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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그때 임씨 별장에서 모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임하운은 어슬렁어슬렁 다가와서 진시우를 본 후 기분 나쁘게 콧방귀를 뀌며 인사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진시우는 그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걸 보고 갑자기 상황이 궁금해졌다.

임하운이 백설아에게 오늘 일에 대해 듣는 동안, 진시우는 임호군과 함께 바둑을 두며 말했다.

“우리 어르신이 도대체 어떤 신세를 졌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바둑돌 하나를 옮긴 진시우가 묻자, 임호군은 자신의 바둑돌을 옮겨 수비하며 말했다.

“두 개의 목숨.”

천천히 입을 여는 임호군의 말투가 무거웠다. 멍해진 진시우가 생각에 잠겼다.

‘두 개의 목숨? 이쪽 사람 두 명을 죽였다는 건가? 말도 안 돼, 어르신은 그렇게 살인을 막 하실 분이 아니야!’

그리고 만약 정말 어르신이 죽였다면, 임호군은 자신과 어르신을 다 미워해야 할텐데 전혀 자신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매우 공손한 태도로 대하고 있었다.

임 노인의 괴로워하는듯한 모습에 진시우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침묵하며 그와 바둑을 둘 수밖에 없었다.

저녁시간, 임아름과 백설아는 모두 침울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어쨌든 백 어르신은 그들의 외할아버지이자 아버지였다. 지금 생명이 위태로운데도 가서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없다니…….

“이모, 혹시 가시고 싶으시면 동해의 백씨 가문에 데려다 드릴게요.”

그러자 백설아가 놀란 표정으로 얼른 답했다.

“아니야, 아니야! 우리는…… 안 돌아가!”

그녀는 자기 가족을 무서워하고 있었으며, 일단 자신이 그쪽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진시우를 데리고 함께 간다면 그도 무고하게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녀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한편, 임아름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리 엄마 기분 건드리지 마. 알겠어?”

그녀는 확실히 화가 나 있었다.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진시우의 말에 임아름이 눈썹을 곤두세웠다.

“엄마가 이미 그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말했어! 네 호의도 알겠지만, 그래도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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