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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그때 공혜리는 왜 도사의 이름을 묻지 않냐고 했고, 인연이 있으면 언젠간 만날 텐데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냐고 대답했던 거로 기억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 사람이 어떻게 칠성각의 사원장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내 도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러자 젊은 도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여러분들은 우두머리 집회를 구경하러 온 건가요?”

“맞아요, 다들 도심에서 이 멀리까지 찾아왔죠.”

“산꼭대기에 올려보낼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입장 불가가 말이 됩니까? 무슨 이따위 규칙이 다 있죠? 어차피 들여보내지 않을 거 진작 말하지, 다들 괜히 헛걸음이나 했잖아요.”

“그나마 볼거리가 있다고 해서 외딴곳이라도 왔지, 아니면 누가 그렇게 한가해서 한밤중에 이런 데를 찾겠어요?”

젊은 도사는 사람들의 원망 섞인 푸념에 미간이 점점 찌푸려졌다.

그러다 우연히 인파 틈에 서 있는 염무현을 보고는 순식간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또 만났네요? 어쩌면 진짜 인연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정녕 운명인가요?”

염무현도 웃으면서 말했다.

“고성에서 헤어진 게 고작 며칠 전인데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이야! 아직 도사님의 법명을 여쭤보지 못했군요.”

“태일 도사라고 합니다.”

젊은 도사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염무현은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태초에는 존재하는 게 없었고, 모든 건 하나(일)부터 생겨나는 것이라...”

이는 고대 학자가 했던 말이다.

태일 도사는 깜짝 놀랐다. 염무현이 법명의 유래를 단번에 파악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학문의 깊이가 남다른 것 같은데 감탄이 저절로 나오네요. 혹시 성함을 여쭤봐도 될까요?”

결국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했다.

지난번 고성에서 상대방의 이름을 서로 묻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 죽이 척척 맞은 셈이었다.

“염무현이라고 합니다.”

염무현도 자기 이름을 밝혔다.

태일 도사는 진지한 얼굴로 읊조리며 이름 석 자를 마음속에 새겼다.

“도사님이 어쩌다가 칠성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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