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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둘 중 누가 더 무거운 판결을 받을지는 뻔했다.

“오해일 리가 없잖아!”

소명아는 딸을 노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박가인 너 바보 아니야? 왜 이놈의 편을 드는 거야?”

박가인이 급하게 말했다.

“무현 님은 사모님의 병을 고치러 온 것이니 내 말대로 먼저 치료부터 하는 게 좋겠어요. 엄마, 사모님의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 더 미루면 문제가 생길지도 몰라요. 먼저 병을 고치고 그다음에 오해를 풀면 되잖아요?”

소명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 자식에게 공을 세워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겠다는 말이야?”

박가인은 당연히 감히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그녀는 연신 쓴웃음을 지었다.

소명아는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원영란의 병이 정말 염무현 때문이라면 그는 반드시 치료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박가인의 말대로 먼저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 그러면 이 일을 박씨 가문이 책임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원영란 모녀가 염무현을 용서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피 터지게 싸워도 결국 그들 사이의 갈등이고, 박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이다.

이를 깨달은 소명아는 즉시 염무현을 향해 말했다.

“이놈아, 내 딸이 너의 편을 들어 말하니까, 나도 마지못해 네가 사모님의 병을 고쳐 주는 것을 허락하는 거야. 한마디 충고하는데, 기회를 놓치지 마. 이것은 네가 사모님과 원한을 풀 유일한 기회야, 알겠어?”

염무현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그녀가 뭐길래 자기 염라대왕에게 명령을 내리는지, 참 간이 부었다고 생각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원영란은 목청을 돋우어 소리쳤다.

“내 병은 이놈이 고치지 않아도 돼.”

조희령도 같이 소리쳤다.

“맞아요, 우리 엄마는 신분이 남달라서 목숨이 귀하다고요. 혹시라도 이 사람이 잘못 고치기라도 한다면 당신들이 감당할 수 있겠어요?”

염무현은 차갑게 웃었다.

“나랑 생각이 같네. 설마 내가 치료해 줄 것으로 생각했어? 엊그제 밤 내가 말했잖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보상하지 않으면 다음 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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