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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운하문 고지형일세.”

노인은 느긋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손명호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그동안 오만방자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이내 전전긍긍하며 물었다.

“당신이 그... 이런! 운하문 수장에게 패배를 당한 거였군. 상대방을 너무 얕잡아본 내 탓이지, 져도 싸네!”

운하문 고지형은 북쪽 무림계에서 가히 전설로 통했다.

그에 관해 제일 흥미진진한 소문이 바로 실력을 감추고 있다가 상대방이 방심한 틈을타서 대승을 거둔다는 것이다.

게다가 평범한 외모와 볼품없는 몸매는 물론 분위기마저 일반인과 다를 바 없기에 종종 상대방의 무시를 당하고는 했다.

그러나 얕잡아본 결과는 왕왕 처참했다.

무림계에서 고지형의 손에 죽은 마스터급 고수만 하더라도 열 몇 명이 된다는 기록이 공식적으로 존재했다.

이로 인해 그는 마스터 킬러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따라서 손명호가 고지형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놀란 표정을 지은 이유도 납득이 갔다.

“뭐 임마? 넌 그렇다 쳐도 우린 어떡해?”

김범식은 화가 난 나머지 그를 향해 고래고래 외쳤다.

본인의 자만심 때문에 공씨 가문의 전 재산을 걸지 않았는가?

손명호는 의기소침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 채 공혜리의 눈을 쳐다볼 엄두도 못 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죠. 100% 내 탓이라고 하기에는 무리 아닌가요? 나도 이런 결과가 있을 줄은 몰랐지...”

공혜리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뻔뻔스러운 사람이 다 있다니.

“1승 1패네요.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누구를 출전시킬 예정인가요?”

백발남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역시나 그의 예상대로 모든 게 흘러갔다.

공혜리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공규성이 뻔뻔스럽게 다가왔다.

“혜리야, 아까 왜 덥석 승낙한 거야? 역시나 아직 어리군, 경험이 미흡한 탓이지, 뭐. 이제 어떡하지? 우리한테 아주 불리한 상황이라고.”

공혜리가 발끈했다.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겼는데요!”

“내 잘못 아니야, 경기하겠다고 대답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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