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돈을 딸 수 있는 건가요?”문성은이 물었다.설문호도 묻고 싶은 질문이었지만 그는 일부러 문성은을 째려보며 버럭 화를 냈다.“지금 필승 형님의 안목을 의심하는 거야? 필승 형님이 누구신데. 안성무관의 둘째 도련님이시잖아. 우두머리 집회 참석만 여러 번인데 형님의 말씀이 틀렸을 리가 있겠어?”설문호는 문성은을 혼내면서까지도 지필승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지필승은 너그러운 척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수씨도 처음이니까 모를 수 있지. 내 분석을 잘 들어봐요.”기세등등한 그는 손으로 선배가 서 있는 맞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상대는 임양시 한 무관의 제자죠. 시합한 것 봤었는데 실력이든 경험이든 우리 선배님을 따라올 수 없어요. 무조건 선배님이 이기실 확률이 더 높습니다.”지필승은 말을 마치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딜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한 딜러가 달려오더니 미소를 지은 채 종이를 건넸다.“여러분, 돈을 거실 거예요? 안성무관의 제자인 조성윤과 임양 용위무관의 제자인 마승규의 시합입니다. 조성윤 님의 승리 배당률은 1대1.3이고, 마승규 님의 승리 배당률은 1대 1.5입니다.”그 말을 들은 지필승은 금세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설문호는 곧바로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내가 뭐라고 했어? 필승 형님의 안목이 대단하시니 절대 문제가 없을 거야. 우리도 조성윤 님에게 걸자고.”“네가 안목이 있네!”지필승은 그를 칭찬하고는 호기롭게 종이를 받은 후 말했다.“선배님께서 직접 나서는데 당연히 지지해야지.”“2000만 원을 안성무관에게 걸게요.”문성은은 깜짝 놀랐다.“네? 그렇게 많은 돈을 거신다고요?”바로 2000만 원이라니.이제 막 회사에서 승진한 그녀의 연봉은 겨우 3000만 원 정도였다. 식비, 생활비를 빼면 많아야 3분의 1인 1000만 원을 저축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2000만 원은 그녀에게 있어서 2년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무조건 돈을 따는 상황이니 많이 걸어야죠. 내가 이렇게까지 도왔는데 기회를 놓
“역시 필승 형님은 어떤 놈과 다르게 멋지네요. 돈이 없으면 솔직하게 인정해야지. 괜히 버티다가 남에게까지 눈치를 주고.”설문호는 염무현을 단단히 물고 늘어졌다.지필승에게 아부를 떠는 것도 모자라 굳이 염무현을 비하하다니, 여간 뻔뻔스러운 게 아니었다.“배당률이 낮으니 재미가 없네.”백희연도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한마디 보탰다.“세상 물정을 모르는 놈들만이 이런 게 재밌겠지.”그 말을 들은 설문호는 얼굴을 붉혔다.지필승은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이 너그러운 척 연기를 했다.“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 강요를 하진 않겠어요. 희연 씨가 원하지 않는다면 먼저 구경하는 것도 좋아 보여요. 돈을 걸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요.”‘세상에 돈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없을 거야!’몇 판을 이겨 자기가 한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면 백희연도 생각을 바꿀 거라 지필승은 생각했다.그때면 베팅을 가르쳐준다는 명목하에 백희연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링 위에서.시합이 시작했다.조성윤의 발차기 세 번 만에 마승규는 그대로 링 아래로 떨어졌다.“봤죠? 선배님 무조건 이긴다고 했잖아요.”지필승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설문호도 덩달아 신이 났다.겨우 몇 분 만에 한 달 월급보다도 많은 200만 원을 벌었으니 말이다.문성은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돈을 이렇게 많이 벌 수 있다니.심지어 방금 돈을 조금 더 걸지 않은 것에 후회까지 했다.조성윤이 이 판을 이겼으니 다른 사람이 언제든지 그에게 도전할 수 있었다.다음 두 판도 조성윤이 이변 없이 이겼다.지필승의 분석이 유난히 정확해 세 사람은 돈을 상상 그 이상으로 많이 벌어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곧이어 조성윤에 또 도전하는 사람이 있었다.이번에는 마른 체구의 젊은 남자였는데 키가 크고 몸집이 우람한 조성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이런 몸매를 가졌는데 무슨 배짱으로 선배님을 도전한 거야? 죽으려고 작정한 건가? 선배님이 연
“또 개소리하고 있네!”지필승은 펄쩍 뛰더니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눈이 멀었나? 입이 달렸다고 말을 함부로 하네. 선배님이 왜 져? 아무것도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눈치가 없어.”‘나 네놈을 엄청 오래 참았다고! 네가 희연 씨 사촌오빠가 아니었다면 넌 벌써 내 손에 죽었어.’“무현아, 너 좀 실례한 것 같은데.”문성은은 지필승 덕분에 돈을 꽤 많이 벌었기에 당연히 지필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구긴 채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네가 고대 무술 능력자도 아닌데 어떻게 함부로 평가할 수 있어?”이건 설문호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염무현이 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고대 무술 능력자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어요.”“그럼 무엇과 상관이 있는데?”설문호가 물었다.염무현은 차마 문성은이 돈을 잃는 모습을 볼 수 없어 꾹 참고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전에 염무현을 잘 챙겨줬었는데 말이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염무현은 진작 자리를 떴을 것이다.“경기장은 당연히 돈을 버는 게 최우선이겠죠. 처음 세 판 모두 조성윤이 이긴 건 사람들에게 그가 계속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죠. 그래야 다음 판에도 사람들이 조성윤에게 돈을 걸 테니까요.”염무현은 좋은 마음에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상황을 뒤집어 다시 돈을 거두려는 게 아니겠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지필승이 콧방귀를 뀌었다.“경기장 장사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당신 말대로였으면 진작 들켰을 거야.”설문호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현장에 이렇게 많은 고대 무술 능력자들이 있는데 정말 당신 말대로였다면 그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겠어?”“신용이 뭔지나 알아? 신용을 지키는 게 장사의 기본이라고! 너만 똑똑하고 이상함을 감지하는 줄 알아? 돈을 딸 기회를 놓쳤으니까 일부러 훼방하는 거잖아.”염무현은 한숨을 푹 쉬었다.“왜 갑자기 반말이야? 믿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내가 더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으니까.”염무현은 자기가 할 만큼 했다고 생
“그만 내려가, 이 X끼야!”조성윤은 있는 힘 모두 주먹에 주입했다.주먹은 순식간에 공기를 가르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그의 주먹이 곧 상대의 명치에 닿기 직전, 갑자기 상대의 그림자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주먹에 맞은 건 상대가 아니라 그의 그림자일 뿐이었다.망했네.온몸의 힘을 실은 주먹이 허탕을 쳤다.바로 이때, 상대는 귀신처럼 갑자기 조성윤의 뒤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의 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조성윤은 원래도 중심을 잘 잡지 못했는데 그 발차기 한 방에 몸이 그대로 멀리 날아가 버렸다.사람들의 놀라운 시선 속에서 그는 그렇게 링 밖으로 날아갔다.“쿵!”조성윤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는데 심지어 얼굴이 먼저 바닥에 닿은 상태로 떨어졌다.그리고 관성에 의해 앞으로 몇 미터나 더 구르고서야 멈추었다.바닥에는 무서운 핏자국이 한 줄 남아 있었다.조성윤의 턱, 입술과 코는 이미 살갗이 찢어져 뼈가 드러날 정도였다.정말 아파 보였다.하지만 돈을 건 사람들의 아픔과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조성윤은 아프기도 했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상대의 한 방에 완패를 했으니 체면이 깎일대로 깎인 셈이었다.너무 분한 나머지 그는 바닥에 누운 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선배님!”후배들이 그에게 달려가 상황을 살폈다.지필승은 눈만 멀뚱멀뚱한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우리... 우리가 진 거예요?”설문호도 어안이 벙벙했다.처음 세 판에서 번 돈을 모두 잃었을 뿐만 아니라 본전인 600만 원도 날렸다.“안 돼요, 필승 형님. 제가 얼마나 힘들게 모은 피땀 어린 돈인데요. 형님 말씀 듣고 베팅했는데 돈을 모두 잃었으니 형님이 책임지셔야 해요!”설문호는 바로 지필승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짝!”지필승의 귀싸대기를 맞은 설문호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정신 차렸어? 못 차렸으면 한 대 더 맞아!”지필승은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였다.“내 덕분에 돈을 땄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돈을 잃으니까 이제 모두 내 책임으로 전가하는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염무현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개도 주인 길은 막지 않는데 말이야.”그 말을 들은 지필승의 안색은 확 어두워지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나 너 엄청 오래 참았어. 네가 뭔데 감히 희연 씨를 데리고 메인 링 구역에 가는데?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거기로 가?”설문호가 맞장구를 쳤다.“그래. 거기가 가려면 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아?”“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인데?”염무현의 표정이 점점 싸늘해졌다.설문호는 허리에 손을 얹더니 기세등등하게 말했다.“거기는 거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야. 만약 당신들이 가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르면 어떻게 해? 그러다가 나랑 필승 형님이랑 이곳에 들어온 게 알려지면 괜히 우리까지 봉변당하는 거 아니야?”지필승이 콧방귀를 뀌었다.“나만이 메인 링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거 몰라? 물론 파트너 한 명을 데리고 들어갈 수는 있지.”“희연 씨, 나랑 같이 들어가요.”지필승은 또 설문호와 문성은을 보며 말했다.“아무래도 파트너 인원 제한이 있다 보니 두 사람은 밖에 있어야겠어. 제수씨 미안해요.”“필승 형님, 괜찮아요. 경기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요.”설문호는 부끄러움도 모르는지 다시 지필승에게 아부를 떨고 있었다.지필승에게 맞아 빨간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말이다.사실 그는 경기장으로 온 것을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600만 원이나 잃었으니!게다가 문성은의 200만 원까지 더하면 그들은 800만 원을 잃은 거였다.거의 1년 동안의 저축이 이대로 물거품이 되었다.그래서 그 손실을 어떻게 줄일까 궁리하고 있던 참에 그의 시선은 문성은에게 떨어졌다. 그 손실 절반은 문성은에게 떠맡길 생각이었다.‘그래! 같이 온 거니까 리스크도 같이 감수해야지. 약혼녀면 어때. 친형제도 돈은 정확하게 계산해야 하잖아. 그래, 성은 씨와 손실을 나누는 거야.’“필요 없어요!”백희연은 지필승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지필승은 화
그때면 지필승도 결국 책임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지필립은 야단을 친 사람이 자기 동생인 걸 발견하고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떻게 된 거야?”지필립이 싸늘한 얼굴로 걸어오고는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저 두 사람, 네가 데려온 거지? 미쳤어? 맨 앞줄에 왜 앉혀? 죽고 싶어? 거긴 거물들이 앉는 자리야. 얼른 데려가. 너도 좀 정신을 차려. 사람을 좀 잘 보고 가까이 지내란 말이야. 이 일 때문에 거물들의 심기를 건드리면 넌 내 손에 죽을 줄 알아.”지필승은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형.”지필립은 자기가 모시고 있는 호성 어르신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자 급히 제자리에 돌아갔다.지필승이 어금니를 깨물었다.‘내가 창피를 당하고 형한테 혼난 것도 모두 너희들 때문이야!’그가 쏜살같이 메인 구역에 달려가려 하자 사람들에게 저지당했다.“뭐 하는 사람이야? 함부로 여기 들어가면 무슨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지 몰라? 당장 꺼져!”노발대발하는 그 사람들의 기세가 대단했다.지필승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굽신거리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형님들, 같이 온 친구들이 눈치가 없어서 앞줄로 간 모양입니다. 다른 마음은 없고, 혹시나 그 친구들이 버릇없이 굴까 봐 불러내려고 합니다.”지필승은 염무현만 쫓아내고 혼자 미인인 백희연과 남아있을 생각이었다.지필립과 호성 어르신이 있으니 분명 문제없을 것이다.물론 맨 앞줄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구석에라도 앉아 있을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메인 구역에 함부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경호원들은 난리가 났다.중요한 자리에서 사고라도 나면 분명 책임은 그들이 져야 할 것이다. 게다가 김범식에게 혼나는 것도 결코 피면하지 못할 것이다.“누구? 어디에 있는데?”지필승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저기요.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 저 여자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아무것도 모를 거예요, 저 남자가
설문호는 볼을 움켜쥐더니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필승 형님, 저는 왜 때리세요?”그가 지필승한테 맞은 두 번째 뺨이었다. 심지어 첫 번째보다 힘이 더 셌다.방금 맞았을 때는 얼굴에 빨간 손바닥 자국이 생겼을 뿐인데 이번엔 얼굴이 반쯤 빨갛게 부어올랐다.“눈치가 없으면 입 다물어. 좀 조용히 있으란 말이야.”지필승은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감히 김범식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마침 화를 풀 구석을 찾고 있었는데 설문호가 제 발로 찾아왔으니 그는 설문호에게 화풀이할 수밖에 없었다.“여보, 괜찮아?”문성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설문호도 화가 잔뜩 치밀어 올라 문성은을 다짜고짜 바닥에 밀쳐버렸다.“꺼져!”문성은이야말로 가장 억울한 사람이었다.메인 구역에 거물들이 잇따라 들어왔다.“저기 봐, 우리 서해의 레전드 인물 진경태와 공규석이잖아. 두 사람 은퇴한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기세가 대단하네.”“임양시의 손형석과 이동하도 왔네!”“임양시가 뭐라고. 그래도 세인시의 안정우, 신우영이 대단하지. 이번에 어마어마한 거물들이 다 모였네. 아무래도 서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 아무래도 피 터지는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그만큼 서해 이 땅을 탐내는 사람들이 많았다.대머리 중년과 마른 체구 중년이 같이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형석 형님도 오셨군요. 미리 말하지 그러셨어요, 같이 올 수 있었는데. 제가 새 차 뽑았어요, 유니목으로. 넓은 공간에 침대까지 달려있고, 방탄유리도 달려 있어요.”이동하가 음침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이럴 줄 알았으면 형님 데리러 갈 걸 그랬어요. 여자애들 데리고 말이에요. 그러면 오는 길에 포커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손형석이 겨우 미소를 짜내며 대답했다.“동하야, 네 차는 무서워서 못 타겠어. 너 사람 차에 집어넣고 바다 빠지게 하는 게 취미잖아. 난 내 차 타는 게 안전할 것 같아.”이동하는 씩 웃더니 머리카락 한 올 나지 않은 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말했다.“형석 형님, 괴담만 들으
그들은 저마다 꿍꿍이가 있었다. 그리고 서로를 보면 미친개처럼 물고 늘어져 트집을 잡곤 했다.진경태는 더 설명하기 귀찮았지만 그는 주최 측으로서 예의를 지켜야 했다.“우영 형님, 그리고 여러분. 먼저 자리에 앉으시죠.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이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들은 모두 거만한 자세로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다.분명 서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그러던 중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벌어졌다.진경태와 공규석이 앞줄의 중앙으로 나란히 걸어가더니 젊은 남녀를 향해 허리 굽힌 채 예의를 갖추며 인사를 건넨 것이었다.“염무현 님, 안녕하세요.”사실 거물들은 자리에 앉기 전부터 이미 그들을 주시했다.물론 앞줄 위치가 눈에 띄었기 때문은 아니었다.앞줄에 앉은 여자의 미모가 대단했는데 온갖 경험을 했던 거물들조차 놀라게 했다.심지어 모델이나 연예인들보다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이런 절세미인은 처음이었다.백희연은 청교의 여왕으로 본체는 구미호라 원래 매혹술에 능하다.그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도 모르게 매혹술을 펼치곤 했다.게다가 원래 얌전한 성격이 아니었기에 손짓 하나하나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거물들은 백희연이 설마 진경태나 공규석의 새 연인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아니지!저 미인이 옆에 앉은 젊은이한테 엄청 다정하게 대해주는데?저 젊은이의 정체는 뭐지?온몸에 값나가는 물건이 하나 없는데도 감히 맨 앞줄 중앙 자리에 앉다니! 게다가 옆에 이렇게 예쁜 미인까지 함께해,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나?하지만 진경태와 공규석이 허리 굽혀 그를 향해 인사했다.사람들은 그제야 젊은이가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닐 것을 깨달았다.설마 어느 명문 가문의 도련님인가?그래서 일반인의 삶을 체험을 하기 위해 일부러 소소한 차림으로 왔을까?하지만 저런 생김새의 명문 가문 도련님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곧이어 두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