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심각한 건 염무현이 약혼식장에 나타났다는 것이었다.마 마스터님도 그를 막을 수 없었는데 그곳에는 염무현의 적수가 될 만한 사람이 더더욱 없었다.“염무현, 대체 뭘 하려는 거야?”김준휘는 미간을 찡그리고 오히려 화를 내며 말했다.“오늘은 나와 희지가 약혼하는 좋은 날이야. 네가 달려와 소란을 피우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렇게 희지가 잘 지내는 꼴을 못 보다니. 남자로서 너무 옹졸한 게 아니야?”김준휘는 오히려 나쁜 사람이 먼저 고자질하는 데 능할 뿐만 아니라 이간질도 잘했다.그는 지금 정의를 대변하며 염무현을 비난하고 있었다.바로 그때 한 여인이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염무현, 감히 네가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우리 딸이 좋은 사람을 찾으니 질투해서 일부러 트집을 잡는 거야?”서아란은 방금 다른 사모님들에게 한껏 자랑하고 있었고 오만함이 끝이 없을 정도였다.딸이 부잣집에 시집갔으니 어머니인 그녀도 자연스럽게 사모님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너희들은 우리 양씨 집안이 부러워 죽겠지?’여기서 충돌이 일어나자 서아란이 급히 달려와 염무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래. 이 개자식이 능력이 늘었나 봐? 혼자 왔을 뿐만 아니라 여우 요괴 같은 놈을 두 명이나 데리고 와서 약혼식을 망치려고 해? 당장 꺼져. 알았지? 경호원, 이 개 같은 자식을 당장 쫓아내.”염무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말했다.“이 막돼먹은 여자 같으니라고. 감히 날 욕해? 정말 간땡이가 부었구나. 너나 먼저 꺼져!”백희연은 말하며 서아란을 발로 걷어차 날려 보냈다.백희연은 청교의 여우족이었고 게다가 신분이 고귀한 여왕이었다. 여우라고 그녀를 부르는 건 그래도 괜찮았지만 여우 요괴 같은 놈이라고 부르면 안 되었다.고귀한 여우족 여왕과 여우 요괴 같은 놈은 천차만별이었다.게다가 여우 요괴 같은 놈이란 말은 나쁜 욕이었다.팍!서아란은 무려 7~8미터나 날아가다가 땅에 심하게 넘어졌고 술을 놓았던 테이블이 무너지면서 그녀는 얼굴에 물벼락을 맞았고
“염무현, 정말 너무해.”양희지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서 소리쳤다.“다른 사람이 우리 엄마를 때리게 한 것도 모자라 감히 그렇게 심한 말을 해? 아무리 어째도 우리 엄마는 너보다 어른인데 너무 심한 거 아니야?”그러자 염무현은 경멸의 웃음을 지었다.“어른이라고? 그럴 자격이 없어. 넌 네 엄마가 소중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눈에는 하찮은 쓰레기 같은 사람이야. 우리 둘은 이혼한 사이인데. 무슨 자격으로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야?”“염무현, 너 정말!”양희지는 화가 많이 났다.그러자 염무현은 차갑게 말했다.“다행인 줄로 알아. 만약에 내가 손을 썼다면 네 엄마는 욕할 기회도 없이 바로 죽었을 거야.”양문수는 원래 나서서 염무현을 욕하려고 했다.하지만 아내의 처참한 모습을 보자 목구멍까지 왔던 말을 다시 삼켰다. 그리고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계속 말했다.‘참자. 참자.’염무현을 화나게 하면 그에게 아무런 좋은 점도 없었다.염무현이 서아란에게 대한 태도를 봐서는 예전처럼 함부로 그에게 뭐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지금의 염무현은 전혀 옛정을 생각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해서 양문수는 너무 찌질했다.그의 아들 양준우는 더 못났다. 엄마가 맞았는데도 그는 잘 익은 보리처럼 머리를 푹 숙이고 아무것도 못 본척하며 찍소리도 못 냈다.바로 그때 요란한 발소리가 들려왔다.검은 옷차림의 건장한 남자 수십 명이 사방에서 달려와서 염무현과 백희연을 사이에 두고 겹겹이 에워쌌다.“하하하!”김준휘는 갑자기 방자한 웃음을 터뜨리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방금 서아란과 양희지가 염무현을 욕할 때도 침묵을 지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지금 그는 자신이 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염무현, 네놈이 대단한 것은 쿨하게 인정할게. 너의 실력은 정말 우리 상상을 초월했어. 심지어 마 마스터님도 너의 손에 죽었어.”김준휘는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네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총 앞에서는 안 될 거야. 네
김씨 가문의 최종적인 목표는 용국에서 큰일을 하는 것이었다.앞으로 모든 사업의 중심은 용국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고 원래 사업상의 일은 김민재와 김준영에게 맡기고 김준휘는 그가 가장 잘하는 인맥 관리를 하려 했다.지금 김민재는 죽고 김준영은 폐인이 되었으니 이런 일들은 당연히 김준휘가 도맡아 해야 했다.국제 형사를 하든 말든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염무현, 오늘 너의 피로 내가 잃었던 것들을 전부 찾아오겠어.”김준휘의 표정은 갈수록 더 험악해지고 있었다.“김씨 가문의 총에 죽는 것을 넌 영광으로 생각해. 두 미녀분은 어리고 경험이 없어서 쓰레기 같은 염무현에게 속은 것을 봐서라도 내가 너그럽게 용서해 줄게. 지금 당장 염무현과 관계를 깨끗하게 정리한다면 너희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아직 이렇게 젊은데 염무현 같은 사람과 함께 죽을 필요는 없잖아?”김준휘는 너그럽고 여자들을 아끼는 척하는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김준휘는 전혀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염무현이 죽기 전에 곁에 있는 사람에게서 배신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그건 분명히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물론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이렇게 예쁜 여자는 죽으면 아주 아쉬웠다.“이 자식은 너무 가식적이야.”백희연은 경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정말 보기만 해도 징그러워서 토할 것 같아. 아무 쓸모 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을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심지어 이런 사람에게 시집을 가지 못해 안달이 나다니. 설마 눈이 먼 거야?”그 말은 분명히 양희지가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눈은 멀지 않았지만, 마음이 먼 거죠.”연희주가 말했다.어린 계집애가 이런 도리가 깊은 말을 하자 염무현은 깜짝 놀랐다.그러자 양희지의 안색은 선명하게 나빠졌다.김준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두 계집애가 주제 파악이 전혀 안 되네. 그러면 내가 못된 사람이라고 탓하지 마.”“형,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요. 저 자식들은 살려줄 필요도 없어요.”김준영은 염무현이 처참하게
윙!한 줄기 금빛이 번쩍였다.곧이어 빛이 사방으로 비쳤다.염무현은 분명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온몸에 황금빛으로 촘촘히 짜인 벽이 나타났다.황금빛 벽이 반짝이며 백희연과 연희주를 보호해 주고 있었다.탕! 탕!우박 같은 총알이 사방팔방에서 날아왔다.하지만 총알들이 황금빛 벽에 닿자마자 거대한 힘에 이끌려 멈춰 섰다.이 기괴한 장면은 마치 시간이 정해진 것 같았다.샛노란 총알은 황금빛 벽에 의해 멈췄으나 여전히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고대 무술 능력자나 일반인이나 모두 그 모습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이건 분명히 모든 사람의 인식을 뒤집었다.많은 사람은 자신이 환각을 느꼈거나 눈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손으로 눈을 힘껏 비볐다.“아니. 이게 어떻게 가능해?”김준휘는 눈을 부릅뜨고 놀라서 입을 떡하니 벌렸다.총을 쏘았던 사람들은 더 놀라서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이건 총알인데? 이럴 수가.’일부 능력이 훌륭한 고대 무술 능력자는 총알을 피하거나 총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총 한두 자루의 상황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총이 수십 자루가 있었다.게다가 또 다른 방향과 각도에서 사격하는 상황이었기에 아무리 대마스터라도 피할 수 없었다.설령 아무리 대단한 방어 능력이 있다고 해도 몇백 개의 총알이면 어떤 방어벽도 뚫고 사람을 죽일 것이다.지금 눈앞의 상황은 분명히 총잡이들의 인식을 뛰어넘었다.그들은 염무현의 몸에 옥으로 만든 팔찌가 있을 줄은 몰랐다. 호신 주술이 일단 발동되면 스나이퍼 총알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더구나 지금 그들의 손에 쥐고 있는 건 권총뿐이었다.순간 총잡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되는 대로 방아쇠를 잡아당겼다.탄창 안에 총알이 없어졌는데도 그들은 바꿀 생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호신 주술은 방어하는 역할이었고 그리고 공격을 도맡아 하는 건 금광 주술과 제흉 주술이었다.이런 졸개들을 상대하는 데는 세 가지 주술을 전부 쓸 필요가 없었다.금광 주술 하나만으
설령 총알이 화살처럼 쌩쌩 스쳐 지나가도 그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김준휘가 끌어당기는 바람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휠체어에 앉아 있던 김준영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총알 여러 발을 동시에 맞았다.이내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갔고, 특히 가슴 부분에 옷이 뻥 뚫리면서 피가 빠르게 흘러나왔다.“형님, 지금... 뭐 하는 거죠?”김준영은 목이 바짝 마르더니 힘없는 어조로 말했다.친형이라는 사람이 무자비한 총알을 피하려고 동생을 방패막이로 삼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를 쳐다보는 김준휘의 눈빛은 감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김준영은 형의 속내를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어차피 불구가 된 이상 평생 폐인으로 살아가야 할 텐데 자기 대신 총알받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는 의미를 분명히 내포하고 있었다.“형님...!”김준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와 동시에 김준휘의 눈빛을 읽어 낸 자신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털썩!휠체어에서 떨어진 그는 저격수와 마찬가지로 뜬 눈으로 생을 마감했다.김준휘의 얼굴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재빨리 뒤로 물러나 양희지의 곁에 다가가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양희지는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똑같이 그의 방패막이 신세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이미 간파했다.곧이어 눈살을 찌푸리더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아직 또 다른 히든카드가 남아 있으면 어디 한 번 선보이던가? 나중에 후회하지나 말고.”염무현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김준휘가 총을 쏘게 한 행위에 대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었다.현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고, 수십구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어 피바다를 이루었다.이런 장면을 처음 목격한 사람들은 모두 허리를 굽힌 채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순간, 구토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김준휘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더는 남아 있는 카드는 없었고, 이미 죽은 저격수들이 현재로서 가장 큰 버팀
“무현 오빠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니? 난... 아니, 여기 다 오빠만 보려고 왔는데?”우예원의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성격 탓에 평소에는 절대로 공공연하게 이런 말을 못 했다.“만약 무현 씨만 동의한다면 당장 결혼해서 첫날밤도 보낼 수 있어요.”우예원과 달리 하지연은 훨씬 더 대범했고, 간도 커서 못 하는 말이 없었다.이은서는 소극적이지도 적극적이지도 않게 본인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말했다.“나도 결혼할 거예요.”마지막으로 공혜리가 허둥지둥 속마음을 밝혔다.“난 예물도 필요 없어요. 심지어 SJ그룹을 무현 님께 드려도 되거든요.”이런!그제야 사람들은 네 명의 미녀가 염무현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보란 듯이 한 방 먹은 양희지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염무현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말하자마자 여자들이 우르르 찾아와 연이어 고백하는 장면이 펼쳐지다니?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었다.연희주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하얀 손을 슬며시 들어 올리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저도 사부님의 여자친구 할래요, 물론 결혼도 가능하고.”이 여자들이 미쳤나?염무현이라는 놈이 대체 뭐가 그리 잘난 거지?이렇게 많은 미인이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연희주의 예쁜 얼굴은 점점 더 빨개졌지만, 쑥스러운 나머지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백희연을 향해 계속 눈짓했다.“나?”백희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연희주뿐만 아니라 공혜리를 포함한 여자들도 시선을 옮겼다.마치 동의해 주지 않으면 공공의 적으로 간주할 것 같은 기세를 내뿜었다.백희연은 어이가 없었다.물론 염무현을 유혹해볼까 싶어서 여우족 매혹술을 다시 수련해야겠다고 마음조차 먹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염무현과 결혼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었다.무려 청교의 여왕인데...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신분을 가졌다 한들 어쩌겠는가? 결국은 고분고분 주인님으로 모셔야 하는 신세이지 않은가?어찌 됐든 그녀는 여우족으로서
양희지가 김준영의 형과 약혼한다니?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이내 하지연과 이은서, 그리고 공혜리를 불러 염무현의 기를 세워주기 위해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공혜리는 의상, 메이크업, 헤어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했고, 여자 넷은 한껏 꾸민 채 메리어트 호텔로 향했다.마침 염무현에게 면박 주는 양희지를 보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려들었다.그제야 양희지는 정작 본인이 어릿광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하객들의 놀림과 조롱 섞인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양희지, 너 말실수했어.”염무현이 정색하며 말했다.난생처음 느껴보는 굴욕에 화가 난 그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말실수라니? 네가 이런 놈일 줄은 몰랐어! 전처를 모욕하면서 성취감이라도 느끼는 거야?”염무현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말끝마다 약혼식을 망치러 왔다고 하는데, 내가 도착해서 지금까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짓을 했다고 그래? 어디 대답해 보던가? 상대방이 먼저 도발하니까 맞받아치고, 선제공격을 날리니까 반격했을 뿐 그렇다고 가만히 서서 넋 놓고 김준휘가 고용한 저격수의 총에 맞아 죽을 수는 없잖아? 나보다 더 좋은 남자한테 시집가는 꼴을 못 봐서 약혼식에 찾아와 훼방을 놓는다니? 웃기고 있네,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이지?”양희지는 그의 말을 당연히 믿지 않았고 곧바로 큰소리로 반박했다.“말은 누가 못 해? 그럼 여기 왜 왔는데?”“네 잘나가는 약혼자한테 물어봐.”염무현이 싸늘한 눈빛으로 김준휘를 노려보자 흠칫 놀랐다.“나랑 뭔 상관?”“멍청한 놈, 현염초만 아니었으면 굳이 이 역겨운 곳까지 와서 구역질 나는 면상을 봐줄 이유가 있을까?”염무현이 버럭 외쳤다.양희지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그게 뭔데?”연희주가 걸음을 옮기더니 바닥을 차고 공중으로 붕 날아올라 피라미드를 이룬 선물 더미 꼭대기에서 박스 하나를 들고 착지했다.“이게 바로 현염초에요. 우리 사부님의 물건인데 뻔뻔스러운 마범구에게 도둑질당하고 말았죠.”그리고
양준우는 김준휘의 인간 방패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사실 조금 전 친동생을 방패막이 삼아 끌어당겼을 때 잘못됐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되레 김준휘의 빠른 반응 속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만 있다면 남을 희생하는 게 뭐가 그리 대수인가?만약 김준휘가 죽으면 부잣집 처남이라는 신분을 잃게 되지 않는가?따라서 김준휘와 김준영 중에서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그러나 이제 와서 크나큰 착각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동안 존경하고 우러러봤던 매형은 정녕 인간도 아니었다.본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동생을 희생하는 건 물론 처남도 예외는 아니었다.심지어 아직 누나와 결혼하지도 않았고, 오늘은 단지 약혼식에 불과했다.신랑이 되려면 적어도 처남과 예비 장인 장모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써도 모자랄 판이지 않은가?따라서 무의식중으로 그가 설령 이 세상 모든 사람과 적이 되더라도 예비 처남만큼은 다치게 하는 일이 없을 거로 여겼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다시피 스스로 과대평가한 것은 물론 더욱이 김준휘의 파렴치함을 과소평가한 듯싶었다.물론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버렸다는 게 함정이었다.양희지와 서아란, 양문수 일가족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세 쌍의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시무시한 장풍이 곧장 양준우의 몸을 강타했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양준우는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곧이어 무방비 상태에서 공중에 거꾸로 날아올랐고, 등 뒤에 숨은 김준휘도 공격을 피하지는 못했다.설령 육탄 방어해주는 방패가 막아주고 있더라도 고통스러운 건 매한가지였다.장풍의 막강한 파워는 육체를 뚫고 그에게 직격탄을 날렸다.김준휘는 무거운 망치로 가슴을 내린 친 듯싶었고, 복부에는 기운이 성난 파도처럼 난폭하게 일렁거렸다.쿨럭!이내 피를 토해낸 탓에 양준우의 등이 빨갛게 물들었다.쨍그랑!그리고 등이 유리창에 부딪히면서 양준우와 함께 아래로 추락했다.곧바로 ‘우당탕’하는 요란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