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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이 차가운 비수가 백희연의 목구멍을 찌르려고 하자 한 줄기 지풍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양희지의 손목에 명중했다.

딸랑.

양희지의 손목은 관통됐고 비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망나니 도사. 네가 뭔데 참견이야!”

양희지는 피가 멈추지 않는 손목을 감싼 채 불복하여 기분이 나쁜 욕설을 내뱉었다.

곧이어 두 줄기의 지풍이 날아들었다.

하나는 공혜리를 향해 날아왔고 다른 하나는 백희연을 향해 날아왔다.

양희지는 밖에 있던 젊은 도사가 무차별 공격을 하여 그 둘도 다칠 줄 알았다.

그렇게 되면 양희지의 마음은 한결 편해질 것이다.

두 지풍 모두 두 사람의 급소를 향해 날아갔기 때문이다.

‘그냥 죽여버려. 안 죽어도 큰 중상을 입혀야지.’

하지만 곧바로 양희지는 자신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펑.

먼저 공혜리의 밧줄이 끊어졌다.

곧이어 백희연을 옥죄던 그물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알고 보니 젊은 도사는 그들을 다치게 할 마음이 아니라 그들을 구하는 것이었다.

백희연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양희지의 뺨을 때렸다.

짝.

양희지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

백희연은 지금까지 이렇게 모욕당한 적이 없었다.

별것 아닌 여도사가 속수무책으로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그녀를 땅바닥에 이렇게 오랫동안 누워있게 하였으니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

그러기에 이 뺨을 때린 강도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양희지는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얼굴의 반은 곧바로 붉어졌다.

백희연이 능소산인의 손에 넘어간 것은 여도사가 쳐놓은 그물이 여우 요괴를 제압하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

완전히 공교롭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불복하는 양희지를 힐끗 쳐다본 공혜리는 말했다.

“김씨 가문이 당신을 위해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줬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줄 알았나요?”

“양희지 씨. 정신 차리세요.”

“당신이 떼를 써서 막무가내로 무현 님에게 이혼을 강요한 순간부터 그것은 엄청난 실수였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고칠 줄 모르면 그만이지. 무현 님의 한계에 매번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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