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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염무현 그 자식이 너무 심했어요. 어떻게 서인범을 저 정도로 만들어 놓을 수 있어. 저 정도로만 안 했어도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서씨 가문에 얘기를 잘 봐 달라고 할 수 있을 건데.”

남도훈이 난감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서운범이 내시가 됐으니 무슨 말이든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양희지가 동아줄을 잡듯 남도훈의 팔을 붙잡고 다급하게 말했다.

“아저씨한테 얘기해 봐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남도훈의 아버지 남기태는 소문난 주견이 없는 기회주의자로 공씨 가문과 서씨 가문 사이에서 요리조리 눈치만 보는데 별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다. 두 가문에서도 그냥 난처하게 하지 않을 뿐 어느쪽도 기회주의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남도훈도 남씨 가문과 서씨 가문이 교제가 있기는 하지만 사업상의 거래일뿐, 남기태의 인맥으로 서경철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분명 잘 알고 있었다.

“도훈 씨가 도와줄 수만 있다면 그 은혜에 두고두고 갚을 거예요.”

양희지가 장담했다.

남도훈은 여신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보며 미녀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일이 성사될지 안 될지는 상관없이 승낙부터 하고 보기로 했다.

“알았어요. 노력해 보겠는데 성사될지 안 될지 장담 못해요.”

“염무현의 목숨만 살려주시면 돼요. 우리 이제 서로 빚 다 갚은 거예요.”

양희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씨 가문 저택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정체불명의 남자 때문에 서씨 가문과 전쟁한다구? 절대 안 돼!”

장엄하고 위압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양복 조끼를 입고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는 공혜리의 둘째 삼촌 공규성이었다.

공규성은 외모와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인데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은 한없이 인자한 고상한 선비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는 무자비하고 교활한 성격으로 상대가 뼛속까지 미워하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세간에는 심지어 공씨 가문을 반드시 건드려야 한다면 공규성보다 공규석을 건드리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공규석이 도리를 따지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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