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뛰어내린 수십 명의 검은 제복 차림의 엘리트들은 가슴에 고서체의 ‘북’자를 달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북천왕의 호위였다.정 특사가 손을 흔들자 모두 취조실로 향했다.“야 정 씨. 너 미쳤어?”주일군은 상황을 보고 갑자기 크게 노하여 발을 동동 구르며 욕설을 퍼부었다.“공연히 우리 안성 수비대에 침입하다니. 너 정말 대담하구나. 그렇게 하면 규정된 제재를 받는 게 두렵지 않으냐?”정 특사는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고 코웃음을 쳤다.“북천왕 님의 명령으로 오늘 염무현 씨를 데려가야 한다.”“네가 풀어주기 싫어하니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뺏어가는 수밖에 없어.”북천왕의 호위는 모두 고대 무술 능력자 고수들이며 작은 안성 수비대로는 그들의 공격을 전혀 막을 수 없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십 명이 쓰러졌다.그들이 곧 순조롭게 취조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주일군은 큰 소리로 외쳤다.“멈춰라.”“정 씨. 내 말 잘 들어. 자신이 북천왕이 뒤에서 봐준다고 내가 있는 곳에서까지 무법천지가 될 수 없다고. 이 몸은 아직 남천왕의 사람이다. 네가 내 부하들에게 손을 쓰는 것은 남천왕 님께 노골적으로 도발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다.”“너같은 일개 특사가 두 천왕 님을 싸우게 하다니.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어? 한마디 충고하겠는데 절대로 실수하지 말고 일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틈을 타서 빨리 저들을 멈추게 해라. 알겠어?”정 특사는 비웃듯이 웃었다.“나는 명령을 따를 뿐 다른 것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당장 풀어줘라. 그러고 내 사람들이 예의 없다고 탓하지 말고.”주일군은 화가 나서 막말을 내뱉었다.“당신이 예의를 차린다고 하는 게 부끄럽지 않아?”‘오자마자 본 총사령관에게 큰 압박감을 주다니. 운전하여 여기저기 부딪혀 내 부하를 다치게 하고는 이제 와서 무슨 예의야. 그게 예의와 무슨 상관인데?”“사람을 당장 풀어라.”“꿈도 꾸지 마. 오늘은 절대 네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주일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끝까지 버틸 준비를 했다.바
“네. 이 사람은 죄악이 극악무도하여 확실한 증거에도 협조하지 않고 자신이 저지른 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주일군은 맹세코 말했다.“이런 무참한 자들을 심문하는 것은 완전히 시간 낭비이고 귀중한 사법 자원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버릇을 고쳐주려고 본사에 특별히 따로 비준을 신청하려고 했습니다.”민준수는 얼굴이 싸늘해지자 눈에서 살기가 연신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다급히 물었다.“사람은?”“취조실에 묶여 있어요.”주일군이 손가락으로 짚어줬다.정 특사는 급히 해명했다.“민천왕 님, 저희 말을 들어보세요. 저희는 북천왕 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민준수는 그를 신경도 쓰지 않고 성큼성큼 취조실로 걸어갔다.“하하. 봤어?”주일군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천왕 님은 나쁜 일에는 원수처럼 원한을 품고 미워해. 이것은 딱 보아도 염 씨 자식을 직접 심문하려는 것이지. 천왕 님께서 직접 나섰으니 저 녀석은 무조건 죽을 것이다.”장운희는 그 말을 듣고는 안정제를 한 알 먹은 것과 같았다.“역시 사촌오빠에겐 다 방법이 있어.”민준수는 한 발로 취조실 문을 박차고 열었다.우당탕.기둥에 묶인 염무현을 보자 저절로 동공이 움츠러들었다.“염 씨. 눈을 똑바로 크게 뜨고 잘 봐. 이분이 바로 본 총사령관의 직속 상사인 남천왕 님이다.”주일군은 바로 뒤를 따라와 조잘조잘 말했다.“민천왕 님. 이 자식이 사술을 품고 있어서 제 부하들이 쟤의 방어를 뚫을 수 없어 심문 진행이 더딥니다.”이 녀석은 아첨에만 정신이 팔려 민준수의 곧 불을 뿜을 것 같은 두 눈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천왕 님은 분명 이런 교활한 백성을 상대할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하관은 다행히 대인의 풍채를 직접 보았으니 정말 큰 복입니다...”민준수는 손을 들어 뺨을 때렸다.짝.힘이 넘치는데 소리는 배로 맑았다.주일군은 그대로 제자리에서 맞아서 날아가 격렬하게 구르면서 넘어졌고 그대로 굴러가는 조롱박이 되었다.“민 천왕 님. 잘 못 때리셨습니
“선...선생님?”주일군은 민준수가 염무현에게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벙쪘다.민준수가 누구인가?그 유명한 남천왕이 아니겠는가.실력이 막강한 데다 수비대 부총장인 남권수가 아끼는 사람이다.능력이 탁월하고 공로가 큰 사람이다.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주일군 같은 성 총사령관은 본토에서 어깨를 펴고 다니는 지위에 있다.하지만 그가 평생 노력해도 민준수의 자리에 도달할 기회조차 없다.차이가 이 정도로 크다.가장 중요한 점은 민준수는 아직 젊고 앞으로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주일군처럼 기름진 중년아저씨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이렇게 권세가 하늘을 찌를 듯 높고 사람들이 존경하는 큰 인물이다.하지만 지금 이름조차 없는 촌놈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니?그것도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고 있다.주일군이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어도 이 장면이 진짜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이게 아직도 자신이 기억하는 바로 그 맹렬하고 과감한 남천왕인가?분명히 그저 아첨하는 개와 다를 바 없었다.“말도 안 돼!”장운희는 눈이 왕방울처럼 커져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놈은 그저 보통 사람인데 어떻게 수비대의 큰놈을 굴복시킬 수 있어?”민준수가 헬리콥터를 타고 와서 주일군 등에게 공경을 받은 게 극치에 달하지 않았다면 장운희는 분명 이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염무현은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민준수, 몇 년 못 봤는데 너는 오히려 갈수록 출세하는구나. 관위가 대단한걸.”민준수는 몸이 움찔하자 표정이 한순간 어수선해지며 다급하게 말했다.“제자가 어찌 감히 그러겠나요. 선생님 앞에서 제자들이 어찌 감히 건방지게 굴겠습니까.”그 당시 염무현은 민준수를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도와 유능한 병력을 훈련해 국외의 악질 세력을 토벌하고 결국 복수에 성공했다.이 엘리트들은 민준수의 중시를 받아 그의 밑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민준수가 바로 그 사이에서 최고였다.그래서 염무현을
단단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고대 무술 능력자 중 고수를 상대하는 데 쓰인다.이른 바 단단하면 더욱더 찢어버리고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이 쇠사슬을 벗길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다.하지만 염무현의 방금 동작은 그야말로 더없이 가벼웠다.쇠사슬 중 한 토막이 주일군의 발밑에 정확히 떨어졌다.그루터기를 끊음으로써 그는 합금의 특수한 광택을 똑똑히 보았다.쇠사슬에 문제가 없다면 가능성은 단 하나밖에 없다.염무현이라는 녀석은 실력이 대단했다. 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스승님은 역시 스승님이시군요. 이 제자가 존경합니다.”민준수는 진심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염무현은 그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에서도 모범이 되었다. 3년 동안 민준수는 자신이 매일 열심히 수련하고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선생님과의 차이는 원래 점점 좁혀져야 하는데 말이다.하지만 학생들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면 선생님은 두세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간다.그러기에 차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염무현은 몸을 움직여 주일군과 장운희에게 시선을 돌렸다.주일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분명한 건 이번에는 단단히 잘 못 건드렸다.남천왕 님께서도 이렇게 공경하는 대상을 자신이 범죄자라는 이름으로 잡아 왔으니.게다가 모시라고 명령까지 했으니 말이다.이건 죽자고 작정한 게 아닌가.장운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 장씨 가문이든 마씨 가문이든 뒷조사를 해 본 결과 염무현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왜 수비대의 높은 관직의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중요시할까?“이 두 사람을 어떻게 할 예정인가?”염무현이 물었다.민준수는 즉시 중시하기 시작했다.그는 이것이 선생님이 자신에 대한 하나의 시험이라고 이미 생각했다.“법대로 엄하게 처리하겠습니다.”민준수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주일군은 직권을 남용하고 사익을 위해 법을 어기고 사형을 남용하며 죄를 뒤집어씌웠으니 그야말로 모든 수비대의 수치입니다.”“
“내 스승의 신분을 너희는 알 자격이 없다.”민준수는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너희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려면 조언 하나는 귀띔해줄 수 있어.”“그렇다면 말해주지. 우리 부총장 남권수 님께서도 염무현 선생님을 만나면 모두 공손히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해.”주일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라고요?”그의 인식 속에서 부총장 남권수는 그가 평생 바라만 볼 뿐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분이시다.이렇게 중권을 쥐고 있는 사람도 염무현의 제자라니.그럴 리가?부총장님의 연세가 어떻고 염 씨가 몇 살인데.민준수가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주일군은 믿지 않았을 것이다.더 놀라운 건 아직 뒤에 있었다.“하지만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대해 염무현 씨는 스스로 인정한 적이 없어.”민준수는 한마디 덧붙였다.“남 부총장님을 포함한 모든 것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원하는 것이다.”“선생님은 우리가 아직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나 봐.”주일군은 그대로 놀라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4대 천왕도 자격이 없고 부총장도 자격이 없다면 그럼 누가 자격이 있는가?수비대 전체에 아무도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는 게 아닌가?요구가 너무 높은 거 아니겠는가.염무현이 이렇게 오만하다고?주일군은 그제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를 풀어주라고 전화했는지 생각이 났다.그는 후회하는 마음이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염무현이 일반인이었다면 왜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나타났는지 왜 진작 몰랐을까.왜 귀두칼도 무릎을 꿇고, 떠날 때 그의 뺨을 때렸는가.그리고 북천왕이 보낸 정 특사는 사람들을 이끌고 강도라는 말을 들어도 사람을 구출해야 한다고 했는데 말이다.이렇게 명백한 이치를 왜 스스로 이해하지 못했던 걸까?장운희 역시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계속 중얼거렸다.“망했어. 이번엔 완전히 망했어...”주일군은 듣자마자 두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았다.“이년아. 너는 염 씨가 아무런 뒤를 봐주는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설명할래?”“
“염무현 선생님을 배웅합니다.”정 특사가 말했다.문밖에는 병원으로 달려가 염무현을 잡아 온 대장과 대원들이 통로 양쪽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고 있었다.염무현이 멀어지자 민준수는 어두운 얼굴로 명령했다.“이놈들도 모두 잡아들여 엄하게 벌하라.”“그리고 전체 안성 수비대는 보이면 보이는 대로 모두 그 자리에서 해임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데려와라.”염무현은 아직 계속 안성에 있어야 한다.그러니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그렇지 않으면 민준수는 몸 둘 바를 모를 것이다.그의 말이 떨어지자 안성 수비대는 비명을 질렀다....병원에서.“어떻게 이럴 수 있죠?”조희령은 놀란 표정으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전화를 치고 있었다.“사실입니까? 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자 소명아는 다급하게 물었다.“어때요?”“일이 좀 번거로울 것 같네요.”조희령은 계속하여 미간을 찌푸렸다.“수비대 쪽에 엄한 명령이 내려졌다네요. 무장헬기만 여러 차례 왔다고 하는데 무슨 큰 인물이 온 것 같아요.”“내부 인원은 모두 통제되어 외부와 연락할 수 없다고 해요.”원래 그녀는 조씨 가문의 인맥과 능력을 통해 염무현을 수비대에서 빼와서 원영란의 병을 고치려 했다.세원에서 조씨 가문의 지위로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일이 끝난 후에 그를 다시 돌려보내면 된다.조씨 가문도 확실히 빨리 사람을 찾았고 상대방은 아주 흔쾌히 승낙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시간이 지나면서 더더욱 소식이 끊겼는데 조금 전에야 조희령이 정확한 소식을 들었다.“그럼 어떡하죠?”소명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병상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원영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원 부인의 상태가 이렇게 심각하니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네요.”원영란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 죽으면 자신과 딸이 피해를 볼까 봐 걱정한 것이다.짝.조희령은 뺨을 때리며 화를 냈다.“나한테 물어보면 내가 누구한테 물어보니?”“안성 사
“딸아, 그게 무슨 소리야?”소명아는 눈을 부릅뜨고 호통쳤다.“염 씨는 분명히 수비대에 잡혀갔는데 그쪽은 지금 엄하게 단속하여 아무도 들어갈 수 없고 아무도 나올 수 없어.”“조씨 가문에서도 어쩔 수 없는데 염무현이 어떻게 외부 식당에 있을 수 있겠어?”조희령은 맞장구를 쳤다.“맞아요.”박가인은 휴대전화를 꺼내 소정아의 인스타를 클릭했다.“직접 보던지.”화면 속 소정아는 휴대전화를 살짝 들고 셀카를 찍고 있었다.그는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가위손 포즈를 했고 그 옆에는 염무현이 있었다.염무현 옆에는 오피스룩을 입고 남다른 포스를 풍기는 유시인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사진의 뒷배경은 안성의 한 유명한 음식점이었다.테이블 위에 바로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가 차려져 있었고 세 사람은 즐겁게 먹고 있는 것 같았다.“거짓말.”소명아는 당연히 조희령을 더 믿었다.조씨 가문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을 염무현이 어찌 스스로 수비대를 떠날 수 있겠는가.심지어 이렇게 아무렇지 않는듯 밥을 먹고 거기다가 곁에는 두 명의 미녀가 함께 있다니 말이다.무슨 농담을 하는 거야?조희령은 단호했다.“그럴 리가 없어요.”“사진에는 시간이 있고 인스타에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데 어떻게 가능성이 없겠어요?”박가인은 디테일을 알려줬다.“소정아는 사형 염무현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자리라고 썼어요.”소명아도 서둘러 휴대전화를 켜자 같은 인스타 게시물이 보였다.“이 식당. 어디에 있습니까?”조희령은 이를 갈았다.이유 중 첫 번째는 염무현을 증오해서였다.‘우리 엄마는 골병이 들어 병원에 누워있는데 네가 음식점에서 진수성찬을 먹고 있다니. 정말 너무하네.’두 번째는 창피해서였다.방금 아무도 염무현을 구할 수 없다고 했는데 벌써 얼굴이 붉어졌다.“하해남길 금 레스토랑이요.”박가인이 대답했다.조희령은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명령조로 말했다.“엄마를 잘 돌보고 있어요. 안 그러면 정리해버릴테니까.”조희령이 멀리 간 뒤에야 소명아는 감히 물었다.“도대체 이
입이 하나밖에 없는데 둘이 음식을 계속 집어서 주니 어디 다 먹겠는가.유리 진열장 밖으로 주황색 람보르기니 한 대가 다가왔다.문이 열리자 조희령은 차에서 내려와 곧장 식당 현관으로 뛰어들었다.“염무현, 어디 있어?”조희령은 인사하는 종업원을 홱 밀쳐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네가 여기 있는 줄 아니까 어서 나와.”손님들은 잇달아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누구야?’‘이렇게 소질이 없다니.’‘공공장소에서 소리 지르다니 여기가 자기 집 안방인줄 아나?’“누구세요. 버릇이 없게.”소정아는 즉시 손을 떼고 큰소리로 물었다.목소리를 따라가던 조희령은 소정아와 유시인을 무시한 채 염무현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밥이 넘어가니?”“쓸데없는 소리. 입맛이 아주 좋구나.”염무현은 자신의 식판을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밥을 먹든 안 먹든 너와 무슨 상관이라도 있어?”“너...”“우리 엄마가 하루 종일 피를 토하고 있다고! 당장 병원에 가서 치료해.”조희령은 아침이 되기 전이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믿지 않을 수 없었다.온몸은 통증으로 아파났고 피를 토한 걸보아 염무현이 말한 내일이면 창자가 썩고 모레가 되면 죽는다는 건 분명 진짜일 것이다.“피를 토하는 건 물론이고 내일에 더 심해지고 모레면 목숨까지 달렸어.”염무현은 약을 올리며 목숨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너희 엄마가 죽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그 당시 내가 기절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라.”조희령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어머님의 병은 네가 때려서 생긴 거라고. 내가 먼저 찾아온 건 네가 속죄를 할 수 있는 기회야.”“당장 병원에 가자고. 들었어?”염무현은 차갑게 말했다.“누가 그 기회가 아깝대?”“죽고 싶어? 감히 나를 거절하다니.”조희령은 협박조로 말했다.“염 씨, 내가 진짜 경고한다. 뻔뻔스럽게 굴지 마. 나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소정아는 피식 비웃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여기서 호들갑을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