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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유시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했다.

“둘째 삼촌의 무례함에 다시 한번 사과할게요.”

염무현은 괜찮다는 듯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이내 그녀는 상자를 챙겨서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밖에서 차 문이 열리고 뒷좌석에 올라타려는 순간 유진강이 먼저 손을 뻗어 브로케이드 상자를 빼앗아 갔다.

“그나마 눈치는 있는 놈이군, 뻔뻔스럽게 어장검... 아니, 보물을 남겨두라고 하지 않는 걸 보니! 아니면 끝장을 봤을 거야.”

유진강은 겉으로 틱틱거려도 사실상 속으로는 이미 염무현의 감정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건 단도가 틀림없다.

“삼촌, 그게 무슨 헛소리죠?”

유시인이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현 씨는 애초에 단도를 탐낼 생각조차 안 했죠. 이런 물건 따위 안중에도 없었고, 삼촌이 떠나고 나서 눈길조차 주지 않았어요. 소인배의 마음으로 어찌 대인군자의 아량을 헤아리겠어요?”

유진강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거 다 연기니까 믿지 마. 설령 죽음의 단도를 모방한 짝퉁이라고 해도 법기인 건 변함없어. 무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골동품인데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어?”

유시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삼촌, 오늘 진짜 너무했어요. 어쨌거나 방문해서 도움을 청하는 입장으로서 아무런 준비를 못 한 건 둘째치고 무현 씨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했을뿐더러 대놓고 면박을 주다니, 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짓이죠. 무현 씨가 없는 얘기를 지어내는 분은 아니라서 진짜 불길한 물건일지도 모르니 얼른 처분해요.”

유진강은 마치 보물처럼 브로케이드 상자를 품에 끌어안고 두 눈을 부라렸다.

“안돼! 이렇게 좋은 걸 어찌 다른 사람한테 그냥 주겠어? 넌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참, 둘이서 합작 건에 관해 얘기한다더니, 잘 해결했어?”

유시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날아갔어요, 무현 씨가 거절했어요.”

그녀의 말뜻은 사실 유진강의 무례한 행동을 꼬집으려는 의도였다.

다시 말해서 이런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을 쫓아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많이 배려해줬다는 뜻이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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