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길게 냈어요? 만 대장님이 허락해 주시던가요?”“내가 없다고 일이 안 되는 것도 아니예요. 내가 아무리 대학 성적이 좋았다 해도 어쨌든 신입이니까요.”앞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묘아연의 얼굴이 맑고 아름다웠다.“그건 그래요…… 하나 물을 게 있는데, 당신 부모님 죽음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요?”“네.”묘아연이 운전대를 고쳐 잡으며 계속 말했다.“우리 부모님 죽음은 틀림없이 계획된 거예요. 외지의 형사팀에게 이 사건을 맡겨보고 싶어요. 하지만 당시 내 신분으로는 그럴 힘이 없었고, 사실 지금도 그런 능력은 없죠. 그래서 해부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시신 해부를 지연시킨 다음 열심히 공부해서 법의학과에 진학한 거예요.”그러나 묘아연의 눈빛에는 곧 상실감이 비쳤다.“하지만 겁이 많아서 지금까지도 부모님의 시체를 해부할 수 없었죠. 내 자신 외의 어떤 법의관도 신뢰하지 않아요. 어떤 법의관이든 매수되었을 확률이 있으니까요. 언젠가 부모님의 시체를 직접 해부할 수 있는 심리적 자질을 갖추게 되길 바랄 뿐이에요.”“하지만 그건 규정에 어긋나지 않나요?”묘아연이 담담하게 말했다.“규정이 어떻든 내가 조사할 수 있기만 하면 돼요.”“마음이 단단하네요.”진시우는 부모를 직접 해부할 심리적 자질이 도대체 어때야 하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의지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밖에 의지할 수 없었죠.”묘아연이 평온하게 대답하자, 진시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휴대폰을 꺼내 손호에게 전화했다.“어제 도화골목 술집 얘기, 알지?”“그럼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슨 분부하실 거라도?”“그 오평이라는 직원 괜찮은 사람이야, 허 사장도. 그 두사람은 잘 키워 놓으면 심복으로 삼아도 돼.”“그렇게 할게요. 또 다른 분부는요?”“어젯밤에 괴롭혔던 그 무리들이 조만간 배상해 줄 테니 너무 화내지 말라고 전해.”“네, 전할게요!”진시우가 전화를 끊자, 묘아연이 물었다.“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작은
주우범의 안색도 좋지 않았고, 숙연한 말투로 말했다.“떠나? 나는 다시 돌아올 거야! 가문 쪽에서 나에게 운강시의 묘 씨 가문과 혼인을 맺으라고 하는데, 묘 씨 가문의 세력이 강한 편이니 그걸 이용해서 그 녀석을 혼내줘야지!”샤오보도 분개했다.“다른 놈을 시켜서 그 녀석의 자료를 수집하라고 했어. 그 놈 정보를 샅샅이 뒤져서 똑바로 처리해야지!”그들은 남북을 돌아다니며 처음으로 이름 없는 졸개에게 이렇게 큰 손해를 보았다.주우범이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일단 떠난 다음에 다시 결정하자. 새벽에 집에서 전화가 와서 서울의 성주가 동해 쪽으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알려줬어.”그걸 듣던 몇 명이 동시에 놀랐고, 강향영이 물었다.“무슨 일이야?”주우범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우리가 구미 쪽에서 소란을 피웠다고 인터넷에 올라와서 구미 이미지가 안 좋아졌대.”“젠장! 서울 이것들이 뭐 하자는 거야? 네가 만강자본 도련님인 거 몰라?”하지만 주우범이 초조하게 말했다.“됐어. 말 더 하지 마!”침묵 속에서 갑자기 양영성이 입을 열었다.“그 자식은 어리지만 무도 종사니까 틀림없이 구미 쪽에 있을 거야. 그렇게 유명하니까 조사하는 게 어렵지도 않겠지.”주우범이 갑자기 멍해지며 말했다.“네 말이 맞아. 이렇게 젊은 무도 종사는 동해라도 엄청 유명해질 텐데, 구미에서는 말할 것도 없겠지!”그는 즉시 번호 하나를 찾아 분부했다.“무도계의 청년 무자, 20대 초반의 무도 종사를 중점적으로 조사해!”수화기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네, 가능한 빨리 조사하겠습니다.”담담하게 전화를 끊은 주우범이 말했다.“곧 해결될 거야. 그 놈의 조상까지 내가 다 들춰내 주지.”“방금 어디 전화한 거야? 정말 알아낼 수 있어?”양영성이 궁금해하며 묻자, 주우범이 웃었다.“물론이지. 서울 장무사에게 연락했으니.”그러자 강향영이 갑자기 아첨을 했다.“역시 만강자본의 도련님이야. 다른 도시의 장무사까지도 알다니.”그 아첨을 들은 주우범이 말했다.“그 녀
오후 세시쯤 되였을때 진시우와 묘아연은 드디여 운강에 당도하였다.둘은 목이 말랐는지 운강에 도착하자 마자 뮬크티 매점으로 곧추 직행하여 시원하게 한모금 즐기고 있었다."운강이나 구미나 다 엇비슷하네요. 발전이 비슷하게 되였나……"진시우의 얘기에 묘아연도 찬동하는듯 고개를 끄덕이었다."워낙 두 도시가 가깝잖아요. 더군다나 운강이 동해랑 가깝게 있어서 동해의 많은 혜택들을 받고 있었어요.""그래서 때론 운강이 구미보다 다 나을때가 있어요. 비록 난 구미가 더 좋지만."이때 진시우의 머리속에는 위만성이거나 이현문등 사람들이 떠올라 졌다."비록 내가 가본 곳이 그닥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확실히 구미가 살기에 더 편하긴 해요."그렇게 뮬크티를 쪽쪽 빨며 진시우는 다른 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이시연이었다.이시연도 운강에 터를 잡고 있으니. 그러고 보니 이시연은 이제 겨우 대학생이었지?동강에서 대학을 다니는 걸로 알고 있었다.예전에 잠간 운강에 올 일이 있을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참에 밥이나 같이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옛말에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라고 했다.다만 묘아연의 안색을 보니 고향에 온 희열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풀이 조금 죽어있는 것이 무슨 고역을 치르러 온거 마냥 기운이 없었다. 그리고 무언의 화까지도 은연히 느껴졌다."그나저나 여기에 집은 있어요?"진시우가 물었다."당연히 있지요. 부모님이 사놓은 집 한채가 있거든요."묘아연은 얘기를 계속하였다."비록 내가 타향살이를 하는 처지이기는 하나 부모님이 생전 살던 집은 계속 보유하고 있었어요. 단 오래동안 비워있어 아마 너저분해 졌을걸요."아마 뽀얗게 먼지가 한층 앉아 있을수도 잆고 혹은 이미 쥐와 곤충들의 집이 되여 있었을 수도 있었다."그러면 저녁 끼니를 해결하고 난 호텔로 갈가요?"비록 묘아연은 진시우를 집으로 초대하고 싶었지만 이미 난장판이 되여 있을 집을 생각하니 그냥 그 생각을 접어두었다."그래요, 이제 내가 집정리를 완성하고 다시
조각조각 부서진 유리파편들이 무섭지도 않은지 묘아연은 그 속에서 주섬거리며 찢겨진 사진들을 한데 모으고 있었다.진시우는 보다못해 그만 집에서 나와버렸다. 그후 뒤돌아 곧추 해당 아빠트 경호실로 향했다. 경호실에 들어서자마자 관계자로 보이는 이가 선뜻 나서서 진시우의 앞을 막았다. 그리고 무례하게 내뱉었다."뭐야, 당신? 누구 찾으러……"그러나 이미 화가 동한 진시우는 무례하기까지 한 관계자의 말을 딱 끊고 얘기했다."1201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나이가 대략 30대 중반 정도 되 보이는 관계자는 팔에 온통 이레즈미가 박혀있는 채 말했다."거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모르니깐 어서 나가!"관계자는 아니꼬운 눈빛으로 진시우를 위아래로 훑으며 진시우를 마구 내 쫓았다.퍽-진시우는 곧장 침을 튕기며 말하는 관계자한테 보기 좋게 한대 날렸다. 그리고 음신을 사용하여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정서를 감지하고 있었다.확인한 결과 해당 관계자가 하는 말은 결코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 말인즉슨 이 사람한테 더 캐물어 봤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아니…… 보자보자 하니깐 함부로 쳐들어와서 심지어 사람한테 손까지 대?"이내 관계자는 눈을 마구 부라리며 폭주하기 시작했다."야, 거기 다들 좀 와봐! 여기 '손님'오셨다……!"이윽고 사무실의 한쪽에서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무기를 든 채 진시우를 똘똘 에워쌌다.진시우는 자신을 김밥마냥 싸고 있는 사람들이 한심하다는 듯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한꺼번에 해치우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의 하얀 벽은 이들의 피로 벌겋게 물들었다. 진시우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발밑에 밟고 냉냉하게 말했다."좋게 말할 때 답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1201호?"그러자 아까까지 위협적인 눈빛으로 진시우를 쏘아보던 관계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들부들 떨면서 소리쳤다."알았어…… 말할게요, 그만…… 그만 하세요!"그제서야 관계자는 몸을 겨우 가누면서 얘기했다.관계자의 이
이종은 슬그머니 진시우를 보며 은근슬쩍 말했다."저…… 발 좀 치워줄 수 있을 가요?"진시우는 작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사람들을 언짢게 한번 쓸어보고는 이내 경호실을 떠났다.이종은 나가는 진시우의 뒷모습을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옆에서 부하 한명이 몸을 훌훌 털며 이종옆으로 다가갔다."이종 형님, 저 자식 이대로 놔주려고요? 좀 매운맛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짝-이종은 말하는 부하의 입을 찰싹 손바닥으로 내리 쳤다."이런 대가리가 비여있는 새ㄲ를 봤나? 뒤지고 싶으면 혼자가 뒤져!""너희들이 아까 어떻게 당했는지 몰라서 그런 얘기를 해?! 금붕어 대가리야?"부하는 그 말에 뒤로 몸을 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무자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냥 그런대로 이종이 하는 말을 따랐다.이종은 어느새 난장판이 되여있는 사무실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네…… 정말로……""저런 인간은 진이용 형님한테 넘겨야지, 나같은 사람이 당해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야……"당연 오늘 한바탕 진시우한테 매를 본건 억울해도 그냥 꾹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진시우가 다시 묘아연의 집으로 되돌아 왔을 때 묘아연은 이미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아마 계속 울다가 진이 빠진 모양인 거 같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서 찢겨진 흑백의 영증사진을 붙히고 있었다.집은 여직 지저분했고 온정한 구석이 없었다."너무 슬퍼하지 마요,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도와줄게요."그러나 묘아연은 고개를 저었다."이런 일을 할 사람은 오로지 묘씨 가문의 사람들밖에 없어요.""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문에서 이토록 아연 씨를 못잡아먹어 안달인 거죠?"묘아연은 그 얘기에 더 풀이 죽어 얘기했다."부모님이랑 상관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도 죽임을 당한 거겠죠."진시우는 순간 눈이 번뜩 했다. 과연 아직 베일에 싸여진 무언가가 있었던 거였다. 묘아연도 은은히 이를 감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또한 본인이 직접 부모님의 시체를 부검하려 한 것일지도.
진시우는 금새 상황이 좋지 못함을 판단하고 진이용의 부하를 가로막았다."내 여자친구가 묻잖아요, 이 거 당신네들 한 거냐고. 날조니 뭐니 떠들지 말고 똑바로 얘기해요, 어떻게 된거에요?"이 말에 자극이라도 받았는지 진이용은 코를 벌렁거리며 낮고 굵직하게 답했다."이 녀석이 근데…… 나 진이용이야! 이런 말투로 나한테 말하면 않돼……!""죽고 싶어 날뛰는데 그러면 내가 친히 손 봐주는 수가 있어. 왜? 죽고싶어?"퍽-건달들을 한두 명 봐왔어야지 진시우한테 있어 제일로 많이 봐온 인간들이 바로 이런 겉치레만 센척하는 건달들이었다. 한마디로 이제는 되려 친근하게까지 느껴졌다.진시우는 날렵하게 진이용의 얼굴을 후려갈겼다."이런 쥐새ㄲ같은 녀석이 그새 나를 쳐? 나 누군지 몰라?! 나 진이용이라고, 이런 ㅆ발!!"퍽퍽-그리고 다시한번 진시우에 의해 얼굴이 두번 후려갈겨졌다. 진이용은 덩치만 컸지 진시우의 공격에 전혀 반항한번 못하고 휘청이면서 뒤걸음질만 쳤다."신장이며 간이며 성한데가 없군요. 게다가 심혈관 지병도 있고 혈지도 높아가지고…… 그래서 몇년이나 더 살려고요? 이러다 쥐도새도 모르게 꼴까닥 하는 거라고요."진시우는 이 말을 끝으로 진이용의 배를 거세게 들이 찼다. 100킬로가 넘어가는 진이용은 진시우에 의해 축구공마냥 뒤로 튕겨서 쿠궁하고 쓰러졌다."아……"진이용은 고통에 몸을 비틀거리면서 마구 소리를 질렀다. 아마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이런 ㅆ발 녀석들이 지금 구경만 하고 있어?! 어서 가서 저 새ㄲ 죽여버려!!"그 말에 진이용이 데리고 왔던 부하들이 육속 진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결코 진시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다리며 손이며 진시우를 향해 퍼붓는 공격들은 하나같이 나무가지가 접혀지는 양 우두둑 소리만 내며 거꾸로 비틀어졌다.어느새 집안은 아까 사무실마냥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다. 그리고 온통 비명소리로 가득 차고.진이용은 이 상황에 경악감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밖에대고 더 높히 소
진시우와 눈이 마주친 진이용은 순간 공포감에 휩싸여 버렸다.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있던 황 종사가 저렇게 볼품없이 당해버렸고 그 다음 순서로 자신일게 뻔했기 때문이다.황 종사의 처지를 보니 자신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얼굴에 서려있는 공포를 보았을때 절대 덜하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진이용 자신은 막상 종사조차 아니니 그 후과는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다시 한번 물어 보겠습니다. 우리 여자친구의 집, 당신네들 한 거죠?"진이용은 무표정으로 자신한테 심문하는 진시우의 얼굴을 보더니 침을 삼키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나도……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거야…… 날 해치지 마, 사실대로 얘기해 줄테니."진시우는 눈살을 찌프리면서 말을 이었다."그래서 누가 지시했죠?"진이용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묘…… 묘씨 가문의…… 묘지원 선생님께서 부탁한 일이지……!"묘지원?!묘아연은 진시우뒤에 숨어있다 불쑥 튀여나와 진이용을 힐끔 쳐다보았다. 말라버린 눈물자국에는 어느새 차겁게 얼어붙는듯 했다.진시우도 묘지원이란 말에 대충 감잡히는 부분이 있었다.'지원? 묘지균이랑 이름이 비슷한걸 보아 사촌오빠나 뭐 되겠지……?''이 양반들 참…… 오빠씩이나 된다는 인간들이 하는 짓이라고는 계집년들처럼 뒤에서 행패나 부리고, 그 것도 유명한 가문의 일원이란 양반이……'진시우는 이 생각에 저도 몰래 혀를 끌끌찼다. 그리고 묘아연을 짚으면서 말했다."내 여자친구가 누군지는 압니까?"진니용은 두눈에 한치의 분노를 머금은채 초롱초롱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묘아연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알았더라면 이 사단이 나지도 않았을 거다."이름은 묘아연, 역시 묘씨 가문의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묘지원인가 하는 그양반, 아마 내 여자친구의 사촌오빠쯤 될거구요."진이용은 순간 자신의 동공이 흔들리는걸 느꼈다. 묘아연이 묘씨 가문이란 말에 너무도 충격이었던 거다.그렇다면 진이용은 가문 내부의 투쟁에 휘말려 들어간거나 다름없는 것이었다.어느새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
진시우는 바닥에서 애벌레마냥 꿈틀대며 고통을 호소하는 진이용을 퍽 차놓았다.진이용은 숨을 거세게 들이마시면서 진시우를 보았다. 두 눈에서 공포가 짙게 서려 있었다.'뭐야…… 왜 또 안 아프네?! 도대체 무슨 수작이야……?'진이용한테는 아주 신박하게만 다가왔다.당연 진시우는 더이상 그런 진이용한테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묘아연 앞으로 곧추 걸어갔다."아연 씨, 그만 나가서 지낼가요? 이곳은…… 이미 폐허가 돼버린듯하네요."묘아연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시우를 힐끔 흘기고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었다.그뒤 진시우는 뒤돌아 진이용한테 호통쳤다."엄살 그만 좀 부리죠? 일어나서 이쪽에 있는 가장 좋은 호텔로 안내해요."진이용는 진시우의 말에 벌떡 일어서서 허리를 굽혔다. 그한테는 진시우는 마치 신과도 같은 존재가 되여 있었다. 황 종사를 단번에 해치우지를 않나, 자신한테 기괴한 기술을 선보이지 않나, 두려움도 있었고 경외심도 동시에 갖고 있었다.셋은 그렇게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니 경호실의 인원들이 어느새 대기하고 있었다. 인원들의 앞자리에는 이종이 있었다.이종은 진이용의 피폐해진 모습을 눈치채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진이용을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 이종 자신이 저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십년감수 했다.일행은 그렇게 아파트에서 유유히 걸어 나왔다. 경호실의 사람들이 두눈을 부릅뜨고 보고 있는 와중에. 그 중에는 아까 이종에 의해 금붕어 대가리라고 욕을 먹었던 부하도 있었다. 부하는 그제서야 진시우의 실력이 감이 가는지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눈을 내리깐 채 아무런말도 없었다."이종 형님이 역시 보는 눈이 있네요. 진이용 형님도 저 지경으로 맞다니…… 아까 경호실에 쳐들어온 그 사람 너무 흉폭한게 아니에요?"이종은 담배한대를 입에 물고 깊게 빨았다. 그리고 연기를 토해내며 답했다."넌 애ㅅ끼가 아까 직접 맞기까지 했다는 녀석이…… 이게 보는 눈이 있어서가 아니라 강자앞에서 느끼는 그냥 생의 본능인 거야. 그리고 아까 황 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