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5화

“알았어. 알았어!”

백희연은 확연히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여 젊은 도사의 말을 끊고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

“네 말이 다 맞아. 됐지? 내가 감사 인사를 했는데 아직도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니 도리를 따지면 재미없지. 안 그래?”

젊은 도사는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공혜리는 그를 보고 공손히 말했다.

“도사님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젊은 도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수고를 치렀을 뿐인데요. 감사 인사는 염 거사님에게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부탁을 받아서 그저 그 일에 충성을 다 한 것뿐입니다. 저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면 저도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요.”

공혜리는 진심을 보였다.

“도사님 의리가 최고십니다. 그리고 안에 있는 양희지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그러자 태일은 대답했다.

“저는 그저 사람을 구하는 일만 책임질 뿐 다른 일은 염 거사님과 거래가 없었습니다. 다만 모두 하늘의 뜻이 있기에 막상 죽인다고 하여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쓸데없이 죄를 짓는 일이죠.”

공혜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태일은 백희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건 작은 일에 불과하죠. 진짜 큰 일은 아직 뒤에 있어요.”

원래 예정대로라면 그는 백희연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백희연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

“강요해도 소용없으니 운명에 따라야겠네.”

태일은 마음속에서 탁한 숨을 내쉬며 적지 않은 안도감을 느꼈다.

“여 거사가 무사히 지나갈지 아니면 먼지가 되어 날릴지는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네요.”

공혜리는 젊은 도사와 작별하고 가장 먼저 염무현에게 전화를 걸어 평안을 알렸다.

“아무 일 없었으면 됐네요.”

수화기 너머로 염무현은 말했다.

“제 쪽에서 일이 끝나자마자 최대한 빨리 돌아가도록 할게요.”

“네. 기다릴게요.”

공혜리는 얼굴을 붉혔다.

이성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매우 부끄러웠다.

그의 심장은 토끼처럼 마구 뛰었다.

한참 뒤 양희지는 허겁지겁 지하실에서 기어 나왔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김씨 가문에서 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