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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제가 저 사람한테 부탁하라고요? 무슨 자격이 있다고.”

마건승은 눈을 부릅뜨고 분노에 찬 얼굴이었다.

“저놈은 원래 아무것도 없는 촌놈인데 무슨 자격으로요?”

마건승은 당연히 남원광의 말을 믿지 않았다. 누가 자신의 억만 재산을 이름도 없는 자식에게 줄 정도로 어리석겠는가?

어느 만큼 뒤로 물러서서 생각해봐도, 남원광의 생각을 마건승이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자선기금을 설립하는 것도 더 좋지 않았을까?

이렇게 하면 명분과 이익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염무현이 뭔데?’

‘그 사람 무슨 자격이 있다고?’

사실 남원광은 그저 재산의 반을 진료비로 냈을 뿐이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단지 마건승을 역겹게 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이치대로라면 마건승도 효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견식이 조금 부족했다.

염라대왕을 보통 사람으로 여기는데 어떻게 눈이 멀었다고 말할 수 없겠는가?

“남 대표님, 농담하지 마세요.”

마건승은 염무현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저흰 모두 장사꾼이고 친분이 두터운데 죽어 나가는 것을 보고 구하지 않을 순 없잖습니까.”

남원광은 가볍게 흥얼거리더니 정색하며 말했다.

“마건승, 당신과 나는 단지 몇 번 만났을 뿐이고 했던 말을 다 합쳐봐야 열 마디도 안 돼. 게다가 모두 형식적인 말만 했는데 친분이긴 무슨 친분인가? ”

“나는 똑똑히 말했어. 네가 돈을 빌리고 싶으면 염무현 씨와 얘기해.”

마건승은 안색이 나빠져 다급하게 말했다.

“남 대표님, 이 개자식한테 속은 게 틀림없어요.”

“다른 건 몰라도 안성에 있는 우리 마씨 가문의 실력과 지위로 볼 때 대표님은 이런 놈을 선택하고 저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남원광은 약간 짜증 난 듯 말했다.

“당신을 선택하라고? 네가 뭔데? 세상 물정을 모르고 온갖 나쁜 짓을 다 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너도 스스로 장사꾼이라고 할 자격이 있느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네가 염무현 씨와 비교할 자격이 있다고 느끼게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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