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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한 명이 다쳤다.

겉으로 보기에 도덕용은 위세를 떨치고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염무현은 일이 그렇게 쉬울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실력 과시라면 상대를 한 번에 무너뜨리면 그만일 텐데, 괜히 남의 비위를 거슬릴 필요가 있겠는가.

도덕용은 지금 혈기가 왕성하지 않은 나이다.

손 어르신는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역시나 명불허전이네. 내가 진 것에 두 손 두 발 모두 들게.”

“흥, 눈치는 빠르구나!”

도덕용은 누구도 안중에 없다는 기시감을 보였다.

유시인은 다급하게 또 중재인이 되었다.

“여러분 같은 영웅들이 서로 아끼는 모습에 이 후배들은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그러면 잠깐 쉬었다가 30분 뒤에 출발합시다.”

염무현은 먼저 일어나 어리둥절해하는 사매 소정아를 데리고 먼저 떠났다.

두 사람을 슥 훑어보던 도덕용의 눈에서는 선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

저녁 무렵.

땅거미가 어둑어둑해지고 까만 도화지가 대지를 뒤덮었다.

안성 남교에서.

텅 빈 곳에 임시로 링을 하나 세웠다.

윤문호와 천강종의 선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밤의 링 배틀을 알고 사면팔방에서 몰려왔다.

지금의 공터에는 이미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고대 무술 능력자를 비롯한 일반인들도 구경하러 나왔다.

등불이 켜지자 링 위를 환하게 비춰주었다.

염무현은 소정아를 데리고 왔으며 둘은 웃고 떠들며 다가왔다.

그 둘은 젊은이였기에 세 늙은이와 말이 통하지 않아서 유시인과 함께 떠나기로 한 스케줄을 거절하고 스스로 이곳에 왔다.

“염 씨,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멀리서 8옥타브 높은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소정아 이 녀석, 왜 아직도 쟤와 함께 지내니? 여자애라면 자기를 사랑할 줄도 알아야지. 이러면 소씨 가문의 체면이 깎이는 게 두렵지 않으냐?”

그 여자는 밍크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바로 소명아였다.

“당신도 올 수 있는데 저희가 왜 오지 못하겠어요?”

염무현이 되물었다.

방금까지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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