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우는 자료에서 왕운우가 동해의 한 씨 가문과 자주 왕래했으며 여러 번 한 씨 가문과 손잡고 다른 세력에 대처했다는 걸 발견했다.자료를 보고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왕운우가 설마 한군예와 연락하지는 않았겠지?’그가 막 이렇게 생각할 때, 위만성이 전화를 걸어왔다.“조심해, 한 씨 가문 한군예가 지금 온양시에 있어. 나도 방금 들은 정보야! 또 무도천인을 데리고 왔대!”하지만 진시우는 담담했다.“아, 저도 알아요. 이미 만났어요.”그 대답에 위만성이 경악하는 말투로 다시 물었다.“뭐? 너 괜찮니? 내가 강천에게 네 쪽을 좀 도와주라고 할까?”그 말을 들은 진시우는 웃었다.“아니요, 그 연서성이라는 무도천인은 이미 폭근단을 복용해서 반쯤 죽어 있어요.”“씁…….”말문이 막힌 위만성이 냉기만 들이마셨다. 진시우는 마치 이 노인의 충격적인 표정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또 하실 말씀 있으세요? 없으면 끊을게요.”“아, 없어…….”위만성은 여전히 충격을 받은 말투였다. 연서성이 폭근단을 복용했다고? 누가 그에게 그런 단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한 걸까?의심할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진시우였다.하지만 연서성 같은 천인 중기의 대고수에게 폭근단을 복용하도록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막 휴대폰을 내려놓은 진시우는 위만성의 생각을 몰랐다. 알았다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그는 자신의 실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맹목적으로 믿지는 않았다. 연서성이 폭근단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그는 연서성을 이길 수 없었다. 하물며 폭근단을 복용한 후는 말할 것도 없었다.그래서 그는 금강권과 망세통 두 가지 능력으로 상대방을 상대했다.지금의 그는 천인 초기를 상대하기에 어렵지 않았지만, 천인 중기를 상대하는 건 불기운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정말 정면으로 맞서면 십중팔구 비참하게 질 게 분명했다.“밥 먹어요!”대청에서 조연희의 소리가 들려오자, 진시우는 알았다며 대답하고 가서 식사를 했다.점심을 먹은 후 진시우가 말했다.“두 분
한군예는 진시우를 대할 때처럼 오만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신익 상회의 큰 일을 맞이한 만큼 예의와 품격을 갖춘 태도를 보여주었다.“저 한군예가 왕선사를 만나 영광입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왕선사는 한군예를 한 번 훑어보았다. 그 또한 미래의 한 씨 가문 권력자 중 한 명인 이 도련님에게 어른으로서의 허세를 부리지 않을 생각이었다.“도련님이 직접 저를 데리러 오시다니,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이런 일은 아랫사람을 시켜도 될 일인데요.”그 말을 들은 한군예가 웃었다.“술법이 높으신 분이시고 어른이신데, 제가 어찌 아랫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직 식사 전이시지요? 제가 호텔 쪽에 식사를 준비해 놓으라고 했으니, 일단 먹으면서 얘기하시지요.”왕선사도 고개를 끄덕였다.“네, 도련님.”한군예는 왕운우를 처음 본 건 아니었지만, 동해에서 몇 번 만났을 때는 대부분 집안 어른들이 그들 접대했었다. 오늘은 그가 접대할 차례였고, 식사 후 한군예는 왕운우를 자신의 객실로 초대했다.“이쪽 일은 아버님께 다 들었습니다. 이런 우연히 있다니요. 제가 이번에 해치우려는 사람이 바로 도련님이 말씀하심 진시우입니다.”한군예의 가슴이 살짝 떨리며 곧 눈빛이 어두워졌다.“정말입니까? 그럼 더욱 그 놈을 해치워야 합니다! 우리 가문이 혈육을 데리고 동해로 돌아오는 걸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당신 같은 육지 선인에게 미움을 샀으니, 정말 대담한 미친 놈입니다!”왕운우의 눈동자도 차가워지도 말투가 거칠어졌다.“이 녀석이 내 후배를 죽였으니, 잡아서 해치우지 않으면 내 마음 속의 한도 풀리지 않을 겁니다.”한군예가 놀라는 기색으로 물었다.“그럼 지금 당장 손을 쓰실 생각입니까?”왕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저 대종사일 뿐입니다. 양신이 응집되었더라도 그 놈을 죽이는 건 몇 분도 안 걸리는 일이지요.”이 말을 들은 한군예는 갑자기 웃으며 공손하게 아첨했다.“도를 연마한 육지의 선인께서 이렇게 나오시니, 그 놈이 아무리 대단해도 살
조연희에게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의료술을 전수하고 있던 진시우는 갑자기 강렬한 위기를 느꼈다.“주사? 아니, 그 뿐만 아니라…….”눈빛이 반짝이던 진시우가 말했다.“연희야, 일단 수업은 중단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있어.”조연희는 그의 표정이 갑자기 굳은 걸 보고 분부대로 행동했고, 진시우는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신의 혼을 끌어당겨 대기하고 있었다.그가 적을 맞이할 준비가 된 순간, 검은 불꽃으로 응집된 연꽃대를 밟으며 원신이 갑자기 그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왕운우의 원신이었다!게다가 음극대원신이라 채신사보다 훨씬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마치 신의 불상이 강림한 것처럼 높은 곳에서, 왕운우가 무릎을 꿇고 앉은 진시우를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자식, 나와라! 네가 양신을 응집시켰다는 걸 안다. 너도 양신을 신체에서 분리할 수 있겠지!”그러자 금색의 빛이 진시우의 정수리에서 나와 원통으로 변하여 하늘을 찌를 듯 확대되어 1미터 정도의 반경을 형성했다.진시우의 신의 혼이 천천히 형성되며 금색의 원통이 점차 축소되었고, 마지막에는 모두 그의 이마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한 씨 가문 사람의 명령으로 나를 죽이러 왔나?”진시우는 음양의 두 신이 모두 응집된 사람으로서, 신의 혼이 형성되어 단극대원신과 비등한 힘을 형성하고 있었다.왕운우는 무관심한 얼굴로 답했다.“내가 이번에 온 건 내 후배의 복수를 위해서야.”진시우가 멍해졌다.“후배? 누구?”진시우가 후배를 죽여놓고 이름도 모르는 걸 보고, 갑자기 왕운우의 마음 속 분노가 더욱 사납게 타올랐다.“내 후배! 채춘영! 연 씨 가문의 공복! 네가 감히 내 후배를 죽이고도 이름도 몰라? 이런 불손한 놈이 있나! 내가 오늘 네 양신을 멸하고 네 몸을 잘게 썰어 개에게 먹일 테다!”진시우는 문득 연 씨 가문의 음신이 응집되었던 사람을 기억해냈다.‘진작 그렇게 말했으면 기억했을텐데!’그러나 상대방이 원한에 가득 찬 이상 그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
만약 단순하게 음신만 있거나 양신만 있었다면, 왕운우는 두렵지 않았다.설령 육지선인 차원의 대고수가 양극대원신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두려움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수련한 건 주술의 일종으로서 원신을 전문적으로 없애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주사는 신념으로서, 원신의 강도를 겨루는 수단이었다.그러나 음신과 양신을 동시에 응집한 사람을 만난다면,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그렇기에 왕운우는 지금 충격을 받은 것이다. 양신을 응집시킨 것만으로 이미 자신을 충분히 놀라게 했는데, 양신은 그저 음신보다 조금 더 높은 난이도였다. 그런데 음신까지 응집하는 건…… 일반적인 사람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지금 같은 상황에서 음신의 응집은 사람으로 메워야 하는데, 이 녀석도 죄악을 저지를 셈인가?“이건…… 전설의 신의 혼?!”자세히 본 왕운우는 더욱 충격을 받았다. 양신과 음신이 응집한 걸로도 모자라, 융합하여 전설의 신의 혼을 촉진시키다니!눈앞의 이 녀석이 터무니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신이 융합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진시우는 불가사의함으로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보고 마음속으로 약간 중얼거렸다.‘신의 혼을 융합시키는 건 정상적인 거 아닌가? 신의 혼을 융합시키지 않는다면, 도대체 음과 양의 두 신을 응집시켜서 뭘 한단 거야?’왕운우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도 무거워졌다. 이 때가 되어서야 그는 자신의 후배가 도대체 어떤 인물을 상대했는지 알게 된 것이다.그렇다면 그가 이 녀석의 손에 죽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신의 혼이 응집된 선천신경은 정말 평범한 능력이 아니었다.“이 자식, 그렇다고 해도 내 상대가 될 수는 없어!”왕운우가 삼엄한 표정으로 발밑을 밟자 한 떨기의 불꽃이 하늘로 날아올라 온 하늘에 화살이 가득했다.“나도 대원신을 승화시킨 육지 선인인데, 어찌 너같이 작은 놈 때문에 견제받을 수 있겠는가? 내 공격을 받아라!”왕운우의 손바닥이 진시우를 향하자, 온 하늘에서 화살이 씩씩거리는 바람 소리를 내며 미친듯이
‘펑!’왕운우는 정면에서 주먹을 맞았고, 원신 전체가 연꽃대에서 날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모든 물체를 꿰뚫고 지나가 아무것도 부딪히지 않았다.“신념의 힘이 이렇게 크다니?!”왕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진시우가 한방에 연꽃대를 폭발시켰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나서 무수한 불꽃으로 변하여 사방에 흩어졌고, 추락하는 과정에서 점차 사라진 것이다.연꽃대가 폭발한 것은, 왕운우의 주사가 진시우에 의해 중단되었음을 나타낸다.진시우는 서서히 신념의 힘을 회복하면서 담담하게 왕운우를 바라보았다.“당신 소홀히 한 게 하나 있어. 음양의 두 신을 갖춘 사람은 신념의 힘도 두 배라는 걸.”“…….”눈동자를 움츠린 왕운우가 놀라서 화를 냈다.“괘씸하다! 이런 비밀을 내가 어떻게 알아! 나는 음신과 양신을 동시에 응집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아, 그럼 이제 알았겠군!”진시우가 웃으며 내려왔다. 왕운우의 얼굴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두 신을 모두 응집시킨 사람이 신념의 힘도 두 배라는 걸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다니!“방심했군! 하지만 나 자신을 원망할 일은 아니야. 음신을 응집하는 사람은 꽤 많지만, 양신을 응집시키는 사람은 너무 드무니까 알 수가 없지!”왕운우는 마음이 저려 왔지만, 진시우가 두렵지는 않았다. 어쨌든 자신은 대원신의 육지선인이기 때문이다!“이 자식, 오늘은 글렀으니 다음에 다시 오도록 하지!”말을 마친 왕운우가 별안간 침을 뱉는 동작을 하니, 곧 검은 연기를 휘감은 침 하나가 그에게로 향했다.“이건…… 멸혼침?!”진시우의 안색이 급변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하고 금강권으로 때릴 수밖에 없었다.‘펑!’진시우의 팔은 당장 폭발하여 무수한 신념의 파편으로 변한 채 천천히 사라졌다.왕운우의 얼굴도 창백했다. 멸혼침의 위력이 강하긴 하지만, 진시우의 신념의 힘을 대량으로 빨아들이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건방진 녀석, 감히 내 멸혼침을 맨손으로 받다니!”왕운우
조연희가 위험에 처하자, 진시우는 왕운우를 추격하는 걸 멈출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그가 빨리 대처한 덕분에 멸혼침이 조연희의 이마에 들어가기 전에 따라잡아 다른 멀쩡한 손으로 멸혼침을 억지로 잡을 수 있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왼쪽 팔 전체도 바로 폭파되었지만, 거리가 가까웠던 탓에 조연희의 혼이 충격으로 흔들렸다.걱정스럽게 진시우를 보고 있던 조연희는 갑자기 뇌에 알 수 없는 따끔한 통증이 엄습하는 걸 느끼며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코피가 그녀의 콧구멍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렸고, 조중헌은 이 갑작스러운 장면에 놀라 어쩔 줄 몰랐다.“얘야! 왜 그래?!”조중헌이 급히 앞으로 나가 조연희의 상황을 살펴보았고, 진시우가 갑자기 눈을 떴다.“푸!”피와 화살이 뿜어져 나오며 진시우의 얼굴색은 눈처럼 창백했지만, 자신의 숨을 고를 겨를도 없이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가 조연희의 맥을 짚었다.그녀의 맥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고, 기혈의 순환이 많이 느려져 있었다. 진시우는 두 손가락을 모으고 조연희의 이마를 가볍게 눌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손을 거두자 조중헌이 급히 물었다.“연희가 어떻게 된 건가?”진시우의 안색이 약간 가라앉았다.“연희의 혼이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었어요. 회복하지 못하면 평생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요.”조중헌이 초조하게 물었다.“그럼 어떻게 회복해야 하나? 방법이 있는가?”진시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조중헌은 싸한 느낌이 들었다.“자네도 방법이 없나?”그는 마음속으로 절망했다. 진시우는 대단한 신의인데, 그조차도 방법이 없다면…….“방법은 있지만, 할 수 없어요…….”진시우의 안색이 나빠졌다. 조연희는 보통 사람으로, 정신적인 의지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이 부상은 반드시 10시간 내에 치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이 회복되지 못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아무리 신선이라도 그녀를 구할 수 없다.그리고 더 번거로운 것은 그 과정에서 ‘장혼초’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물건은 그가 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낙 어르신."진시우는 계속 얘기를 이어나갔다."이후 낙 어르신께서 무릇 도움이 필요하신다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주세요."이에 낙침어는 괜히 냉소하면 대꾸했다."뭐라는 겁니까? 우리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이라고 당신같은 사람한테 도움을 구합니까?!""거 조용히 좀해!"낙침어의 맹랑한 발언에 나문후는 심기에 거슬린다는듯 발끈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호되게 꾸짖었다."다시한번 교양없이 굴었다가는 영영 교토에 남아있을줄 알아!""할아버지..."비록 진시우가 속으로는 은근 미웠지만 나문후가 나서서 뭐라 하니 나침어도 더이상 말을 아꼈다. 분명 자신은 솔직한 말을 하였다고 생각했으나 할아버지인 나문후가 강하게 매를 들자 감히 거역하지 못했다.이런 나침어를 진시우는 그냥 지그시 웃으며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였다.나문후가 직접 지시한 일이니 밑에 사람들도 빠릿하게 행동하며 실행하였다. 누구하나 태만한 기색이 없이.그뒤 진시우는 조연희를 데리고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시골로 되돌아가는 비행기였다.지금 생각해보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였다. 전까지만 해도 시골로 돌아갈지 말지를 고민하였지만 지금 이렇게 된 이상 반드시 한번 갔다 와야 했다.이왕 이렇게 된거 속으로 그냥 노인네가 이미 시골에 당도해 있기를 소원할 따름이였다. 그래야 임씨 가문이랑 어떻게 된건지 구체적으로 물어볼수도 있고 말이다.조중헌도 따로 다른데 가지않고 약만당에 남아 나문후를 접대하였다.비록 나문후는 그냥 먼저 자리를 비우려고 했으나 조중헌은 긴히 그를 말리였다. 어차피 약만당에 남아있아봤자 할 것도 없었기에 이참에 집으로 되돌아가려 했으나 조눙헌이 나서서 말려서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이였다.둘은 한가하게 차나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었다."솔직히 전 어르신이께서 동해의 한씨 가문이랑 연계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나문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도 엄청 난감합니다, 솔직히 누가 원해서 연계를 맺는 것도 아니고..."나문후가 이런 조중헌의 말에 응하여 한마
진시우는 그렇게 살금살금 장혼초가 자라나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데 불연듯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보니 임아름한테서 걸려오는 전화였다."어디 갔어? 할아버지가 찾으셔."임아름의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나? 나 지금 시골인데?"자초지종을 설명하려는 진시우는 문뜻 숲속 깊은 곳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살기를 느꼈다. 분명 숲속 또다른 맹수의 느낌이였다.진시우는 급히 답하며 전화를 끊었다."잠시만, 나 좀 있다 다시 전화줄게."통화를 마치자마자 진시우를 뚫어지게 보던 맹수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였다. 정체는 멧돼지 였다...!멧돼지는 예사롭지 안은 눈빛으로 진시우를 흘겨보더니 다짜고짜 진시우를 향해 돌진하였다. 자세히 보니 멧돼지의 이발에는 뭔가가 대롱대롱 걸려있었다.보아하니 누군가 불행하게 멧돼지한테 당한 흔적이였다. "나 좀 급한데 이러지좀 말았으면... 자꾸 이러면 난 예전처럼 너를 봐줄수 없어!"멧돼지의 등이나 머리 등을 눈여겨 보았을때 영락없이 전에 진시우한테서 남긴 상처들이였다. 그렇게 진시우랑 싸워서 된통을 보고도 여전히 달려들다니... 사람으로 쳐도 여간 끈기가 장난이 아닌 멧돼지인 거다....온양시의 금좌사에서.임아름은 침대에 포근히 누워서 꺼진 휴대폰만 멍하니 쳐다 보았다.이윽고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마치 악몽에서 깨여난듯 격하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바보같은 인간...!"임아름은 떨리는 목소리로 윽바지르듯 욕한번 뱉어내고 다시 침대에 도로 누웠다. 어느새 눈가가 뜨거워 지는 것이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그녀는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코를 쓰윽 쓷었다."누가 촌뜨기 아니랄가봐! 가면 간다고 얘기는 하고 가야지... 역시 예의따위는 모르는 인간이야!""오히려 좋은 거야! 홀가분하네! 밥해주기도 귀찮았는데, 이 넓은 침대도 나 혼자 잘수 있고...!"그녀는 은근 맘에도 없는 소리를 연신 해대며 애꿎은 침대에 화풀이하였다. 그리고는머리를 이불속에 파묻더니 이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다음날 아침.임아름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