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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누가 함부로 결정하라고 했죠?”

공혜리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멋대로 행동하다니? 자신이 안중에 없다는 뜻이지 않은가?

“혜리 씨, 겁먹을 필요 없어요.”

손명호는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들 같으니라고, 흠씬 두들겨 맞아야 정신 차릴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나한테 맡겨요, 고작 경기 따위 저 혼자 출전해도 충분하니까.”

그는 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사실 상대방이 막무가내로 제시한 요구는 단칼에 거절할 권리가 있었다.

무림계 룰은 개뿔, 듣도 보도 못한 소리였다.

설령 있다고 해도 코딱지만 한 서해시에서 지방 출신의 촌놈이 요구를 제안할 입장은 아니었다.

손명호가 제멋대로 구는 바람에 그녀는 페이스를 잃게 되었다.

분명 주도권을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상대방에게 순순히 내어주는 꼴이지 않은가?

“만약 지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를 생각해 본 적은 있나요?”

공혜리가 분노를 억누르고 되물었다.

그나마 손명호가 합류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절대로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무슨 망언이죠? 내가 지다니?”

손명호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고대 무술 능력자가 된 이후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죠. 당신들은 옆에서 구경만 하면 돼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알겠죠? 제가 좋은 구경거리를 보여줄 테니까.”

백발남은 목적을 이룬 듯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혜리 씨,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데 약속은 지켜야죠? 만약 결정을 후회한다면 패배로 여기고 똑같이 모든 재산을 내놓아야 해요.”

공혜리가 씩씩거리며 손명호를 흘겨보았다.

“지기만 해 봐요.”

“걱정하지 마세요.”

손명호는 시종일관 안하무인인 모습으로 일관했다.

물론 규칙을 모르는 게 아니라 단지 속으로 나름대로 꿍꿍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이번 기회를 빌려 공씨 가문 사람 앞에서 막강한 실력을 선보일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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