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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내 말은 어쨌거나 우리 양 대표가 똑똑한 사람이니까 올바른 선택을 할 거라고 믿기에 바쁜 와중에도 꼭 만나고 싶었던 뜻이라고.”

남도훈의 얼굴에는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만만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는 미리 준비한 합의서를 꺼냈고, 그제야 양희지는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지경이 된 이상 마치 도마 위의 생선 마냥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런 식으로 법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양희지는 합의서 내용을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왜냐하면 확인해봤자 무용지물이었고, 어차피 사인해야 하는 운명인지라 굳이 본다고 해도 괜스레 마음만 심란했다.

결국 마지못해 서명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런 얕은수는 절대 먹히지 않을 거야. 두고 봐!”

비록 그녀는 협박받아서 어쩔 수 없이 타협했지만 다른 사람은 아직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한 남도훈의 음모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입만 살아서 말이야, 멋대로 생각해. 그동안의 친분을 봐서라도 못 들은 척해줄 테니까.”

남도훈이 일부러 배려하는 척 말하자 양희지는 화가 발끈 났다.

“원한을 품는 건 미숙한 사람이나 하는 짓이야. 특히 사업가에게는 이익이 가장 중요하거든. 우리가 다시 만나서 담소를 나누며 술자리도 가지고 더욱 깊이 있는 교류와 협력을 논하는 날이 곧 올 거라고 믿어.”

“꿈 깨.”

양희지는 펜을 내동댕이치고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남도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양희지가 밖으로 나가자 느긋하게 합의서 뭉치를 꺼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꿈 같은 소리하네. 곧 현실로 만들어주지.”

구치소 밖, 양희지는 차에 올라타고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

현재 그녀의 마음은 심란 그 자체였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남도훈의 면회를 거절하고 김준휘에게 부탁해서 완전히 입막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라 되돌이킬 수는 없었다.

그리고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일은 그동안 자랑스럽게 여겼던 모든 업적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전부 염무현과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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