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길게 냈어요? 만 대장님이 허락해 주시던가요?”“내가 없다고 일이 안 되는 것도 아니예요. 내가 아무리 대학 성적이 좋았다 해도 어쨌든 신입이니까요.”앞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묘아연의 얼굴이 맑고 아름다웠다.“그건 그래요…… 하나 물을 게 있는데, 당신 부모님 죽음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요?”“네.”묘아연이 운전대를 고쳐 잡으며 계속 말했다.“우리 부모님 죽음은 틀림없이 계획된 거예요. 외지의 형사팀에게 이 사건을 맡겨보고 싶어요. 하지만 당시 내 신분으로는 그럴 힘이 없었고, 사실 지금도 그런 능력은 없죠. 그래서 해부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시신 해부를 지연시킨 다음 열심히 공부해서 법의학과에 진학한 거예요.”그러나 묘아연의 눈빛에는 곧 상실감이 비쳤다.“하지만 겁이 많아서 지금까지도 부모님의 시체를 해부할 수 없었죠. 내 자신 외의 어떤 법의관도 신뢰하지 않아요. 어떤 법의관이든 매수되었을 확률이 있으니까요. 언젠가 부모님의 시체를 직접 해부할 수 있는 심리적 자질을 갖추게 되길 바랄 뿐이에요.”“하지만 그건 규정에 어긋나지 않나요?”묘아연이 담담하게 말했다.“규정이 어떻든 내가 조사할 수 있기만 하면 돼요.”“마음이 단단하네요.”진시우는 부모를 직접 해부할 심리적 자질이 도대체 어때야 하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의지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밖에 의지할 수 없었죠.”묘아연이 평온하게 대답하자, 진시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휴대폰을 꺼내 손호에게 전화했다.“어제 도화골목 술집 얘기, 알지?”“그럼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슨 분부하실 거라도?”“그 오평이라는 직원 괜찮은 사람이야, 허 사장도. 그 두사람은 잘 키워 놓으면 심복으로 삼아도 돼.”“그렇게 할게요. 또 다른 분부는요?”“어젯밤에 괴롭혔던 그 무리들이 조만간 배상해 줄 테니 너무 화내지 말라고 전해.”“네, 전할게요!”진시우가 전화를 끊자, 묘아연이 물었다.“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작은
주우범의 안색도 좋지 않았고, 숙연한 말투로 말했다.“떠나? 나는 다시 돌아올 거야! 가문 쪽에서 나에게 운강시의 묘 씨 가문과 혼인을 맺으라고 하는데, 묘 씨 가문의 세력이 강한 편이니 그걸 이용해서 그 녀석을 혼내줘야지!”샤오보도 분개했다.“다른 놈을 시켜서 그 녀석의 자료를 수집하라고 했어. 그 놈 정보를 샅샅이 뒤져서 똑바로 처리해야지!”그들은 남북을 돌아다니며 처음으로 이름 없는 졸개에게 이렇게 큰 손해를 보았다.주우범이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일단 떠난 다음에 다시 결정하자. 새벽에 집에서 전화가 와서 서울의 성주가 동해 쪽으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알려줬어.”그걸 듣던 몇 명이 동시에 놀랐고, 강향영이 물었다.“무슨 일이야?”주우범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우리가 구미 쪽에서 소란을 피웠다고 인터넷에 올라와서 구미 이미지가 안 좋아졌대.”“젠장! 서울 이것들이 뭐 하자는 거야? 네가 만강자본 도련님인 거 몰라?”하지만 주우범이 초조하게 말했다.“됐어. 말 더 하지 마!”침묵 속에서 갑자기 양영성이 입을 열었다.“그 자식은 어리지만 무도 종사니까 틀림없이 구미 쪽에 있을 거야. 그렇게 유명하니까 조사하는 게 어렵지도 않겠지.”주우범이 갑자기 멍해지며 말했다.“네 말이 맞아. 이렇게 젊은 무도 종사는 동해라도 엄청 유명해질 텐데, 구미에서는 말할 것도 없겠지!”그는 즉시 번호 하나를 찾아 분부했다.“무도계의 청년 무자, 20대 초반의 무도 종사를 중점적으로 조사해!”수화기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네, 가능한 빨리 조사하겠습니다.”담담하게 전화를 끊은 주우범이 말했다.“곧 해결될 거야. 그 놈의 조상까지 내가 다 들춰내 주지.”“방금 어디 전화한 거야? 정말 알아낼 수 있어?”양영성이 궁금해하며 묻자, 주우범이 웃었다.“물론이지. 서울 장무사에게 연락했으니.”그러자 강향영이 갑자기 아첨을 했다.“역시 만강자본의 도련님이야. 다른 도시의 장무사까지도 알다니.”그 아첨을 들은 주우범이 말했다.“그 녀
오후 세시쯤 되였을때 진시우와 묘아연은 드디여 운강에 당도하였다.둘은 목이 말랐는지 운강에 도착하자 마자 뮬크티 매점으로 곧추 직행하여 시원하게 한모금 즐기고 있었다."운강이나 구미나 다 엇비슷하네요. 발전이 비슷하게 되였나……"진시우의 얘기에 묘아연도 찬동하는듯 고개를 끄덕이었다."워낙 두 도시가 가깝잖아요. 더군다나 운강이 동해랑 가깝게 있어서 동해의 많은 혜택들을 받고 있었어요.""그래서 때론 운강이 구미보다 다 나을때가 있어요. 비록 난 구미가 더 좋지만."이때 진시우의 머리속에는 위만성이거나 이현문등 사람들이 떠올라 졌다."비록 내가 가본 곳이 그닥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확실히 구미가 살기에 더 편하긴 해요."그렇게 뮬크티를 쪽쪽 빨며 진시우는 다른 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이시연이었다.이시연도 운강에 터를 잡고 있으니. 그러고 보니 이시연은 이제 겨우 대학생이었지?동강에서 대학을 다니는 걸로 알고 있었다.예전에 잠간 운강에 올 일이 있을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참에 밥이나 같이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옛말에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라고 했다.다만 묘아연의 안색을 보니 고향에 온 희열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풀이 조금 죽어있는 것이 무슨 고역을 치르러 온거 마냥 기운이 없었다. 그리고 무언의 화까지도 은연히 느껴졌다."그나저나 여기에 집은 있어요?"진시우가 물었다."당연히 있지요. 부모님이 사놓은 집 한채가 있거든요."묘아연은 얘기를 계속하였다."비록 내가 타향살이를 하는 처지이기는 하나 부모님이 생전 살던 집은 계속 보유하고 있었어요. 단 오래동안 비워있어 아마 너저분해 졌을걸요."아마 뽀얗게 먼지가 한층 앉아 있을수도 잆고 혹은 이미 쥐와 곤충들의 집이 되여 있었을 수도 있었다."그러면 저녁 끼니를 해결하고 난 호텔로 갈가요?"비록 묘아연은 진시우를 집으로 초대하고 싶었지만 이미 난장판이 되여 있을 집을 생각하니 그냥 그 생각을 접어두었다."그래요, 이제 내가 집정리를 완성하고 다시
조각조각 부서진 유리파편들이 무섭지도 않은지 묘아연은 그 속에서 주섬거리며 찢겨진 사진들을 한데 모으고 있었다.진시우는 보다못해 그만 집에서 나와버렸다. 그후 뒤돌아 곧추 해당 아빠트 경호실로 향했다. 경호실에 들어서자마자 관계자로 보이는 이가 선뜻 나서서 진시우의 앞을 막았다. 그리고 무례하게 내뱉었다."뭐야, 당신? 누구 찾으러……"그러나 이미 화가 동한 진시우는 무례하기까지 한 관계자의 말을 딱 끊고 얘기했다."1201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나이가 대략 30대 중반 정도 되 보이는 관계자는 팔에 온통 이레즈미가 박혀있는 채 말했다."거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모르니깐 어서 나가!"관계자는 아니꼬운 눈빛으로 진시우를 위아래로 훑으며 진시우를 마구 내 쫓았다.퍽-진시우는 곧장 침을 튕기며 말하는 관계자한테 보기 좋게 한대 날렸다. 그리고 음신을 사용하여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정서를 감지하고 있었다.확인한 결과 해당 관계자가 하는 말은 결코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 말인즉슨 이 사람한테 더 캐물어 봤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아니…… 보자보자 하니깐 함부로 쳐들어와서 심지어 사람한테 손까지 대?"이내 관계자는 눈을 마구 부라리며 폭주하기 시작했다."야, 거기 다들 좀 와봐! 여기 '손님'오셨다……!"이윽고 사무실의 한쪽에서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무기를 든 채 진시우를 똘똘 에워쌌다.진시우는 자신을 김밥마냥 싸고 있는 사람들이 한심하다는 듯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한꺼번에 해치우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의 하얀 벽은 이들의 피로 벌겋게 물들었다. 진시우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발밑에 밟고 냉냉하게 말했다."좋게 말할 때 답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1201호?"그러자 아까까지 위협적인 눈빛으로 진시우를 쏘아보던 관계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들부들 떨면서 소리쳤다."알았어…… 말할게요, 그만…… 그만 하세요!"그제서야 관계자는 몸을 겨우 가누면서 얘기했다.관계자의 이
이종은 슬그머니 진시우를 보며 은근슬쩍 말했다."저…… 발 좀 치워줄 수 있을 가요?"진시우는 작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사람들을 언짢게 한번 쓸어보고는 이내 경호실을 떠났다.이종은 나가는 진시우의 뒷모습을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옆에서 부하 한명이 몸을 훌훌 털며 이종옆으로 다가갔다."이종 형님, 저 자식 이대로 놔주려고요? 좀 매운맛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짝-이종은 말하는 부하의 입을 찰싹 손바닥으로 내리 쳤다."이런 대가리가 비여있는 새ㄲ를 봤나? 뒤지고 싶으면 혼자가 뒤져!""너희들이 아까 어떻게 당했는지 몰라서 그런 얘기를 해?! 금붕어 대가리야?"부하는 그 말에 뒤로 몸을 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무자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냥 그런대로 이종이 하는 말을 따랐다.이종은 어느새 난장판이 되여있는 사무실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네…… 정말로……""저런 인간은 진이용 형님한테 넘겨야지, 나같은 사람이 당해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야……"당연 오늘 한바탕 진시우한테 매를 본건 억울해도 그냥 꾹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진시우가 다시 묘아연의 집으로 되돌아 왔을 때 묘아연은 이미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아마 계속 울다가 진이 빠진 모양인 거 같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서 찢겨진 흑백의 영증사진을 붙히고 있었다.집은 여직 지저분했고 온정한 구석이 없었다."너무 슬퍼하지 마요,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도와줄게요."그러나 묘아연은 고개를 저었다."이런 일을 할 사람은 오로지 묘씨 가문의 사람들밖에 없어요.""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문에서 이토록 아연 씨를 못잡아먹어 안달인 거죠?"묘아연은 그 얘기에 더 풀이 죽어 얘기했다."부모님이랑 상관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도 죽임을 당한 거겠죠."진시우는 순간 눈이 번뜩 했다. 과연 아직 베일에 싸여진 무언가가 있었던 거였다. 묘아연도 은은히 이를 감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또한 본인이 직접 부모님의 시체를 부검하려 한 것일지도.
진시우는 금새 상황이 좋지 못함을 판단하고 진이용의 부하를 가로막았다."내 여자친구가 묻잖아요, 이 거 당신네들 한 거냐고. 날조니 뭐니 떠들지 말고 똑바로 얘기해요, 어떻게 된거에요?"이 말에 자극이라도 받았는지 진이용은 코를 벌렁거리며 낮고 굵직하게 답했다."이 녀석이 근데…… 나 진이용이야! 이런 말투로 나한테 말하면 않돼……!""죽고 싶어 날뛰는데 그러면 내가 친히 손 봐주는 수가 있어. 왜? 죽고싶어?"퍽-건달들을 한두 명 봐왔어야지 진시우한테 있어 제일로 많이 봐온 인간들이 바로 이런 겉치레만 센척하는 건달들이었다. 한마디로 이제는 되려 친근하게까지 느껴졌다.진시우는 날렵하게 진이용의 얼굴을 후려갈겼다."이런 쥐새ㄲ같은 녀석이 그새 나를 쳐? 나 누군지 몰라?! 나 진이용이라고, 이런 ㅆ발!!"퍽퍽-그리고 다시한번 진시우에 의해 얼굴이 두번 후려갈겨졌다. 진이용은 덩치만 컸지 진시우의 공격에 전혀 반항한번 못하고 휘청이면서 뒤걸음질만 쳤다."신장이며 간이며 성한데가 없군요. 게다가 심혈관 지병도 있고 혈지도 높아가지고…… 그래서 몇년이나 더 살려고요? 이러다 쥐도새도 모르게 꼴까닥 하는 거라고요."진시우는 이 말을 끝으로 진이용의 배를 거세게 들이 찼다. 100킬로가 넘어가는 진이용은 진시우에 의해 축구공마냥 뒤로 튕겨서 쿠궁하고 쓰러졌다."아……"진이용은 고통에 몸을 비틀거리면서 마구 소리를 질렀다. 아마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이런 ㅆ발 녀석들이 지금 구경만 하고 있어?! 어서 가서 저 새ㄲ 죽여버려!!"그 말에 진이용이 데리고 왔던 부하들이 육속 진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결코 진시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다리며 손이며 진시우를 향해 퍼붓는 공격들은 하나같이 나무가지가 접혀지는 양 우두둑 소리만 내며 거꾸로 비틀어졌다.어느새 집안은 아까 사무실마냥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다. 그리고 온통 비명소리로 가득 차고.진이용은 이 상황에 경악감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밖에대고 더 높히 소
진시우와 눈이 마주친 진이용은 순간 공포감에 휩싸여 버렸다.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있던 황 종사가 저렇게 볼품없이 당해버렸고 그 다음 순서로 자신일게 뻔했기 때문이다.황 종사의 처지를 보니 자신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얼굴에 서려있는 공포를 보았을때 절대 덜하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진이용 자신은 막상 종사조차 아니니 그 후과는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다시 한번 물어 보겠습니다. 우리 여자친구의 집, 당신네들 한 거죠?"진이용은 무표정으로 자신한테 심문하는 진시우의 얼굴을 보더니 침을 삼키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나도……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거야…… 날 해치지 마, 사실대로 얘기해 줄테니."진시우는 눈살을 찌프리면서 말을 이었다."그래서 누가 지시했죠?"진이용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묘…… 묘씨 가문의…… 묘지원 선생님께서 부탁한 일이지……!"묘지원?!묘아연은 진시우뒤에 숨어있다 불쑥 튀여나와 진이용을 힐끔 쳐다보았다. 말라버린 눈물자국에는 어느새 차겁게 얼어붙는듯 했다.진시우도 묘지원이란 말에 대충 감잡히는 부분이 있었다.'지원? 묘지균이랑 이름이 비슷한걸 보아 사촌오빠나 뭐 되겠지……?''이 양반들 참…… 오빠씩이나 된다는 인간들이 하는 짓이라고는 계집년들처럼 뒤에서 행패나 부리고, 그 것도 유명한 가문의 일원이란 양반이……'진시우는 이 생각에 저도 몰래 혀를 끌끌찼다. 그리고 묘아연을 짚으면서 말했다."내 여자친구가 누군지는 압니까?"진니용은 두눈에 한치의 분노를 머금은채 초롱초롱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묘아연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알았더라면 이 사단이 나지도 않았을 거다."이름은 묘아연, 역시 묘씨 가문의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묘지원인가 하는 그양반, 아마 내 여자친구의 사촌오빠쯤 될거구요."진이용은 순간 자신의 동공이 흔들리는걸 느꼈다. 묘아연이 묘씨 가문이란 말에 너무도 충격이었던 거다.그렇다면 진이용은 가문 내부의 투쟁에 휘말려 들어간거나 다름없는 것이었다.어느새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
진시우는 바닥에서 애벌레마냥 꿈틀대며 고통을 호소하는 진이용을 퍽 차놓았다.진이용은 숨을 거세게 들이마시면서 진시우를 보았다. 두 눈에서 공포가 짙게 서려 있었다.'뭐야…… 왜 또 안 아프네?! 도대체 무슨 수작이야……?'진이용한테는 아주 신박하게만 다가왔다.당연 진시우는 더이상 그런 진이용한테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묘아연 앞으로 곧추 걸어갔다."아연 씨, 그만 나가서 지낼가요? 이곳은…… 이미 폐허가 돼버린듯하네요."묘아연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시우를 힐끔 흘기고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었다.그뒤 진시우는 뒤돌아 진이용한테 호통쳤다."엄살 그만 좀 부리죠? 일어나서 이쪽에 있는 가장 좋은 호텔로 안내해요."진이용는 진시우의 말에 벌떡 일어서서 허리를 굽혔다. 그한테는 진시우는 마치 신과도 같은 존재가 되여 있었다. 황 종사를 단번에 해치우지를 않나, 자신한테 기괴한 기술을 선보이지 않나, 두려움도 있었고 경외심도 동시에 갖고 있었다.셋은 그렇게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니 경호실의 인원들이 어느새 대기하고 있었다. 인원들의 앞자리에는 이종이 있었다.이종은 진이용의 피폐해진 모습을 눈치채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진이용을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 이종 자신이 저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십년감수 했다.일행은 그렇게 아파트에서 유유히 걸어 나왔다. 경호실의 사람들이 두눈을 부릅뜨고 보고 있는 와중에. 그 중에는 아까 이종에 의해 금붕어 대가리라고 욕을 먹었던 부하도 있었다. 부하는 그제서야 진시우의 실력이 감이 가는지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눈을 내리깐 채 아무런말도 없었다."이종 형님이 역시 보는 눈이 있네요. 진이용 형님도 저 지경으로 맞다니…… 아까 경호실에 쳐들어온 그 사람 너무 흉폭한게 아니에요?"이종은 담배한대를 입에 물고 깊게 빨았다. 그리고 연기를 토해내며 답했다."넌 애ㅅ끼가 아까 직접 맞기까지 했다는 녀석이…… 이게 보는 눈이 있어서가 아니라 강자앞에서 느끼는 그냥 생의 본능인 거야. 그리고 아까 황 종사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