 본인도 꽤 괜찮은 실력을 갖춘 무자였다. 그는 정상급의 고수였다.또한 최석범이 이렇게 멀리서 장소연의 말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진시우는 걸음을 멈추고 발바닥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보안 요원들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보안 요원들 모두 놀라서 돌아보았다. 그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최석범도 멍하니 서 있었다. 이윽고 그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 “당신도 무자군요…….”최석범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그의 얼굴을 덮쳐 내려왔다.최석범은 자기 얼굴을 향해 내려오는 손에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천인 대고수를 쓰러뜨린 강자의 손이었기 때문이다.진시우는 최석범의 얼굴을 한 손으로 덮고 그의 머리 전체를 바닥으로 강하게 내리쳤다.그러자 바닥 고급 타일이 그 자리에서 폭발했다. 최석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