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경의 말을 듣고 진시우는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묘씨 가문의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 조심해, 내가 계속 조사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알려줄게.”“그리고 묘아연…… 여기 또 재미있는 정보 하나가 있는데.”진시우의 얼굴 표정이 바뀌었다.“제 핸드폰에 보내주세요, 제가 직접 읽어볼게요.”장이경이 웃었다.“인터넷으로 보내기 힘든 거야, 내 딸이 가져다줄 거야.”진시우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네, 고마워요, 아저씨, 앞으로는 그냥 제 이름을 불러 주세요. 신의라고 부르지 마시고.”“알았어, 그럼 나도 사양하지 않지.” 두 사람이 통화를 끝내자 장설희의 차도 마침 도착했다. 그녀의 차는 빨간색 아우디 S4이다.장설희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굽이 두꺼운 샌들을 신었다. 그녀의 몸매는 비교적 훤칠한 편이어서 용모도 자연히 괜찮다.그녀는 손에 서류 봉투를 들고 어색한 표정으로 진시우에게 다가갔다.장설희는 어색한 어투로 말을 건넸다.“아버지가 갖다 주라고 했어요.”진시우가 일어섰다.장설희는 비쥬얼도 좋고 대단한 아버지도 두었지만 진시우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아버지가 대단하다 하여 그녀까지 대단한 것은 아니다!“고마워요.”진시우는 서류 봉투를 열어 보았다. 이것은 묘아연 일가에 관한 자료이다.첫 번째는 자료는 묘아연 아버지 묘현우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묘아연 어머니 이소정에 관한 것이다.간단히 내용을 보고 진시우는 왜 장이경이 묘아연의 부모 자료를 따로 꺼내 보여 주려 하는지 이해했다.묘아연의 아버지 묘현우는 사실 묘씨 가문의 직계이다!규정대로면 묘씨 가문의 집권자는 묘아연 아버지여야 하고 묘아연 원래 신분은 묘씨 가문의 귀한 아가씨여야 했다!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묘아연의 아버지는 묘씨 가문의 발언권을 장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목숨까지 잃었다.그리고 묘아연 본인은…… 집까지 나갔다!‘묘유인은 왜 묘아연 부모를 죽였을까?’그는 문득 고개를 들어 앞에 서 있는 장설희를 바라보며 의심에 물었다.
장이경 경호원인 이만균은 항상 말이 없고 사람도 잘 상대하지 않는다.하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그의 실력은 매우 강하다. 천인중기의 무도 경지에다 난공불락의 철권까지, 장이경의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였다.장이경을 암살하려는 자는 적지 않았다. 가장 강한 자는 천인도 있었고 그것도 한 명뿐만이 아니지만 이만균은 모두 해결했다.이만균의 손에 죽은 천인대고수의 수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경호원으로서 정말 손색이 없다.“강한 상대입니다.”이만균의 말에 장이경은 정색했다.그가 오랫동안 이만균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이만균으로부터 ‘강하다’는 말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쾅쾅!갑자기 별장의 문과 창문이 광풍에 의해 열렸고 문과 창문의 자물쇠는 모두 망가졌다!후후-강풍이 문과 창문으로 휘몰아쳐 홀 전체의 가구 진열대가 줄줄이 무너졌다. 마치 토네이도가 밀려오는 것 같았다.이만균은 눈살을 찌푸리며 장이경을 앞을 막아 그를 보호했다.따, 따, 따…….칼같이 매서운 강풍은 점차 사라지고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검은 장삼을 입고 윗입술에 흰 수염이 두툼한 노인이 천천히 나타났다.그의 얼굴은 늙고 은발이지만 눈빛은 건전하고 활기찬 것이 늙은이 같지 않았다.이만균은 상대의 얼굴을 본 뒤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백모 염라대왕.”백모 염라대왕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만균, 난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당신을 좀 혼내러 왔네.” “자네 보기에 손을 부러뜨리는 게 좋아, 아님 다리를 부러뜨리는 게 좋은 가?”이만균은 체내에 있는 힘을 다 모으고 잠잠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누구의 지시로 여기에 온 건가요?”백모 염라대왕이 음산하게 웃었다.“동해 쪽이야, 맞춰 보시든가.”장이경이 말했다.“백모 염라대왕…… 이만균은 내 신변보호를 담당하고 있고 동해 쪽 사람을 건드린 적은 없습니다.”백모 염라대왕이 냉소하였다.“관직상 신분이 아니라면 오늘 죽을 사람은 당신이야.”“이만균은 당신을 대신한 거지, 알겠어? 장이경, 이건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이만균이 콧김을 두 번 내뿜자 근육과 뼈가 순식간에 살아난 듯 발랄했다.그리고 그의 몸속에도 짐승이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천둥소리가 나는 것 같은 둔탁한 굉음이 울렸다.진시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이용의 전화이다.진이용이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찾, 찾았어요…….”진시우는 그의 말투를 듣고 곧 알아차렸다. 안 좋은 일이 생긴 것이다.“위치 주세요.”진이용은 떨린 목소리로 답했다.“저, 보내드렸습니다…….”열어보니 ‘화영’ 이라는 오락타운이었다.“설희 씨, 저를 화영 오락타운으로 데려다 주세요.”“알았어요…….”장설희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고는 차에 올랐다.진시우가 도착했 때 진이용은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안색이 좀 좋지 않았다.“어디 있어요?”진이용이 몸을 떨며 말했다.“일단…… 들어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는데 이건 저와 상관없는 일입니다.”진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마음속으로 짐작이 갔다. 이곳은 그다지 정규적인 영업장소는 아니다.로비에 들어서니 책걸상이 뒤틀려 있었다. 한바탕 난투극이 있는 게 분명하다. 머리가 깨진 몇 사람이 한쪽에 앉아 있었다.진이용은 진시우를 데리고 위층으로 한 방으로 올라갔다.방 안에 있는 묘아연은 옷이 너덜너덜하고 온몸이 검푸른 상처투성이다.진시우는 담요를 집어들고 묘아연의 몸을 덮은 뒤 주저앉아 더 묻지도 않고 그냥 물었다.“나갈까요?”묘아연은 그를 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진시우는 그녀를 안고 오락타운을 나갔다.진이용은 그의 뒤를 바짝 따라가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진시우가 말했다.“당신 나머지 생을 그나마 조용히 지내고 싶으면 여기 한 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잘 지키세요.”진이용은 그 말에 소름이 끼쳐 대뜸 장담하였다.“안심하십시오!”진시우는 먼저 묘아연을 만호 국제호텔로 데리고 갔다. 놀란 유희성은 가장 먼저 달려왔다. 설령 그가 50억 위안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도 바로 상대방을 버리고
묘아연은 자신의 하룻밤 경험을 낱낱이 털어놓았다.그녀는 침범당하지 않았다. 그녀를 잡아간 수염난 노인이 진시우에게 전해달라고 한 건 경고일 뿐이니까.만약 진시우가 운강시 일에 개입한다면 다음 번에는 그렇게 경고만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진시우는 흰 수염 노인, 특히 묘아연이 말한 이자를 잘 모른다.그는 창문으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수십 미터의 바닥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최소한 천인초기의 고수라야 오를 수 있는 높이예요.”“어느 세력이 보낸 사람이지? 그냥 경고라니, 그건 나에 대해 좀 안다는 소리인데.”그렇지 않으면 오늘 묘아연이 이렇게 맞는 걸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갑자기 튀어난 이름 모를 천인대고수, 그것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와 정면으로도 맞서지 않은 자라니, 정말 소름 끼쳤다.진시우가 창문을 닫으며 말했다.“묘씨 저택엔 지금 아무도 없어요. 앞으로 묘씨 가문은 존재하지 않을 거예요.”묘아연은 고개를 번쩍 들고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묘씨 가문의 변고를 간단히 말했다.묘아연은 특별히 슬픈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워낙 묘씨 가문과 깊은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묘씨 가문의 존부는 그녀에게 있어서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묘씨 가문은 무너질 수 있지만 묘유인은 도망갈 수 없다!진시우는 장이경이 준 그 자료를 떠올리며 말했다.“아연 씨 아버지는 묘씨 가문 직계예요.”“그자들이 왜 방계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게 아주 중요한 수수께끼라고 생각해요.”묘아연은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되물었다.“우리 집이 직계라고요?!”그녀는 이미 20여 년 동안 자신의 일맥이 묘씨 가문의 방계라는 것을 묵인해 왔는데, 지금 갑자기 그녀 집안이 직계라고 알려주다니?진시우가 머리를 끄덕였다.“장이경 성주가 보내주신 자료이니 아마 틀림없을 거예요.”“난 그런 얘기 들어본 적이 없는데…… 직계라니, 그럴 리가요?”“그래서 알아봐야 해요. 직계라는 것이 밝혀졌으니 묘씨 가문의
‘정씨 가문 산업이라…….’‘모아연을 잡아간 자가 정씨 가문?’‘아니면 그 흰 수염 노인이 일부러 정씨 집안 반대편에 그를 끌어들였다는 말인가?’조금무는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었다. 그리고 분노하며 소리쳤다.“야! 난 네가 누구든 관심 없고, 이거 빨리 풀고 무릎 꿇고 싹싹 빌어! 아니면 너희들 이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진시우는 얼굴을 찡그렸다가 손바닥을 한 번 내저으며 조금무의 이빨을 모두 날려버렸다.“니 뒤에 숨은 사람 나오라고 해.”그리고 진이용에게 말했다.“저 사람한테 전화 주세요. 사람 부르게!” 진이요은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부들부들 떨었다.“정말 정씨 가문의 사람을 부르면 골치 아파지지 않을까요?”진시우는 진이용에게 차가운 눈길을 주었다.“내 앞에서 잔꾀 부리지 마세요.”“또 무슨 꿍꿍이 부리면 그땐 정말 꺼지게 할 테니까.”진이요은 즉시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소리쳤다.“네네, 죄송합니다!”그는 일부러 정씨 가문을 언급하며 진시우가 정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만약 있다면 진시우의 힘을 빌려 조금무를 없애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의 꿍꿍이가 진시우한테 틀켜버렸다.그리고 비로소 득의양양한 기쁨에서 깨어났다.‘하마터면 잊을 뻔했어, 이 자는 묘씨 가문을 해체하도록 몰아넣은 늑대인간이야!’원래 묘씨 가문을 위해 일해 왔던 진이용도 당연히 묘씨 가문이 도망친 사실을 알고 있었다.묘씨 가문이 이렇게 이유 없이 해체될 수는 없다. 그는 진시우가 전에 묘씨 저텍에 간 것을 알고 있었다.그 후 묘씨 가문은 늘어져서 하루 종일 의기소침했고 그를 건드리지도 않았다.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은 진이용이 진시우를 그렇게 경외하는 것을 보고 조금무도 한동안 욕지거리 하던 구린 입을 거두었다.진이용 같은 사람을 이렇게 쫄게 한 자는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이용 말대로 오락타운의 배후에는 정씨 가문이 있었고, 그것도 정씨 가문에서 어느정도 실력을 갖춘 후생이다.
정기해는 차가운 웃음을 보였다. “당연히 그건 안 되지, 하지만 우리 정씨 가문은 결코 누군가의 방패가 되지 않아!” “너 오락타운에 한번 가봐. 걱정할 거 없어! 여기 자료들을 가지고, 이 자료들만 있으면 많이 쉬울 거야.” 정문봉은 말했다. “혹시 장이경이 또…….” “장이경이 뭐? 본인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해, 참견질 좀 하지 말고.” 정문봉은 놀랍다는 듯 턱을 어루만졌다. ‘장이경과 같이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도 혹시 무슨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닐까……?’ 설사 정 씨 가문이라 해도 감히 장이경을 함부로 어쩌지 못했으니. “알았으니깐 그만 가서 일 봐.” 정기해는 곧장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한편 정문봉은 정기해가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을 세세히 들여다본 정문봉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오우…… 진시우 이 인간 옆에 여자들이 아주 득실거리는구먼……!” 그 뒤 정문봉은 곧장 차를 몰고 오락타운으로 향했다. 오락타운에 도착하자마자 정문봉은 대문을 지키고 있는 진이용의 부하들을 보았다. 한치의 감춤도 없이 정대광명하게 대문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묘씨 가문이 망가진 현재, 여직도 저리 대범하게 행동하다니, 이건 필시 진시우가 뒤를 봐주고 있기에 가능했던 거다. 비록 맘속 한가운데 찝찝해남을 느꼈지만 정문봉은 그냥 무시하고 그대로 오락타운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 정문봉을 본 진이용은 벌써부터 긴장 해나기 시작했다. 진이용도 정문봉에 대해 어느 정도 요해가 있던 터였다. 금융학 박사로서 정문봉은 가문에서 입지가 꽤 상당했다. 비단 늙은 수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식도 풍부하고 배운 것도 많은 사람이었다. 정문봉은 설사 정씨 가문 내에서 어느 정도 유명한 사람이었고 또한 유능력한 사람이기도 했다. 결코 일반적인 가문의 성원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쨕-정문봉은 곧추 진이용을 향해 걸어가서 얼굴에 보기 좋게 한대 날렸다. “이 개새끼가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야?! 누가 지시한 거지? 어서 꺼지지 못
정문봉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며 진시우에게 말했다. “네? 봤으면 또 어쩔 건데요?” “당신이 누구인데 나더러 모른 척한다고 지껄이는 거죠? 내가 꼭 반응을 해줘야 하는 건가요?” 그러자 진시우는 손가락으로 진이용을 짚으며 답했다. “진이용은 현재 대충 내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내 사람한테 손지검을 하는 걸 되려 내가 모른 척할까요? 그러면 내 체면은 뭐가 됩니까?” 그러자 정문봉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얘기했다. “체면?! 내가 굳이 신경 써야 할 체면도 있나요?” 쨕- 그러더니 다시 한번 진시우가 보는 앞에서 진이용의 얼굴을 거세게 후려갈겼다. 그리고 조금 얼얼해진 손을 꼼지락거리며 보란 듯이 말하는 거였다. “어이쿠, 또 때렸네요? 그래서 어쩔 건데요? 감히 나한테 반격이라도 할 수 있어요?” 정문봉은 차가운 어조로 계속 말해 나갔다. 그는 더 이상 진시우 앞에서 자신의 분노를 참기도 싫었고 참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고 느꼈다. “너 이 자식 내가 따박따박 존댓말로 대꾸해 주니깐 뭐라도 되는 줄 알지?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나한테 되려 텃세를 부려?! 너 따위가? 정녕 우리 정씨 가문이 쉬워 보였나 보지?” “기타 정씨 가문 성원한테 무슨 짓걸이들을 했는지 난 알고 있어. 그런데도 지금 내 앞에서 계속 그딴 식으로 말하고 있다니…… 너 단단히 미쳤구나?” 하나 진시우는 여전히 무덤덤했다. “오호라?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군요? 난 그래요…… 요구가 많지 않죠. 그냥 내 부하를 때렸으니 그대로 돼 갚아 주는 거, 즉 진이용이 다시 그쪽을 죽도록 팼으면 하는데, 어때요?” “다만 살려는 줄게.” 정문봉은 자신의 포스에 놀랄 거라고 기대한 바와는 달리 무척이나 당당한 진시우의 모습에 조금 놀랐다. “으…… 응? 살려는 주겠다고?!” 그 뒤 손으로 미간을 어루만지고는 정문봉도 전혀 두려움이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보지?”“하지만 만약 내가 무슨 변
거만한 웃음을 보이던 장이경은 그 말에 난해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말은 난생처음 들어보기 때문이었다. ‘홀로 우리 정씨 가문과 싸우겠다는 얘기야 뭐야?!’ ‘재미있군…… 재미있어!’ 정문봉은 여태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었다. 그중에는 당연히 거만한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하지만 진시우처럼 홀로 가문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은 또 처음이었다. 이런 진시우를 보고 있는 진이용은 벌써부터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려왔다. 그는 믿지 않았다. 진시우가 홀로 정 씨 가문을 쓰러뜨릴 수 있는 능력을 겸유했다는 걸. 다만 장이경의 지지를 잃은 진시우가 더없이 원망스러웠고 나아가 자신이 한없이 멍청해 보였다. 진시우를 따르려고 맘먹었던 것도 하 도련님을 제압하는 모습에서였고 또한 그 후 어떻게 진시우가 황 시장님과도 연분이 닿아있다는 걸 알아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장설희와 같이 있는 진시우를 보고는 그는 확신하였지만 이제 보니 아마 실수였다는 생각에 이미 맘속으로 오열하고 있는 진이용이다. 장설희의 저 어쩔 바 몰라하는 표정을 보니 아마 문제가 발생해도 크게 발생한 모습이었다. 진이용은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편 득세했다고 여긴 조금무는 뒤에서 진이용을 보며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진이용 이 개새끼야, 넌 뒤졌어! 어서 이거 풀지 못해?!” 진이용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런 조금무를 보았다.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는 서서히 걸어가서 조금무를 풀어주려는 찰나 진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그거 풀어주면 진이용, 너랑 나도 끝이야. 대충 오늘 목숨만 부지하게 해 주지. 그 이상은 나한테서 바라지 마.” 순간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진 진이용은 몸을 더 세게 부르르 떨었다. 진이용은 고개 돌려 다시 진시우의 눈치를 살피었다. 하나 마냥 차분하게 서있는 진시우를 보았을 때 진이용은 어쩐지 더 긴장해 났다.“진이용, 잘 들어! 네 이 자식이 저딴 인간이랑 엮여서 정 씨 가문을 해하려 하다니, 담덩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