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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설령 총알이 화살처럼 쌩쌩 스쳐 지나가도 그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김준휘가 끌어당기는 바람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던 김준영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총알 여러 발을 동시에 맞았다.

이내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갔고, 특히 가슴 부분에 옷이 뻥 뚫리면서 피가 빠르게 흘러나왔다.

“형님, 지금... 뭐 하는 거죠?”

김준영은 목이 바짝 마르더니 힘없는 어조로 말했다.

친형이라는 사람이 무자비한 총알을 피하려고 동생을 방패막이로 삼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를 쳐다보는 김준휘의 눈빛은 감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준영은 형의 속내를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어차피 불구가 된 이상 평생 폐인으로 살아가야 할 텐데 자기 대신 총알받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는 의미를 분명히 내포하고 있었다.

“형님...!”

김준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와 동시에 김준휘의 눈빛을 읽어 낸 자신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털썩!

휠체어에서 떨어진 그는 저격수와 마찬가지로 뜬 눈으로 생을 마감했다.

김준휘의 얼굴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재빨리 뒤로 물러나 양희지의 곁에 다가가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양희지는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똑같이 그의 방패막이 신세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이미 간파했다.

곧이어 눈살을 찌푸리더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직 또 다른 히든카드가 남아 있으면 어디 한 번 선보이던가? 나중에 후회하지나 말고.”

염무현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김준휘가 총을 쏘게 한 행위에 대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현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고, 수십구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어 피바다를 이루었다.

이런 장면을 처음 목격한 사람들은 모두 허리를 굽힌 채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순간, 구토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김준휘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더는 남아 있는 카드는 없었고, 이미 죽은 저격수들이 현재로서 가장 큰 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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