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커튼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한 줄기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침대 위를 비추었다.하지연은 덜 깬 눈을 뜨자 깜짝 놀랐다. 여긴 어딜까?그녀는 서둘러 이불을 걷어 올리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자기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또다시 의문이 들었다.여긴 과연 어딜까?그녀는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숙취가 덜 깬 머리를 비비며 슬리퍼를 신고 현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침실 문을 열자 익숙한 모습의 사람을 보았다.“예원아, 네 집이야?”“네. 지연 언니! 언니가 왜 여기 있죠?”우예원은 진한 다크서클과 헝클어진 머리 차림이었다.그러자 하지연은 더 어안이 벙벙해졌다.“나도 몰라!”이때 옆에 있던 안방 문이 열리더니 실크 가운을 입은 채 기지개를 켜고 완벽한 가슴 라인을 뽐내는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두 사람은 이 모습을 보자 홀딱 반했다.“안녕!”공혜리가 하품을 하며 그녀들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연은 그녀의 몸매를 부러워했지만 우예원은 놀란 듯했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큰소리로 물었다.“대표님, 왜 무현 오빠 방에서 나와요? 둘이...”사실 하지연도 눈치를 챘다. 그 방은 게스트 룸이 아니라 안방이었다.“응?”그러자 공혜리가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이 별장에 있는 많은 물건들은 그녀가 직접 구입했기 때문에 그녀는 당연히 익숙했다.“나도 몰라! 깨어나니 저 방에 있던데.”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공혜리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필름이 끊긴듯했다.하지연과 우예원도 마찬가지였다.공혜리의 주량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이 일일이 그녀에게 술을 권하니 그녀도 견뎌내지 못했다.하지연의 주량은 보통이었고 우혜원은 알코올 쓰레기라고 불릴 정도였다.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달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결국에 세 명 모두 취했다.우예원이 조급한 어조로 말했다.“무현 오빠는요?”하지연도 두리번거리며 안방을 들여다보았다.“여기!”염무현이 옆방에서 걸어 나오며 해명했다.“공 대표님이 저 방
“여러분, 무현님이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한 아침 식사입니다.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이은서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중식도 있고 한식도 있고 양식도 있었다.그러자 공혜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세요?”“저 사람 이름은 이은서예요. 1호 별장의 특별 집사입니다.”우예원이 말했다.공혜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물었다.”리버타운에 집사가 있어?”아파트 개발업체는 SJ 그룹의 계열사이다. 임시 대표인 공혜리는 집사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전 실장님이 1호 별장을 위해 특별히 집사를 두었어요. 제 본업은 부동산 판매고 집사는 제 부업입니다.”이은서가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러자 공혜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렇군요.”전우식은 눈치가 참 빨랐다. 대표인 공혜리에게 이런 방식으로 인상을 남겼으니 앞으로 승진도 빠를 것 같았다.“앞으로 술이 이렇게 많으면 안 될 것 같아. 너무 힘들어.”공혜리가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하지연과 우혜원은 상태가 괜찮았다. 두 사람은 술이 약해서 빠르게 취하고 자고 일어나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주방에서 우유를 데우고 있는 정은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집이 시끌벅적하니 정말 좋네요. 앞으로 매일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뭐가 좋아요? 예쁜 아가씨가 이렇게 많으면 우리 딸에게 불리하잖아요.”우현민은 생각이 많았다. 그러자 정은선은 갑자기 표정이 굳어졌다.“그렇네요! 그럼 다... 우리 딸의 경쟁자이네요. 게다가 아주 강한 경쟁자들.”“아침 일찍 음식을 사 오느라고 수고했어요. 아직 밥 안 드셨죠? 같이 먹어요.”염무현이 이은서에게 말했다. 이은서는 완곡하게 거절하려 했는데 우예원이 그녀를 잡아당기며 앉혔다.식탁 위에는 웃음소리와 대화 소리로 가득했다.비록 염무현은 무뚝뚝한척했지만, 미녀 사이에 둘러싸여 마치 꽃밭에 있는 것 같았다.공혜리는 쭈뼛거리며 일부러 염무현과 멀리 떨어져 앉았다. 원래 성격대로면 바로 그의 옆 좌석에 앉았을 것이다.염무현은
“무슨 뜻이죠?”양희지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남도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말했다.“뻔뻔한 사기군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요?”그러자 남도훈이 말했다.“욕심부리지 않았다면 속았겠어요? 내가 당신 목에 칼을 들이대고 돈을 투자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당신도 바라는 게 있기 때문에 한 거겠죠. 그럼 위험을 감수할 각오는 있어야죠! 당신은 나의 수익을 노리는데 나는 왜 당신의 원금을 노리지 못해요? 이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양희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기 위해 나를 부른 거라면 이만 가볼게요.”그리고 그녀는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어딜 가요! 한 발짝 더 가면 당신 집에서 사람을 찾아 양준우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게 한 사실을 밝힐 거예요.”남도훈은 화를 내지 않고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 그리고 당신 부모님, 세 사람 모두 죗값을 물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양준우는 폭행에 도주까지 죄를 함께 물면 10년 정도 되겠죠. 아이고, 인생 망했네. 당시 사고가 났을 때 이런 법조문도 자세히 검토해 보셨겠죠. 제가 헛소리를 하는 게 아닌 거 젤 잘 아실 텐데.”양희지는 남도훈의 말을 듣자 화가 잔뜩 부풀어 올랐다. 그녀는 다시 숨을 고르고 담담한척하며 말을 이어갔다.“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계속 연기하세요. 참. 하하!”남도훈은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희지 씨가 언제 제일 비겁한 줄 아세요? 가식적일 때! 속으로는 무서워 벌벌 떨면서도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척. 당신 같은 여자를 많이 봤으니깐 내 앞에서 시치미 떼지 마요. 내가 그때 술 좀 마셨다고 기억이 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술병으로 내 머리를 친 자식은 염무현이 아니라 네 잘난 동생 양준우잖아요”양희지는 어떻게 말을 이어 갈지 몰라 다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남도훈을 쳐다보며 말했다.“뭐 하자는 거예요?”“아주 간단해요. 양해서에 사인만 하면 돼요. 돈을 뜯어낸 것이 내 본의가 아니고 내 모든 행위를
남도훈이 말을 이어갔다.“게다가 붙잡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배신했잖아. 심지어 염무현의 삼촌한테 합의를 원한다면 나한테 4억 원을 배상해줘야 한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사실 내가 요구한 건 2억뿐인데 돈도 그쪽에서 준비해서 너희 집은 일전 한 푼 보태주지 않았거든?”양희지가 두 눈을 부릅떴다.“그게 무슨 헛소리야? 배상금을 모으느라 신혼집마저 팔았는데!”“당신이 팔았어? 그리고 나한테 직접 돈을 준 것도 아니잖아.”남도훈이 되받아쳤다.“과연 누가 더 잘 알까?”양희지가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말이지?”“아무리 부모님이 파놓은 함정이라고 해도 친딸로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말이 돼?”남도훈이 비아냥거렸다.양희지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순간 무언가를 떠올린 듯싶었다.당시 부모님은 남도훈이 돈을 요구하면서 4억을 줘야만 합의한다고 했다.결국 그녀는 신혼집을 팔기로 결심했고, 부모님과 남동생이 극구 반대했지만 워낙 태도가 강경한지라 도무지 설득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셋은 마지못해 찬성했다.나중에 집을 팔고 돈을 받은 다음 양희지는 제일 먼저 남도훈부터 찾아가려고 했다.그러나 부모님이 여자가 이런 일에 혼자 나서면 무시당하기 딱 좋다며 설득하더니 자진해서 대신 처리해주겠다고 나섰다.두 사람이 집에 돌아왔을 때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합의서까지 챙겨왔으니 그녀는 당연히 돈을 줬다고 생각했다.그제야 부모님의 농락에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남도훈은 애초에 2억만 요구했고, 심지어 돈도 전부 우현민이 마련했다.4억은 고작 미끼에 불과했고, 우현민은 물론 그녀마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순간, 양희지의 머릿속에 어젯밤 맞았던 따귀가 떠올랐다. 사실 1분 전까지만 해도 우예원을 향한 원망이 가득했지만 이제는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었다.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만약 본인이 당사자라고 했을 때 절대로 따귀 한 방으로 용서할 리가 없었다.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갑자기 돈이 생겼다고 했던 일이 떠올랐고, 출처가 바로 복권을 샀
“내 말은 어쨌거나 우리 양 대표가 똑똑한 사람이니까 올바른 선택을 할 거라고 믿기에 바쁜 와중에도 꼭 만나고 싶었던 뜻이라고.”남도훈의 얼굴에는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만만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그는 미리 준비한 합의서를 꺼냈고, 그제야 양희지는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 지경이 된 이상 마치 도마 위의 생선 마냥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이런 식으로 법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양희지는 합의서 내용을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왜냐하면 확인해봤자 무용지물이었고, 어차피 사인해야 하는 운명인지라 굳이 본다고 해도 괜스레 마음만 심란했다.결국 마지못해 서명하면서 말을 이어갔다.“이런 얕은수는 절대 먹히지 않을 거야. 두고 봐!”비록 그녀는 협박받아서 어쩔 수 없이 타협했지만 다른 사람은 아직 모르는 일이다.누군가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한 남도훈의 음모는 실패하기 마련이다.“입만 살아서 말이야, 멋대로 생각해. 그동안의 친분을 봐서라도 못 들은 척해줄 테니까.”남도훈이 일부러 배려하는 척 말하자 양희지는 화가 발끈 났다.“원한을 품는 건 미숙한 사람이나 하는 짓이야. 특히 사업가에게는 이익이 가장 중요하거든. 우리가 다시 만나서 담소를 나누며 술자리도 가지고 더욱 깊이 있는 교류와 협력을 논하는 날이 곧 올 거라고 믿어.”“꿈 깨.”양희지는 펜을 내동댕이치고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남도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양희지가 밖으로 나가자 느긋하게 합의서 뭉치를 꺼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꿈 같은 소리하네. 곧 현실로 만들어주지.”구치소 밖, 양희지는 차에 올라타고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현재 그녀의 마음은 심란 그 자체였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남도훈의 면회를 거절하고 김준휘에게 부탁해서 완전히 입막음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라 되돌이킬 수는 없었다.그리고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일은 그동안 자랑스럽게 여겼던 모든 업적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전부 염무현과 연루
이에 비해 동창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동창 중에서 과연 자신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비록 모두의 선망과 아부의 대상이 되긴 하겠지만, 이런 무의미한 인사치레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아마도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아. 요즘 바쁜 시기라...”양희지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박동하는 다급히 말했다.“왜? 설마 우리 양 대표가 눈이 너무 높아서 가난한 동창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너무 실망이야. 걱정하지 마, 그냥 한자리에 모여서 밥이나 먹자는 건데, 절대로 다른 의도는 없어. 이게 대체 얼마 만이야? 보고 싶은 사람 혹은 잊지 못한 추억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양희지의 눈썹이 까딱했다.“염무현도 온대?”“그건 우리 양 대표한테 달렸지. 염무현도 부를 거야? 말 거야?”박동하는 워낙 눈치 빠른 편이라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자칫 말실수라도 한다면 만회할 방법이 없으니까.“염무현을 부를 수만 있다면 나도 갈게.”양희지가 제안했다.사실 그녀의 생각은 사뭇 단순했다. 과거를 회상하는 핑계로 염무현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그동안 맺힌 앙금을 최대한 풀어버릴 작정이다.만약 가능만 하다면 재혼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하지만 양희지는 본인의 제안이 마침 박동하의 음모를 이루게 하는 꼴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가 동창회를 만든 가장 큰 목적이 바로 염무현에게 망신을 주어 부동산과 쇼핑몰에서 당했던 모욕을 똑같이 돌려주기 위함이었다.사실 양희지가 염무현의 출현을 꺼릴까 봐 의도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미리 연락했다.만약 본인의 추측이 맞는다면 양희지를 초대할 생각이 없었다.왜냐하면 그의 타깃은 오로지 염무현이기 때문이다.“알겠어! 양 대표, 걱정하지 마. 염무현도 무조건 부를게.”박동하는 재빨리 대답했다.“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카카오톡으로 보낼게.”전화를 끊자 양희지는 기분이 한결 나아진 듯했다.“공혜리, 넌 고작 후발 주자에 불과할 뿐이야. 기껏해야 애인이겠지.”그녀는 자
고진성은 미리 준비라도 마친 듯 잽싸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바로 양희지가 서명한 합의서인데 염무현은 그녀의 사인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이내 인상을 펴고 엘리베이터를 올라타더니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똑똑!서류를 확인하던 공혜리는 고개를 들었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염무현의 모습이 나타나자 공혜리는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볼이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다.분명 어젯밤 일이 머릿속에 떠오른 게 확실했다.만약 무현 님이 다시 언급한다면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한단 말이지?“어젯밤...”“네?”공혜리가 저도 모르게 새된 비명을 질렀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타난다더니!“왜요?”염무현이 앞으로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디 아파요? 제가 봐줄까요?”“아니요! 말씀하세요.”공혜리가 고개를 푹 숙였다.염무현은 별생각 없이 말을 이어갔다.“어젯밤 바에서 김준휘 옆에 있는 사람 봤어요?”공혜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의혹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마스터님 말씀인가요?”“아니, 다른 사람. 비열하게 생긴 남자 있잖아요.”염무현이 정정하자 공혜리가 눈살을 찌푸렸다.“얼핏 본 것 같기도 하고…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듯한데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예전에 서경철 옆에 있던 사람이에요.”염무현이 힌트를 줬다.공혜리는 정신이 번쩍 드는 듯 말했다.“아, 서경철의 군사네요! 허씨 가문이 망한 이후로 유일하게 모습을 감췄는데, 미꾸라지처럼 수사망을 쏙 빠져나갔군요.”“그날 밤에 천하 그룹 건물에 같이 있었어요.”염무현이 말했다.공혜리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놓쳐서 너무 아쉽군요.”“물론 내가 일부러 봐주긴 했지만...”이내 의외의 답변이 들려왔다.순간 넋을 잃은 공혜리는 곧바로 포인트를 캐치했다.“서경철의 군사가 김준휘 주변에 당당하게 모습을 보였다는 건 두 집안이 오래전부터 남몰래 공모해 왔다는 사실을 증명하죠. 이에 배후의 세력은 바로 김씨 가문이며, 또한 저희 집안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을 유추해 낼 수 있는데..
공혜리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참, 여지윤 씨가 차를 마시자고 했거든요? 무현 님은...”염무현이 미소를 살짝 지었다.“가요, 공 대표에 대한 인상이 꽤 좋은 것 같은데.”“하지만 무슨 목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공혜리는 확신이 없는 듯 말했다.어제 법정에서도 여지윤의 태도가 과하게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스레 다른 꿍꿍이를 꾸미는 건 아닌지 싶었다.“손윗사람이라고 여기고 편하게 대해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염무현의 말에 공혜리는 한결 안심되었다. 손윗사람이 확실하군.여지윤이 나이 차이를 운운하며 이모라는 호칭을 고집하는데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알고 보니 무현 님의 지인이라니!공혜리의 휴대폰이 울리고, 이내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께서 무현 님도 같이 오라고...”“그래요.”염무현이 어깨를 으쓱했다.사모님의 부탁을 어찌 거절하겠는가?더욱이 미덥지 못한 사부님을 둔 바람에 빚을 대신 갚아주는 제자 신세가 되었으니 누굴 탓하리!한편, 남호 근처의 한 호텔.남도훈은 로브를 입고 통유리창 앞에 서서 건너편 리버타운을 바라보았다.1호 별장을 향한 그의 시선은 원망과 증오로 가득했고, 고즈넉한 노을과 비교하면 너무 대조적이었다.“개자식이 제 주제도 모르고 감히 이렇게 좋은 동네에 살아?”등 뒤의 킹사이즈 침대는 엉망진창이었고, 홀딱 벗은 알몸의 여인 두 명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주변 상황을 유추해보면 한 바탕 격정적인 순간이 지나갔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남도훈이 문득 고개를 돌렸다.“행동은 개시했나요?”검은색 슈트 차림에 선글라스까지 쓴 사각턱 남자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요원들은 전부 출동 완료했어요. 1팀은 대학교 입구, 2팀은 슈퍼 근처, 3팀은 혜리 그룹 건물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도훈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블루 울프 용병단은 전부 프로급이라 고작 일반인 3명 따위를 납치하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예요.”말을 이어가는 중년 남자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자신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