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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진시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급하긴, 저기 좀 앉아봐.”

진이용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아무리 진시우가 두렵다고 해도 목숨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진시우님, 약속은 지키셔야죠.”

그러나 진시우가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안돼. 하씨 가문 사람들이 오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진이용은 기절초풍할 지경이었다.

‘지금 바로 도망을 가도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인데, 여기 계속 남아있다가는 내일의 해를 보지도 못할 거야!’

진이용이 죽으면 묘씨 가문은 장해용을 그 자리로 올리면 그만이었다.

진이용의 목숨 따위는 가문들 권력다툼에 있어 개미보다 못한 존재였다.

진시우의 명령에 진이용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양인국과 하청은 잔뜩 불안한 눈길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진이용이 이 자리에 나타나는 순간 그들은 죽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진이용이 무릎을 꿇고 상황이 반전되자 그들은 숨통이 트였다.

세상 모든 이가 두려워하는 진이용이었다. 진이용이 무릎 꿇는 장면을 목격한 것만으로도 평생 안줏감이었다.

그들은 진시우가 진이용을 풀어줄 것이라 예상하지만 그러지 않은 것에 의문을 품었다. 양인국은 진이용이 굽신거릴 때 보내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진짜 목숨 걸고 덤비기라도 하면…….’

진시우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사람이었다.

“진, 진시우씨…….”

양인국이 큰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진이용 형님께서도 이렇게 진심으로 사과하시는데…… 이만 보내시는 게 어떨까요?”

진시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진이용을 알아요?”

“아,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양인국은 조금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가 어디를 가서 진이용같은 사람과 말이라도 해봤겠어?’

진시우가 말을 이었다.

“난 또 아는 사인 줄 알았네요…… 어쨌든 지금은 못가요.”

양인국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진시우, 생각보다 더 지독한 사람이었어…….’

양인국은 더는 입을 열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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