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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주일군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사정은 무슨! 좋은 말로 해줬으면 나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그 사람의 체면을 조금 남겨주었을 거야. 그런데 입을 열자마자 사람을 풀라고 하잖아.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야. 몰락한 장사꾼이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자기 주제도 모르는 사람이야.”

두 사람이 계속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주일군의 휴대전화가 또 울렸다.

“주 대인님, 저는 세인시 유씨 집안의 유진해입니다. 제 딸의 친구가 당신의 사람에게 붙잡혔습니다. 폭력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분명 오해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유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라도 사람을 풀어주세요. 유씨 가문은 당신의 인정을 기억하고 나중에 반드시 후하게 사례하겠습니다. 아 참, 잡힌 사람은 염무현이라고 합니다.”

유진해는 유시인의 성화에 못 이겨 전화를 걸었다.

“사람을 풀어주는 건 불가능합니다. 염무현은 죄명이 너무 크고 증거도 확실해서 누가 사정해도 소용없어요.”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옛말이 있다.

유진해를 대하는 주일군의 태도는 그 정도로 공손하지는 않았지만 소천학과 비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유씨 가문의 집에서 유진해는 어깨를 으쓱하며 다른 휴대전화를 향해 말했다.

“시인아, 다 들었지? 일이 아주 복잡해. 우리 유씨 가문은 안성 쪽에 영향력이 별로 없어. 그래서 수비처에서 우리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유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영상통화를 끊었다.

그러자 유진강이 옆에서 말했다.

“형은 애초부터 이런 전화를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염 씨 그 자식은 잡혀도 싸요. 누가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라고 했나? 손해를 보는 건 당연한 일이죠!”

유진해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안 되지. 그래도 시인이를 구해준 사람이잖아.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너랑 설인아도 무사히 돌아오기 어려웠을 거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유진강은 인정사정 볼 줄을 몰랐다.

주일군한테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었는데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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