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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암시였다. 지금 몸이 엄청 쇠약해 졌으니 관심좀 가져달라는 암시.

진시우는 냉큼 이시연을 품에 안아 쏘파에 던져놓고 이내 밖에 나가 약재들을 사왔다. 의사로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었던 거였다.

그뒤 호텔의 주방까지 뛰쳐들어가서 약을 직접 달여서 다시 이시연한테 건네주었다.

"이거 한모금만 마셔도 금방 몸의 미미한 통증들이 사라지게 될 거에요. 기운도 차리게 될 거구요."

이시연은 그만 뒤로 쓰러질 거만 같았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했던 거는 진시우의 살결이였지 결코 이 약들이 아니였다.

'저 남자는 자신의 여자가 아프다는데 좀 안아주기라도 하면 못쓰나……'

그러나 문뜩 거울에 비친 강의한 자신의 얼굴을 보았을때 이 또한 운명이니 했다.

그렇게 진시우가 건넨 약들을 사발채로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는데 무언가가 자신의 위로 올라타고 있다는걸 느꼈다.

'어…… 어??'

이윽고 이시연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확인하였다. 기운을 내라는 말은 다시금 하자는 말이였다. 진시우는 어느새 웃옷을 벗어던지고 그녀의 위로 기어올라오고 있었다……

이시연은 손에 들려 있는 약을 채 들이키지도 못한채 속으로 '아차!' 했다. 벌써부터 참지 못하고 더 깊은 육체의 교류를 원하다니…… 은근 '이 남자 제법인걸.' 하면서 또 다른 한켠으로는 '역시 남자들이란……'이라고 속으로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이…… 이러면 않돼요!"

이시연은 진시우의 품에서 쏙 빠져나와 침대위로 껑충 뛰고는 이불을 와락 뒤짚어 썼다. 그리고는 머리만 밖에 내놓은채 진시우를 '견제'하였다.

진시우는 깔깔 웃으며 대꾸했다.

"아저씨가 내린 임무라면서? 왜? 내 탓인 거처럼 말하지마~ 이건 네가 자처한 일이야!"

"……"

이시연은 눈동자를 위로 굴리며 진시우한테 멸시의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맘속으로는 은근히 기뻤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대시를 해도 모른척 하며 빠져나갔던 남자가 이리도 적극적으로 다가오다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아마 진시우라면 평생을 같이 해도 좋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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