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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사형. 시간 있어요?”

흰 가운을 입고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소정아는 작은 흰 구두를 신고 염무현 앞으로 다가왔다.

옷자락 밑으로 가냘프고 하얀 두 종아리가 드러났다.

뼈가 보이는 발목 덕분에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꼭 살아있는 예쁘장한 밀랍 인형 같았다.

“사형께 도움을 청하고 싶습니다.”

소정아는 큰 눈을 깜빡였는데 두 눈은 반짝거렸다.

염무현 역시 흰 가운을 입고 약물 배합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뭘 그렇게 예의를 갖춰. 도와주지 않을까 봐 그러니? 할 말이 있으면 바로 말해.”

소정아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네. 사형이 나서서 한 쌍의 모녀를 진찰해 주었으면 해서 말입니다. 많이 다쳤는데 외지인이어서 우리 안성에 대해서 잘 몰라요. 보는 게 마음이 안타까워요.”

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막내 사매의 요구는 반드시 들어줘야 했다.

“네네. 사형이 최고야.”

계집애는 너무 기쁜 나머지 다급히 말했다.

“지금 출발해요.”

“이렇게 급하게?”

염무현이 되물었다.

소정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급하긴 해요. 박가인의 말을 들으니 특히 그 어머니의 부상은 매우 이상하다고 하네요.”

“몇 차례 전문가들이 연합진료를 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대요.”

“박가인?”

염무현은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

소정아는 얼른 설명하였다.

“큰고모부 장례식에 참석하러 왔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하네요.”

소정아는 박가인이 아버지가 돌아가니 집안에 버팀목이 없어서 불쌍하게 여겨 도와주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소정아가 설명하지 않은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이번 치료를 통해 사형 염무현이 성에서 온 최고 거물들을 만나 뵙게 하고 싶었다.

이것으로 마씨 가문에 반항할 카드를 늘리자는 목적이 있었다.

소씨 가문과 유씨 가문만으로 마씨 가문에 대항하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지금의 마씨 가문에는 제원 재벌 가문이 힘써주고 있으니 말이다.

두 사람은 각자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출발했다.

병원에서.

“아파,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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