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얼굴에서 느껴지는 끈적이는 촉감에 마정식은 손가락을 내려다보더니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의 볼에 족히 3cm 가 넘는 상처가 생겼는데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누구야?! 감히 날 기습해?”마정식은 조금 전에 봤던 흰색 그림자가 떠올랐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정확히 뭔지 알 수가 없었다.이내 대원들에게 물었지만 다들 어리둥절했고, 아예 눈치채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너희 둘이 한 짓이지?”마정식은 볼을 부여잡고 염무현과 연희주를 향해 버럭 외쳤다.“수비대 대원을 공격하면 무슨 죄를 짓는지 정녕 몰라? 이점만으로도 평생 감옥에 가둬둘 수 있거든? 어디 한번 해 봐?”연희주는 그들의 가슴 앞에 달린 뺏지를 가리키며 되받아쳤다.“공직자로서 함부로 남을 비방하면 더 엄중한 처벌을 받을 텐데,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우리가 그랬다는 거지? 증거 있어?”마정식의 화가 한풀 꺾였다. 얼굴에 흉터가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으니 미치고 팔짝 뛰었다.“얼른 수갑 채워!”마정식이 큰 소리로 외쳤다.연희주가 반항하려는 순간 염무현이 그녀를 제지했다.대체 어떤 간덩이가 부은 놈이 감히 염라대왕을 건드리는지 두고 볼 작정이었다.“흰둥이, 넌 집 지켜.”백희연이 공격하기 전에 염무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니면 이 사람들은 죽고도 남을 것이다.마정식을 포함하여 다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염무현과 연희주는 차에 실려 빠르게 떠나갔다.이내 별장 후문에 날카롭게 번뜩이는 새빨간 눈동자가 나타났다.“왜 가만히 있으라는 거야! 고작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놈들을 봐주는 이유는 대체 뭐람?”백희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인간은 정말 복잡하고 알 수 없는 뇌 구조를 가졌군. 나라면 바로 죽였을 텐데, 시간도 아끼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도 줄이고, 성가심도 모면하고 얼마나 깔끔해!”서해시 수비대.2층 회의실과 옆에 있는 취조실은 세인시에서 온 사람들이 차지했다.고진성은 관계
마정식이 싸늘하게 웃었다.“지금 어떤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지 아직 모르나 본데, 난 세인시는 물론 전국 수비대를 통틀어 한자리하는 거물이야. 게다가 동료들이 높이 평가해준 덕분에 냉혈 판사라는 존칭을 얻게 되었어. 세인시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하가 아니라 윗선을 만나야 하며, 판사 앞에서는 괜히 나대지 말라는 소리를 알 거야. 물론 그 사람은 바로 나, 마정식을 가리키지.”상대방이 이 정도로 떠들어 댔는데 어찌 마냥 무시하겠는가? 염무현이 이내 한마디 보탰다.“그래서?”“즉, 내 손에 붙잡힌 놈들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다는 뜻이지.”마정식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대답했다.“따라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 싫다면 죄를 인정하는 선택지밖에 없어. 절대로 버틸 생각하지 마. 나한테 죄를 인정하게 할 방법은 차고 넘쳤거든? 물론 그 과정에서 인도주의를 실천할 거로 보장하기는 힘들어. 무슨 뜻인지 이해했지?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심문을 시작할게. 염무현, 귀한 약재인 현염초를 훔쳐 간 죄행을 인정해?”염무현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아니, 원래 내 거야. 자기 물건을 도로 가져가는 건 당연한 일이야.”“헛소리하지 마!”마정식이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방금 한 말을 이해 못 한 거야? 아니면 귀가 먹어서 듣지를 못한 거야?”“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는데 들어줘야 할 이유라도 있나?”염무현이 되묻자 마정식이 비열하게 웃었다.“끝을 보기 전에 포기할 생각이 없나 보네? 지금까지 했던 말이 장난처럼 들려? 물론 본인은 끝까지 잡아뗄 수 있지만 여자친구도 큰코다치게 놔둘 거야?”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음흉한 눈빛으로 연희주를 훑어보았다.“날 협박하는 건가?”염무현의 물음에 마정식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어쩔래? 여긴 내가 왕이고, 칼자루는 나한테 쥐어져 있어! 알겠냐? 넌 고작 도마 위의 생선에 불과할 뿐 설령 빠져나갈 구멍이 있더라도 어차피 죽게 될 운명이지.
취조실 옆의 회의실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그놈이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제 상사인 위석현에게 보고한다고 굽신거리는 마정식의 모습은 방금 취조실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십 분도 채 안 걸려서 혼이 다 나가서 아무리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위석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여자친구도 잡아 왔지? 그럼 아주 볼만하겠네.”“세상에 제 여자가 고통받는 걸 눈 뜨고 볼 수 있는 남잔 없어.”“그리고 남자가 연상이고 여자가 연하일 땐 더 그런 법이지. 남자는 저보다 어린 여자 앞에서 더 강하고 멋져 보이고 싶거든.”마정식이 아부하며 맞장구를 쳤다.“역시 사령관님이십니다! 어떻게 한마디로 제일 중요한 걸 딱 짚어 주십니까?”“저는 그냥 사령관님이 시키신 대로 여자도 잡아 왔을 뿐이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그런데 방금 사령관님 말씀 들으니까 바로 알겠더라고요. 역시 사령관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그 아부에 위석현은 크게 웃으며 손을 저었다.“자네도 잘 보고 판단하면 나처럼 될 수 있을 거야.”“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사령관님 옆에서 많이 보고 배우겠습니다!”마정식이 이때다 싶어 아부를 할 때 갑자기 위층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들어와서 소리 질렀다.“고 대장님! 큰일 났습니다!”방원혁이 갑자기 소리 지르며 들어오자 보고서를 쓰고 있던 고진성이 깜짝 놀라며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떨구었다.“뭐 하는 짓이야! 내가 침착하라고 몇 번을 말해?! 언제나 냉정하고 차분해야 한다고!”고진성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방원혁을 나무랐다.“너는 이 건물의 부대장이야. 네가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다들 어떻게 널 믿고 따르겠어?”“지금 진급 보고서 쓰고 있는데, 네가 자꾸 이러면 내가 마음 놓고 수비대를 너한테 맡길 수나 있겠어?”이어지는 질타에 방원혁이 서둘러 해명을 했다.“제가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라 정말 큰일이 났다고요.”“아
방원혁은 그 뒤를 다급히 따라가며 고진성을 진정시켰다.“언제는 침착하고 냉정해야 한다면서요? 하늘이 무너져도 표정 하나 변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으면서.”“언제적 산이야!”고진성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염무현 님이 우리 구역에서 잘못되면 내가 무슨 낯으로 더 살겠어?”“수비는 물론이고 서해시 전체가 곤란해진다고!”“그렇게 큰일이에요?”방원혁은 염무현이 실력도 강하고 의술에도 능해 고진성 남매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 건 알고 있었지만 그의 숨겨진 신분이 염라대왕인 건 몰랐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앞에서 걷고 있던 고진성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었다.마정식과 위석현이 제발 아무 짓도 하지 말라고.안 그러면 염라대왕의 진노에 온 서해시가 피바다가 될 거니까.아래층에 도착한 고진성은 진경태와 공규석에게 문자부터 보냈다. 한편 공 씨 집안에서는 공혜리가 아빠와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부녀가 웃음이 끊이질 않는 게 아주 사이가 좋아 보였다.그때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문자를 확인한 공규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탁!그리고 국그릇을 바닥에 내리치고는 소리쳤다.“어딜 감히! 감히 누굴 건드려!”“아빠, 왜 그래요?”오랜만에 아빠가 화내는 걸 본 공혜리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김씨 집안이 뒤에서 수작을 부리며 아빠를 두 번이나 암살하려 했을 때보다 더 크게 내는 화였다.“당장 수비대로 사람 보내!”“세인시 수비대 사람이 염무현 님에게 현염초를 훔쳤다는 누명을 씌워서 잡아들였어!”그 말을 들은 공혜리도 불같이 화를 냈다.“죽을 짓을 찾아서 하네요.”“현염초는 애초에 무현 님 건데, 그딴 이유로 사람을 잡다니요! 아무런 근거도 없이!”공규석은 옷을 입으며 말했다.“일부러 누명을 씌운 거지. 어디 이딴 말도 안 되는 죄명을 갖다 붙여.”한편 진씨 집안에서는 진경태가 단도를 들고 수비대로 달려가려고 하고 있었다.“여보, 진정해요!”고서은이 그런 진경태를 말리며 말했다.“무슨 일인데 칼부터 집어 들어요! 말로 해
수비대 2층에서는 요란한 발걸음 소리가 연달아 나더니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빽빽이 둘러섰다.그렇게 원래는 조용하기만 했던 곳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한편 회의실에 있던 위석현은 제 비싼 시계를 내려다보며 눈썹을 꿈틀거리고 있었다.“시간 꽤 지났는데 왜 아직 말이 없어?”그에 마정식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사령관님. 제 방법이 통할 겁니다. 곧 다 얘기할 겁니다.”“그래, 서둘러!”“속전속결로 끝내야지. 나 좀 있다 장인어른 뵈러 가야 해.”마정식은 이제야 알았다며 제 손으로 이마를 치며 자책했다.“아이고, 제가 그걸 깜빡 잊었네요!”“사령관님 장인어른도 저희 사령관님이셨죠. 마침 서해 분이시네요.”“죄송합니다! 제가 잘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사령관님 일에 차질이 생기게 둘 순 없죠.”위석현이 중년에 갓 접어든 나이에 사령관이라는 자리에까지 올라가고 세인시 수비대까지 도맡게 된 건 다 장인을 잘 만난 덕분이었다.십 년 전 장인이 이미 제 사위를 위해 길을 잘 닦아놓아 주었기에 지금의 위석현이 아무 탈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수 있는 것이었다.“얼른 가봐!”위석현이 득의양양하게 말하자 마정식은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 했다.그런데 그가 문을 열기도 전에 누군가 문을 차며 방안으로 들어섰다.펑!문 한쪽은 그 충격에 나가떨어졌는데 문에 달린 금속 장식마저 다 일그러져 있었다.“고 대장?”위석현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여긴 무슨 일이죠?”직무로 따지면 고진성은 위석현보다 아래에 있었다. 그러니 고진성은 진작에 부하 된 입장으로 상사에게 인사를 전하러 왔어야 했다.하지만 위석현이 안건을 처리한다고 급하게 온 데다 다른 일들까지 더해져 둘은 자연스레 서로를 터치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고진성이 갑자기 위석현을 찾아오고 게다가 화나 보이는 모습으로 왔으니 위석현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무너진 문 뒤로 위석현도 밖에 늘어선 병사들을 보았기에 둘 사이에 긴장감
고작 사령관 자리 따위를 어떻게 염무현 님과 비할 수 있겠는가.“고진성!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 주는 거야. 사령관으로 승진할 거야 아니면 계속 나한테 멋모르고 덤빌 거야. 잘 생각하고 행동해.”제대로 화가 난 위석현이 표정을 굳히고 고진성을 노려보며 말했지만 고진성은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확신에 차 말했다.“총사령관이 아니라 서해 수비대도 안 해! 나는 염무현 님만 지키면 돼.”“나 고진성이 있는 한 아무도 그분 못 건드려!”이렇게 앞뒤 없이 달려드는 사람은 처음인 위석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래, 좋아! 네가 사령관으로 진급하는 일은 없을 거야! 어디 두고 봐!”고진성은 여전히 차분하게 대꾸했다.“그건 당신이 세인시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보고를 받고 난 다음에 일이지. 지금은 내가 서해지 수비대 대장이야.”“여기에서는 내 말에 따라야 해.”“당장 염무현 님 풀어줘! 안 그러면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점점 더 당당하게 나오는 고진성에 위석현이 길길이 뛰며 말했다.“아주 제대로 날 화나게 해보겠다는 거지!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네가 무슨 자격으로 감히 나한테 명령해! 잊지마, 네 상사는 나야. 네가 바로 내 명령에 따라야 하는 부하라고!”“그런 네가 나한테 명령을 해? 미친 거야?”그에 고진성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네가 명령 안 하면 내가 아무것도 못 할 줄 알고?”“내 구역에서는 아무도 날 못 막아.”“지금 당장 취조실 문 열어!”방원혁과 부하들이 연장을 챙겨 문을 따려고 하자 위석현이 발로 의자를 밟으며 소리쳤다.“누가 감히!”“오늘 취조실로 발 들이는 놈은 내가 직접 옷 벗게 할 거야. 그리고 제대로 처벌할 거야.”총사령관인 위석현이 마음만 먹으면 수비대 인력 바꾸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기에 방원혁과 그 부하들은 이도 저도 못 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내가 해!”그때 마침 도착한 공규석이 방원혁의 손에서 연장을 뺏어 들었다.위석현의 권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일반 백성을 어찌할 수는 없는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위석현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비록 그도 권력과 권위를 가진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그건 세인시에 있을 때고, 서해에서 위석현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마정식의 스무 명 남짓한 부하들뿐이었다. 싸움이 벌어지면 큰 손해를 보는 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총사령관으로서 위석현은 나름대로 안목이 있었다. 그는 진경태와 공규석에게 어둠의 세계에서 왕으로 불리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아우라가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서해의 우두머리인가 보다!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말벌 둥지를 건드린 거나 다름없었다.위석현은 왜 사람들을 더 데리고 오지 않았을까 후회했다.이번 작전의 타깃인 염무현은 분명 아무런 정보도 나오지 않는 애송이인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돕는 걸까?하지만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수비대 사람들이 2층에 집중된 것만 아니었다면 진씨 가문과 공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한참 전에 달려왔을 것이다.진경태와 공규석은 고진성을 믿었기에 사람들에게 아래층에 머물라고 한 것이다. 김범식 일행은 그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가담한 것이다.만약 정말 위층으로 달려갔다면 고진성의 체면은 어떡하나.서로 공모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고진성의 정치 인생은 끝장날 것이다.물론 진경태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소란을 피우더라도 절대 처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공규석은 손을 뻗어 자물쇠가 박살 난 철문을 열더니 안쪽을 향해 말했다.“무현 님, 괜찮으십니까?”“희주야, 너도 거기 있어?”공혜리가 제일 먼저 문을 비집고 나타났다.연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언니. 사부님과 함께 있어요.”염무현이 팔을 슬쩍 들어 올리자 두 개의 수갑이 순식간에 풀렸다. “당신들, 너무 빨리 왔어요!”“네?”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워했다. 빨리 오면 좋은 거 아닌가? 문제는 그들 입장에선 빨리 온 것도 아니었다.그들은 염무현이 잡히기 전에 나타나 개입해서 막
“한낱 계집 주제에 감히 무슨 자격으로 날 심문하는 거야?”위석현이 호기롭게 말했다.“내가 당신들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 고진성에게 물어봐, 어디 그럴 자격이 있나.”고진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위석현, 넌 지금 우리 서해 구역에 왔다는 걸 알아둬. 사실대로 말하기 전까지 이곳을 떠날 생각은 꿈도 꾸지 마. 나 고진성이 분명히 얘기했어!”마정식이 크게 소리쳤다.“고진성, 자네는 지금 선을 넘었어. 정말 막 나갈 생각이야?”탁-염무현이 손을 들자 마정식은 곧바로 땅바닥을 뒹굴었다.“시끄럽네!”반쪽 얼굴이 급격히 빨갛게 부어오르고 나서야 마정식은 염무현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았다.1호 별장에 체포하러 갔을 때의 오만함을 떠올리며 마정식은 두려움을 느꼈다.만약 그때 그가 바로 공격했다면 자신은 별장 대문에서 죽지 않았을까?마정식은 황급히 도움을 청하는 간절함과 의문이 섞인 눈빛으로 위석현을 바라보았다.‘타겟이 이렇게 강하단 걸 왜 미리 말하지 않으셨습니까?’위석현은 마정식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 뜻은 명확하게 전달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한낱 너 같은 것에게 설명해야 하지?염무현의 시선이 위석현에게 향하자 목에 힘을 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위석현의 몸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위협적인 눈빛이었다!위석현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더 이상 염무현과 눈을 맞출 엄두를 내지 못했다.기세가 급격히 수그러들었다.“너한테 직접 말할 기회를 주겠다.” 염무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위석현은 침착한 척 코웃음 쳤다.“고맙다는 인사라도 할까? 다들 기억해,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내가 왜 잡으러 왔는지 궁금하지? 그렇다면 내가 어쩔 수 없이 그 이유를 알려주지.”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거친 말을 내뱉으면서도 자신이 물러날 구멍을 만드는 늙은 여우였다.“세인시 수비대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조사해 보니 서해에서 온 염무현이 구씨 가문의 귀중한 현염초를 강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는 이 지역 총사령관으로서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