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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이에 비해 동창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동창 중에서 과연 자신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비록 모두의 선망과 아부의 대상이 되긴 하겠지만, 이런 무의미한 인사치레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아. 요즘 바쁜 시기라...”

양희지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박동하는 다급히 말했다.

“왜? 설마 우리 양 대표가 눈이 너무 높아서 가난한 동창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너무 실망이야. 걱정하지 마, 그냥 한자리에 모여서 밥이나 먹자는 건데, 절대로 다른 의도는 없어. 이게 대체 얼마 만이야? 보고 싶은 사람 혹은 잊지 못한 추억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양희지의 눈썹이 까딱했다.

“염무현도 온대?”

“그건 우리 양 대표한테 달렸지. 염무현도 부를 거야? 말 거야?”

박동하는 워낙 눈치 빠른 편이라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자칫 말실수라도 한다면 만회할 방법이 없으니까.

“염무현을 부를 수만 있다면 나도 갈게.”

양희지가 제안했다.

사실 그녀의 생각은 사뭇 단순했다. 과거를 회상하는 핑계로 염무현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그동안 맺힌 앙금을 최대한 풀어버릴 작정이다.

만약 가능만 하다면 재혼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양희지는 본인의 제안이 마침 박동하의 음모를 이루게 하는 꼴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가 동창회를 만든 가장 큰 목적이 바로 염무현에게 망신을 주어 부동산과 쇼핑몰에서 당했던 모욕을 똑같이 돌려주기 위함이었다.

사실 양희지가 염무현의 출현을 꺼릴까 봐 의도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미리 연락했다.

만약 본인의 추측이 맞는다면 양희지를 초대할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타깃은 오로지 염무현이기 때문이다.

“알겠어! 양 대표, 걱정하지 마. 염무현도 무조건 부를게.”

박동하는 재빨리 대답했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카카오톡으로 보낼게.”

전화를 끊자 양희지는 기분이 한결 나아진 듯했다.

“공혜리, 넌 고작 후발 주자에 불과할 뿐이야. 기껏해야 애인이겠지.”

그녀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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