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방금 무슨 전화예요? 무슨 일 있으세요?”소정아가 물었다.소천학도 다급하게 물었다. “소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합니까?”염무현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집에서 작은 일이 생겼나 봐요. 이미 사람을 불러 처리하라 했어요.”소천학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무현 님의 심기를 건드리다니, 정말 죽고 싶은가 보군요.”염라대왕은 누가 마음대로 도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소천학이 무심코 한 말을 염무현은 새겨들었다.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양희지는 그의 정체를 몰랐지만 몇 차례 손을 써본 적이 있어 이미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자신은 서해시를 떠났지만 백희연을 서해시에 남겨두었다.백희연이 무림 연맹의 집법팀을 한 손으로 진압하고 평원을 초토화한 일은 이미 고대 무림계의 상층에선 비밀이 아니다.김씨 가문의 지위로서는 이 일을 모를 리 없다.김씨 가문이 알면 양희지도 아는 게 분명하다.백희연이 있는 줄 알면서도 감히 공혜리를 납치해 가다니, 뭔가 이상했다. 염무현은 양희지를 너무 잘 안다. 그녀는 분노에 겨워 이성을 잃을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일주일 내내 참고 있다가 갑자기 일을 벌였을 리 없다.그녀가 이렇게 하는 목적이 도대체 무엇인지 몰랐다. …서해시 교외에 자리 잡은 별장 호텔이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은 음산하고 습했다.위층의 모든 것이 다 있는 호화로운 룸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공혜리는 의자에 묶여 있었지만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겁먹은 기색도 없었다.이런 장면은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어린애 놀이 같은 것이다.심지어 상대는 양희지 같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미친 여자다.양희지는 값비싼 모피 코트를 몸에 걸치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든 채 계단을 천천히 내려갔다.“아가씨!”공혜리를 지키는 네 명의 가만 옷차림의 사람이 그녀를 향해 공손히 인사를 했다.눈을 똑바로 뜨고 턱을 치켜든 양희지는 도도하기 그지없는 공작새 같았다.“공혜리, 내 손에 들어올 줄 몰랐
“양희지 이 미친년, 빨리 나오지 못해?”별장 밖에서 백희연이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너 정말 간이 부었구나. 염무현의 사람까지 건드리다니. 정말 죽고 싶어?”공혜리가 1호 별장에서 끌려간 것은 아니었지만 백희연은 체면이 서지 않았다.그녀에게 집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1호 별장에 있는 사람들만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다.서해시에 남아 있는 모든 사람이 안전해야 한다는 뜻이다.무슨 일이 생기면 그건 모두 백희연의 책임이다.염무현이 전화를 하는 말투는 그녀를 꾸짖는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엄연히 청교의 여왕인데 체면이 구겨진 것 같았다. 그래서 백희연은 화가 났다.별장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데 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이로 인해 그녀는 화가 나서 바로 뛰어 들어가 크게 싸웠다.쿵!풍덩!사람을 보면 때렸고 물건을 보면 때려 부수었다.“양희지, 네가 안 나오면 내가 널 어떻게 못 할 것 같아?”백희연은 코웃음을 치더니 지하실로 통하는 계단을 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꺼운 철문이 백희연의 발길에 걷어차여 사분오열되었다.희미한 불빛 아래에 서 있는 양희지는 조금도 놀란 기색이 없이 말했다. “빨리 왔네.”“상급의 돈을 받으면 그를 위해 일을 해야지.”백희연이 말했다. 여전히 공혜리와 맞서려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당연히 공혜리와 우예원을 비롯한 그녀들이 자신을 제일 큰 적으로 여기고 사사건건 겨냥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그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공교롭게도 백희연도 그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숨기지 않고 자신이 여기에 나타난 것은 염무현 때문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밝혔다.“너희들 사이가 꽤 좋은가 보네?”양희지는 기둥에 등을 기댄 채 겁먹은 기색 없이 장난기가 가득했다. 양희지는 공혜리와 비해 오히려 더 냉정해 보였다.백희연이 그녀의 예상대로 나타난 것처럼 말이다. “눈먼 계집애들, 왜 하필이면 다 염무현 그 개자식을 좋아해?”이것이야말로 양희지가 화나 하는 점이
고귀한 청교 여우족인데다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청교의 여왕으로써 백희연은 요괴 같다는 말을 제일 듣기 싫어했다.더군다나 상대는 그녀가 싫어하는 부류였다.도사!그녀는 눈앞의 이 추하기 짝이 없는 여도사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이를 갈며 맹세했다.슥.손칼로 그물을 베었다하지만 백희연이 예상했던 고갈과 부패는 나타나지 않았다.그녀의 공격은 뜻밖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그물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갑자기 가속되었다.백희연은 급작스럽게 그물에 걸려들었다.그녀는 힘껏 발버둥을 쳤지만 효과가 없기는커녕 중심이 불안정하여 쓰러졌다.“이건 무슨 요법이야?”백희연은 계속 그물을 뜯었다.하지만 그물을 조일수록 팔다리는 걷잡을 수 없이 움츠러들었고 더 이상 몸부림칠 힘이 없었다.백희연은 땅바닥에 쓰러져 그물에 낚인 물고기 같았다.그러자 공혜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놀라며 말했다.“놀 만큼 다 놀았지?”“네가 제일 먼저 내 밧줄을 풀었으면 두 사람 다 잡히지 않았을 텐데.”백희연은 고집이 세서 말했다.“나까지 걸려들었는데 네가 할 수 있겠어? 너를 놓아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그녀는 곧 다시 여도사에게 말했다.“이 할멈아. 빨리 날 풀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네 뼈뿐만 아니라 너희 집 도관도 헐어버릴 것이다.”여도사의 법호는 능소산인이었고 북쪽의 장천관에서 왔다.그녀는 뻔뻔스럽게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좋아했고 자신을 선녀라고 칭하며 오랫동안 경성의 장씨 가문에서 일했다.양희지가 이번에 서해를 공격한 것은 김씨 가문과 장씨 가문이 뒤에서 기둥이 되어 받쳐주었기 때문이었다.“요괴 같은 년. 이 선녀에게 붙잡혔는데 감히 헛소리하다니. 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나 봐?”여도사가 손을 흔들어 먼지를 털어내자 그물이 다시 줄어들었다.“죽기 싫으면 듣기 좋은 말만 해. 내가 기뻐하면 너의 목숨 따위 하나는 살려둘지도 몰라.”백희연은 아파서 예쁜 얼굴이 일그러지고 찌그러졌지만 여전히 고집이 세어 쉽
“양희지 씨. 함부로 하지 마세요.”공혜리가 나타나자 즉시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함부로 굴지 말라고요?”양희지의 표정은 더욱 흉악해졌고 그녀의 두 눈은 사나운 빛이 가득했다.“제가 다시 온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난리 치지 말라고 하면 차라도 대접하면서 얘기나 하라고요?” 공혜리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양희지 씨. 일에는 반드시 근원이 있습니다. 당신이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무조건 후회할 겁니다.”“나중의 일은 나중에 얘기하세요.”양희지는 초심을 굽히지 않고 비수를 들고 공혜리의 곁으로 왔다.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살의가 가득했다.“요녀 같은 작은 회장님. 당신이 이렇게 다시 무덤 판 곳에 다시 들어갈 줄은 상상도 못 했죠?”양희지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게 바로 당신이 염무현을 선택해 한패가 된 꼴이에요.”옆에 있던 능소산인은 콧방귀를 뀌며 양희지의 행동에 대해 마음속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아까까지만 해도 양희지는 그녀가 말이 많은 게 싫어서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는데 이제 와서 스스로 쓸데없는 말을 하게 된 것이다.게다가 끝도 없이 말하고 있었다.‘바로 시작이나 하지. 이런 쓸데없는 말을 왜 하는 거지?’“배짱이 있으면 할멈을 죽여. 내가 말 한마디 하면 난 백희연이 아니게 될 수도 있어.”백희연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었다.“백희연 이 미친년아. 대장부는 눈앞의 손해를 신경도 쓰지 않아. 좋은 말 몇 마디 하면 어떻다고 그래?”공혜리가 다급하게 큰소리로 주의를 주었다.하지만 백희연은 얕보면서 말했다.“얘 같은 눈이 멀고 배은망덕한 사람에게 머리를 숙이라고? 나 백희연은 그런 창피한 짓은 하지 않아.”양희지는 화가 많이 났다.“요녀야. 죽을 때까지도 이렇게 고개를 쳐들고 있다니. 내가 먼저 너의 입을 찔러 저승에 가서 혀 없는 귀신이 되게 해줄게.”“작은 회장님. 당신도 다른 사람을 설득할 여유가 있다니. 다음은 당신 차례예요.”말을 마친
“귀여운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네. 난 마음이 넓으니 따지지 않을게. 하지만 멀리 꺼져줄 수 있다면 최대한 멀리 가. 알아들었지? 그렇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태일은 검의 칼날을 고르더니 정색하며 말했다.“젊은 도사 이 몸이 온 이상 당신들이 마음대로 죄를 짓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죠. 하물며 저는 남의 부탁을 받은 것이니 마땅히 충성을 다해야 할 일이고요.”10여 분 전 태일은 염무현의 전화를 받고 도움을 주기로 했다.그래서 그가 온 것이었다.“고집쟁이. 이 눈치 없는 놈아. 권하는 술을 마시지 않고 벌주를 마시려고?”능소산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네가 먼저 죽음의 강으로 뛰어들었으니 내가 무정하다고 탓하지 마라.”말이 끝나자마자 늙은 여도사는 쏜살같이 달려들었다.속도가 너무 빨라서 속도가 한 줄기 잔영으로 변한다.손의 불진을 힘껏 털었다. 하얀 갈기가 한 필의 흰 명주가 되어 태일을 향해 휘몰아쳤다.슥.한 필의 흰 명주는 공기를 찢고 귀를 찢는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지하실에서 양희지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우쭐거렸다.“당신 둘, 무슨 환상이라도 품지 마세요. 오늘 천왕이 와도 당신들을 구할 수 없을 거예요. 당신들의 작은 목숨은 내 손에 달려있을 겁니다.”다른 사람의 생사를 좌우하는 이러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지금은 그녀에게 더없이 유리했고 심지어 사람을 미치게 했다.그 시각 밖에서.퍽또랑또랑 따귀 소리와 함께 마치 폭탄이 튀어나온 듯한 그림자가 나뒹굴며 옆 숲을 내리쳤다.우지끈.뚝...큰 나무 두 그루를 연거푸 부수고서야 간신히 멈추었다.이 그림자는 당연히 능소산인이었다.그녀의 그 불진은 오래전에 자취를 감추었다.눈에서 불꽃이 튀고 머리가 윙윙거렸다.따귀를 맞은 손바닥 자국이 선명한 반쪽 얼굴이 금세 빨갛게 부어올랐다.가슴과 뱃속에서 기와 피가 심하게 들끓으며 마치 거센 파도처럼 통제되지 않았다.“와...”여도사는 애써 억눌렀지만 그래도 피를 내뿜었다.그녀는 반쯤 땅에 엎드렸고 전체적으
이 차가운 비수가 백희연의 목구멍을 찌르려고 하자 한 줄기 지풍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양희지의 손목에 명중했다.딸랑.양희지의 손목은 관통됐고 비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망나니 도사. 네가 뭔데 참견이야!”양희지는 피가 멈추지 않는 손목을 감싼 채 불복하여 기분이 나쁜 욕설을 내뱉었다.곧이어 두 줄기의 지풍이 날아들었다.하나는 공혜리를 향해 날아왔고 다른 하나는 백희연을 향해 날아왔다.양희지는 밖에 있던 젊은 도사가 무차별 공격을 하여 그 둘도 다칠 줄 알았다.그렇게 되면 양희지의 마음은 한결 편해질 것이다.두 지풍 모두 두 사람의 급소를 향해 날아갔기 때문이다.‘그냥 죽여버려. 안 죽어도 큰 중상을 입혀야지.’하지만 곧바로 양희지는 자신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펑.먼저 공혜리의 밧줄이 끊어졌다.곧이어 백희연을 옥죄던 그물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알고 보니 젊은 도사는 그들을 다치게 할 마음이 아니라 그들을 구하는 것이었다.백희연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양희지의 뺨을 때렸다.짝.양희지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백희연은 지금까지 이렇게 모욕당한 적이 없었다.별것 아닌 여도사가 속수무책으로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그녀를 땅바닥에 이렇게 오랫동안 누워있게 하였으니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그러기에 이 뺨을 때린 강도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양희지는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얼굴의 반은 곧바로 붉어졌다.백희연이 능소산인의 손에 넘어간 것은 여도사가 쳐놓은 그물이 여우 요괴를 제압하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완전히 공교롭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이에 불복하는 양희지를 힐끗 쳐다본 공혜리는 말했다.“김씨 가문이 당신을 위해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줬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줄 알았나요?”“양희지 씨. 정신 차리세요.”“당신이 떼를 써서 막무가내로 무현 님에게 이혼을 강요한 순간부터 그것은 엄청난 실수였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고칠 줄 모르면 그만이지. 무현 님의 한계에 매번 도전하다
“알았어. 알았어!”백희연은 확연히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여 젊은 도사의 말을 끊고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네 말이 다 맞아. 됐지? 내가 감사 인사를 했는데 아직도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니 도리를 따지면 재미없지. 안 그래?”젊은 도사는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공혜리는 그를 보고 공손히 말했다.“도사님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젊은 도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수고를 치렀을 뿐인데요. 감사 인사는 염 거사님에게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부탁을 받아서 그저 그 일에 충성을 다 한 것뿐입니다. 저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면 저도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요.”공혜리는 진심을 보였다.“도사님 의리가 최고십니다. 그리고 안에 있는 양희지는 어떻게 처리하나요?”그러자 태일은 대답했다.“저는 그저 사람을 구하는 일만 책임질 뿐 다른 일은 염 거사님과 거래가 없었습니다. 다만 모두 하늘의 뜻이 있기에 막상 죽인다고 하여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쓸데없이 죄를 짓는 일이죠.”공혜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태일은 백희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건 작은 일에 불과하죠. 진짜 큰 일은 아직 뒤에 있어요.”원래 예정대로라면 그는 백희연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다.그러나 백희연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강요해도 소용없으니 운명에 따라야겠네.”태일은 마음속에서 탁한 숨을 내쉬며 적지 않은 안도감을 느꼈다.“여 거사가 무사히 지나갈지 아니면 먼지가 되어 날릴지는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네요.”공혜리는 젊은 도사와 작별하고 가장 먼저 염무현에게 전화를 걸어 평안을 알렸다.“아무 일 없었으면 됐네요.”수화기 너머로 염무현은 말했다.“제 쪽에서 일이 끝나자마자 최대한 빨리 돌아가도록 할게요.”“네. 기다릴게요.”공혜리는 얼굴을 붉혔다.이성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매우 부끄러웠다.그의 심장은 토끼처럼 마구 뛰었다.한참 뒤 양희지는 허겁지겁 지하실에서 기어 나왔다.“아가씨. 괜찮으세요?”김씨 가문에서 온
“유씨 가문은 왜 왔지? 내 기억으로는 우리는 유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던 거로 기억하는데?”“지금 각 가문이 모두 우리를 피하는데 설마 무언가 태세가 전환한 건가?”“우리 소씨 가문과 유씨 가문이 파트너가 된다면 앞으로 여씨 가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여씨 가문뿐만 아니라 마씨 가문에서도 우리를 부러워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지 않을 수 없을걸?”소씨 가문의 집 대문 앞에 사람들이 둘러싸였다.다들 이 차에서 누가 내릴지, 소씨 가문에 나타난 목적이 무엇인지 추측하고 있었다.벤틀리가 멈추고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에나멜 하이힐을 신고 곧게 뻗은 검정 스타킹을 신은 다리가 밖으로 내디뎠다.그리고 잘록한 개미허리가 그녀의 직각 어깨를 더욱 잘 북돋아 줬다.거기다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로 카리스마가 돋보였다.정말 예쁜 여자아이였다.모든 사람의 눈이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했다.딱 봐도 귀족 같은 가정에서 태어난 자식처럼 온몸이 자신감이 넘친다. 다른 사람과 기세부터 달랐다.사실 소씨 가문의 여자아이들은 외모나 내면이 다른 집안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다.단지 그들은 남존여비 사상이 있었고 그녀들의 존재를 근본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하면 그녀들도 잘 싸울 수 있었다.그 중 소정아가 대표적이다.유시인은 벤틀리에서 내린 후에도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에 대해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오히려 스스럼없이 행동했다.이런 것 따윈 그녀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그녀는 아무래도 세상 물정을 잘 알고 있어서 모든 사람이 주목하는 가운데에도 그녀는 침착하고 자유자재로 행동할 수 있었다.유시인은 가볍게 입을 열어 꾀꼬리와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냈다.“서해의 유씨 가문, 후배 유시인, 특별히 소씨 가문의 어르신을 뵈러 왔습니다.”사실 그녀는 염무현을 보러 온 것이었다.이곳이 소씨 가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시인은 소천학에게 체면을 세웠다.염무현은 연홍도를 통해 그가 안성 유씨 가문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전했다.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