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공혜리는 왜 도사의 이름을 묻지 않냐고 했고, 인연이 있으면 언젠간 만날 텐데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냐고 대답했던 거로 기억했다.하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사람이 어떻게 칠성각의 사원장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내 도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그러자 젊은 도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여러분들은 우두머리 집회를 구경하러 온 건가요?”“맞아요, 다들 도심에서 이 멀리까지 찾아왔죠.”“산꼭대기에 올려보낼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입장 불가가 말이 됩니까? 무슨 이따위 규칙이 다 있죠? 어차피 들여보내지 않을 거 진작 말하지, 다들 괜히 헛걸음이나 했잖아요.”“그나마 볼거리가 있다고 해서 외딴곳이라도 왔지, 아니면 누가 그렇게 한가해서 한밤중에 이런 데를 찾겠어요?”젊은 도사는 사람들의 원망 섞인 푸념에 미간이 점점 찌푸려졌다.그러다 우연히 인파 틈에 서 있는 염무현을 보고는 순식간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또 만났네요? 어쩌면 진짜 인연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정녕 운명인가요?”염무현도 웃으면서 말했다.“고성에서 헤어진 게 고작 며칠 전인데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이야! 아직 도사님의 법명을 여쭤보지 못했군요.”“태일 도사라고 합니다.”젊은 도사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염무현은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태초에는 존재하는 게 없었고, 모든 건 하나(일)부터 생겨나는 것이라...”이는 고대 학자가 했던 말이다.태일 도사는 깜짝 놀랐다. 염무현이 법명의 유래를 단번에 파악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학문의 깊이가 남다른 것 같은데 감탄이 저절로 나오네요. 혹시 성함을 여쭤봐도 될까요?”결국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했다.지난번 고성에서 상대방의 이름을 서로 묻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 죽이 척척 맞은 셈이었다.“염무현이라고 합니다.”염무현도 자기 이름을 밝혔다.태일 도사는 진지한 얼굴로 읊조리며 이름 석 자를 마음속에 새겼다.“도사님이 어쩌다가 칠성각
염무현이 무슨 말을 하려던 그때.“괜찮아요, 제가 실수한 게 먼저죠.”태일 도사는 사과하며 진지한 얼굴을 보였다.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시선을 염무현에게로 옮겼다.“무현 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런 인물까지 제압할 수 있다니, 정말 존경합니다.”그는 마치 백희연의 신분을 이미 알고 있듯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어쩐지 여기로 들어오기 전에 백희연이 불편해하더니.염무현은 이곳 칠성각이 전혀 역사가 유구한 것도 아니고 사람이 지은 건물로 득도한 고수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 것도 잘 알았기에 청교 여왕인 백희연이 왜 두려워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 모든 게 태일 도사 때문이었다.태일 도사는 그 일을 신경 쓰지 않는 듯 화두를 돌렸다.“무현 님, 안으로 들어가려 하십니까?”이 말은 염무현에게 조금 의외로 느껴졌다.도사들은 자고로 요괴나 마귀를 처단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던가?이렇게 큰 요괴가 눈앞에 보이는데, 게다가 그 정체를 간파했으면 원래 원수로 생각하고 법기로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지만 태일 도사는 그저 덤덤한 얼굴을 보였다. 게다가 그건 연기가 아니라 그의 진짜 속마음이었다.조금 놀란 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들어가도 되죠?”옆에 있던 설문호와 지필승이 그의 말을 듣더니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이 X끼, 지금 꿈꾸고 있는 거 아니야?’신임 관주는 외부인 출입 금지라는 새 명령을 내렸었다.사적으로 찾아가서 사정하면 들여보낼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어떻게 들여보낼 수 있겠는가?아무리 태일 도사가 젊은 관주라고 해도 체면치레는 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그들의 예상 밖으로 태일 도사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그리고 문을 지키고 있던 제자에게 말했다.“무현 님 일행들을 들여보내.”“네, 알겠습니다.”무척이나 고집불통으로 보이던 도사는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여러분, 들어가시죠.”“정말 감사합니다.”염무현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사실 태일 도사의 허락이
그녀의 관심을 받지 못한 지필승이 멋쩍게 말했다.“앞에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가 나는데 빨리 가보자고, 아니면 멋진 대결을 놓칠 수도 있어.”설문호는 본능적으로 아부를 이어갔다.“역시 필승 형님 대단하십니다. 그렇게 멀리 있는 소리까지 다 듣다니, 역시 고대 무술 능력자이십니다. 저희와 같은 일반인들은 전혀 소리가 들리지 않는걸요.”지필승은 우쭐거리며 말했다.“별거 아닌데. 얘기할 가치도 없는 기술이야.”곧이어 그들은 경기장에 도착했다.면적이 1만 평이 넘는 넓은 공간은 지금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중간에는 지름 30m의 원형 링은 거대한 청석으로 쌓아 만들어졌다.그 높이는 150cm 정도 되고, 네 방향으로 맹수 조각상이 있어 유난히 위엄 있어 보였다.현장에는 적어도 이삼천 명은 되었는데 여간 시끌벅적한 게 아니었다.어쩐지 태일 도사가 사람 더 못 들어오게 막더라니, 이곳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만약 계속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낸다면 압사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좋아!”“참 잘 싸우네, 계속해... 저놈을 쓰러트리라고!”현장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메인 링의 네 개 구석에는 간이 사각 링이 배치되어 있었다. 경기는 진행 중이라 링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여 있었다.“멋있네!”설문호와 문성은은 일반인이라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화려한 격투에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이건 멋지다고 할 수도 없지. 정식 게임을 위한 연습 게임에 불과해.”지필승은 거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진짜 멋진 건 따로 있어. 저기 봐, 우리 안성무관 팀이 보이지? 선배님이 뒤에서 몸 풀고 있어. 곧 경기를 할 것 같은데 한번 보자고.”동남쪽 구석에 있는 작은 링 옆에 지필승과 똑같은 모양의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그들의 가슴팍에는 모두 ‘안성’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도련님, 이쪽이에요!”그들도 지필승을 발견하고는 그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도련님, 마침 잘 오셨네요. 선배님께
“정말 돈을 딸 수 있는 건가요?”문성은이 물었다.설문호도 묻고 싶은 질문이었지만 그는 일부러 문성은을 째려보며 버럭 화를 냈다.“지금 필승 형님의 안목을 의심하는 거야? 필승 형님이 누구신데. 안성무관의 둘째 도련님이시잖아. 우두머리 집회 참석만 여러 번인데 형님의 말씀이 틀렸을 리가 있겠어?”설문호는 문성은을 혼내면서까지도 지필승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지필승은 너그러운 척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수씨도 처음이니까 모를 수 있지. 내 분석을 잘 들어봐요.”기세등등한 그는 손으로 선배가 서 있는 맞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상대는 임양시 한 무관의 제자죠. 시합한 것 봤었는데 실력이든 경험이든 우리 선배님을 따라올 수 없어요. 무조건 선배님이 이기실 확률이 더 높습니다.”지필승은 말을 마치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딜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한 딜러가 달려오더니 미소를 지은 채 종이를 건넸다.“여러분, 돈을 거실 거예요? 안성무관의 제자인 조성윤과 임양 용위무관의 제자인 마승규의 시합입니다. 조성윤 님의 승리 배당률은 1대1.3이고, 마승규 님의 승리 배당률은 1대 1.5입니다.”그 말을 들은 지필승은 금세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설문호는 곧바로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내가 뭐라고 했어? 필승 형님의 안목이 대단하시니 절대 문제가 없을 거야. 우리도 조성윤 님에게 걸자고.”“네가 안목이 있네!”지필승은 그를 칭찬하고는 호기롭게 종이를 받은 후 말했다.“선배님께서 직접 나서는데 당연히 지지해야지.”“2000만 원을 안성무관에게 걸게요.”문성은은 깜짝 놀랐다.“네? 그렇게 많은 돈을 거신다고요?”바로 2000만 원이라니.이제 막 회사에서 승진한 그녀의 연봉은 겨우 3000만 원 정도였다. 식비, 생활비를 빼면 많아야 3분의 1인 1000만 원을 저축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2000만 원은 그녀에게 있어서 2년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무조건 돈을 따는 상황이니 많이 걸어야죠. 내가 이렇게까지 도왔는데 기회를 놓
“역시 필승 형님은 어떤 놈과 다르게 멋지네요. 돈이 없으면 솔직하게 인정해야지. 괜히 버티다가 남에게까지 눈치를 주고.”설문호는 염무현을 단단히 물고 늘어졌다.지필승에게 아부를 떠는 것도 모자라 굳이 염무현을 비하하다니, 여간 뻔뻔스러운 게 아니었다.“배당률이 낮으니 재미가 없네.”백희연도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한마디 보탰다.“세상 물정을 모르는 놈들만이 이런 게 재밌겠지.”그 말을 들은 설문호는 얼굴을 붉혔다.지필승은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이 너그러운 척 연기를 했다.“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 강요를 하진 않겠어요. 희연 씨가 원하지 않는다면 먼저 구경하는 것도 좋아 보여요. 돈을 걸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요.”‘세상에 돈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없을 거야!’몇 판을 이겨 자기가 한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면 백희연도 생각을 바꿀 거라 지필승은 생각했다.그때면 베팅을 가르쳐준다는 명목하에 백희연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링 위에서.시합이 시작했다.조성윤의 발차기 세 번 만에 마승규는 그대로 링 아래로 떨어졌다.“봤죠? 선배님 무조건 이긴다고 했잖아요.”지필승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설문호도 덩달아 신이 났다.겨우 몇 분 만에 한 달 월급보다도 많은 200만 원을 벌었으니 말이다.문성은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돈을 이렇게 많이 벌 수 있다니.심지어 방금 돈을 조금 더 걸지 않은 것에 후회까지 했다.조성윤이 이 판을 이겼으니 다른 사람이 언제든지 그에게 도전할 수 있었다.다음 두 판도 조성윤이 이변 없이 이겼다.지필승의 분석이 유난히 정확해 세 사람은 돈을 상상 그 이상으로 많이 벌어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곧이어 조성윤에 또 도전하는 사람이 있었다.이번에는 마른 체구의 젊은 남자였는데 키가 크고 몸집이 우람한 조성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이런 몸매를 가졌는데 무슨 배짱으로 선배님을 도전한 거야? 죽으려고 작정한 건가? 선배님이 연
“또 개소리하고 있네!”지필승은 펄쩍 뛰더니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눈이 멀었나? 입이 달렸다고 말을 함부로 하네. 선배님이 왜 져? 아무것도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눈치가 없어.”‘나 네놈을 엄청 오래 참았다고! 네가 희연 씨 사촌오빠가 아니었다면 넌 벌써 내 손에 죽었어.’“무현아, 너 좀 실례한 것 같은데.”문성은은 지필승 덕분에 돈을 꽤 많이 벌었기에 당연히 지필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구긴 채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네가 고대 무술 능력자도 아닌데 어떻게 함부로 평가할 수 있어?”이건 설문호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염무현이 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고대 무술 능력자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어요.”“그럼 무엇과 상관이 있는데?”설문호가 물었다.염무현은 차마 문성은이 돈을 잃는 모습을 볼 수 없어 꾹 참고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전에 염무현을 잘 챙겨줬었는데 말이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염무현은 진작 자리를 떴을 것이다.“경기장은 당연히 돈을 버는 게 최우선이겠죠. 처음 세 판 모두 조성윤이 이긴 건 사람들에게 그가 계속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죠. 그래야 다음 판에도 사람들이 조성윤에게 돈을 걸 테니까요.”염무현은 좋은 마음에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상황을 뒤집어 다시 돈을 거두려는 게 아니겠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지필승이 콧방귀를 뀌었다.“경기장 장사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당신 말대로였으면 진작 들켰을 거야.”설문호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현장에 이렇게 많은 고대 무술 능력자들이 있는데 정말 당신 말대로였다면 그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겠어?”“신용이 뭔지나 알아? 신용을 지키는 게 장사의 기본이라고! 너만 똑똑하고 이상함을 감지하는 줄 알아? 돈을 딸 기회를 놓쳤으니까 일부러 훼방하는 거잖아.”염무현은 한숨을 푹 쉬었다.“왜 갑자기 반말이야? 믿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내가 더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으니까.”염무현은 자기가 할 만큼 했다고 생
“그만 내려가, 이 X끼야!”조성윤은 있는 힘 모두 주먹에 주입했다.주먹은 순식간에 공기를 가르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그의 주먹이 곧 상대의 명치에 닿기 직전, 갑자기 상대의 그림자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주먹에 맞은 건 상대가 아니라 그의 그림자일 뿐이었다.망했네.온몸의 힘을 실은 주먹이 허탕을 쳤다.바로 이때, 상대는 귀신처럼 갑자기 조성윤의 뒤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의 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조성윤은 원래도 중심을 잘 잡지 못했는데 그 발차기 한 방에 몸이 그대로 멀리 날아가 버렸다.사람들의 놀라운 시선 속에서 그는 그렇게 링 밖으로 날아갔다.“쿵!”조성윤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는데 심지어 얼굴이 먼저 바닥에 닿은 상태로 떨어졌다.그리고 관성에 의해 앞으로 몇 미터나 더 구르고서야 멈추었다.바닥에는 무서운 핏자국이 한 줄 남아 있었다.조성윤의 턱, 입술과 코는 이미 살갗이 찢어져 뼈가 드러날 정도였다.정말 아파 보였다.하지만 돈을 건 사람들의 아픔과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조성윤은 아프기도 했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상대의 한 방에 완패를 했으니 체면이 깎일대로 깎인 셈이었다.너무 분한 나머지 그는 바닥에 누운 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선배님!”후배들이 그에게 달려가 상황을 살폈다.지필승은 눈만 멀뚱멀뚱한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우리... 우리가 진 거예요?”설문호도 어안이 벙벙했다.처음 세 판에서 번 돈을 모두 잃었을 뿐만 아니라 본전인 600만 원도 날렸다.“안 돼요, 필승 형님. 제가 얼마나 힘들게 모은 피땀 어린 돈인데요. 형님 말씀 듣고 베팅했는데 돈을 모두 잃었으니 형님이 책임지셔야 해요!”설문호는 바로 지필승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짝!”지필승의 귀싸대기를 맞은 설문호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정신 차렸어? 못 차렸으면 한 대 더 맞아!”지필승은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였다.“내 덕분에 돈을 땄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돈을 잃으니까 이제 모두 내 책임으로 전가하는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염무현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개도 주인 길은 막지 않는데 말이야.”그 말을 들은 지필승의 안색은 확 어두워지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나 너 엄청 오래 참았어. 네가 뭔데 감히 희연 씨를 데리고 메인 링 구역에 가는데?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거기로 가?”설문호가 맞장구를 쳤다.“그래. 거기가 가려면 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아?”“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인데?”염무현의 표정이 점점 싸늘해졌다.설문호는 허리에 손을 얹더니 기세등등하게 말했다.“거기는 거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야. 만약 당신들이 가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르면 어떻게 해? 그러다가 나랑 필승 형님이랑 이곳에 들어온 게 알려지면 괜히 우리까지 봉변당하는 거 아니야?”지필승이 콧방귀를 뀌었다.“나만이 메인 링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거 몰라? 물론 파트너 한 명을 데리고 들어갈 수는 있지.”“희연 씨, 나랑 같이 들어가요.”지필승은 또 설문호와 문성은을 보며 말했다.“아무래도 파트너 인원 제한이 있다 보니 두 사람은 밖에 있어야겠어. 제수씨 미안해요.”“필승 형님, 괜찮아요. 경기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요.”설문호는 부끄러움도 모르는지 다시 지필승에게 아부를 떨고 있었다.지필승에게 맞아 빨간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말이다.사실 그는 경기장으로 온 것을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600만 원이나 잃었으니!게다가 문성은의 200만 원까지 더하면 그들은 800만 원을 잃은 거였다.거의 1년 동안의 저축이 이대로 물거품이 되었다.그래서 그 손실을 어떻게 줄일까 궁리하고 있던 참에 그의 시선은 문성은에게 떨어졌다. 그 손실 절반은 문성은에게 떠맡길 생각이었다.‘그래! 같이 온 거니까 리스크도 같이 감수해야지. 약혼녀면 어때. 친형제도 돈은 정확하게 계산해야 하잖아. 그래, 성은 씨와 손실을 나누는 거야.’“필요 없어요!”백희연은 지필승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지필승은 화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