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줌마, 예원아! 여기까지 왔는데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잖아요.”염무현이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을 꼭 무사히 집까지 데려다줄게요.”“하지만 상대방은 인원수도 많고 총도 지니고 있잖아.”우현민은 떠날 생각이 없는 듯한 염무현을 보자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앞으로 갈 길이 멀어. 절대로 우리를 살려주려고 목숨을 버리지 마.”우예원도 큰 소리로 말했다.“오빠, 얼른 가! 아빠 말이 맞아, 우린 신경 안 써도 돼. 그동안 내가 미안했어. 날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줬는데 어떻게 보답해 줘야 할지도 모르겠어. 빨리 도망치라니까? 이 한목숨 바쳐 오빠의 안전을 바꿀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짝! 짝!남도훈이 대뜸 손뼉을 치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감동해서 눈물이 날 것 같군. 고작 범죄자 주제에 인복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네? 다들 눈이 멀었나? 어쨌거나 하나뿐인 목숨인데, 이렇게 귀한 걸 어찌 안중에도 없는 거지? 염무현, 세 식구가 널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잖아, 정녕 죽게 놔둘 거야? 네가 도망치는 즉시 이 사람들을 죽여버릴 테니까 두고 봐.”염무현이 싸늘한 눈빛으로 남도훈을 힐긋 쳐다보았다.“여기까지 찾아온 이상 쉽게 도망가지는 않을 거야.”“그렇다면 정말 다행이고.”남도훈은 목적을 달성한 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즉, 이번 내기에서는 그가 이겼다는 것을 증명했다.구치소에 갇혀 있는 동안 남도훈은 염무현을 줄곧 연구했고, 유난히 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우예원 일가족을 납치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인질을 확보한 이상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옴짝달싹 못하기 마련이다.남도훈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를 바득바득 가는 오민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부하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체면까지 구겨졌으니 오민수는 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었다.그러나 우선 임무부터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을 꾹꾹 눌러 담고 허리춤에서
“만약 셋 셀 동안까지도 꿈쩍 안 하면 이 사람들의 머리를 쏴버릴 테니까 두고 봐.”“셋!”남도훈이 염무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게다가 압력을 가하기 위해 권총을 꺼내더니 우예원의 이마를 겨누었다.아니나 다를까 그의 예상대로 염무현은 군도를 들어 심장에 갖다 댔다.“하하하, 그것도 나쁘지 않지. 목을 베면 집안에 피투성이가 되니까 차라리 심장을 찌르는 게 더 나을 거야.”남도훈의 표정이 점점 흉악하게 변했고, 목적을 이룬 듯 의기양양했다.“무현아, 안 돼!”우현민이 큰 소리로 외쳤다.우예원과 정은선 모녀는 가슴이 아픈 나머지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남도훈이 둘이라고 하는 찰나 염무현이 먼저 말했다.“내가 할게. 하나!”남도훈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너 바보 아니야? 둘 하기도 전에 하나부터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렇게 죽고 싶어 안달...”털썩!이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권총을 들고 우현민의 머리를 겨누던 용병이 멍한 얼굴로 바닥에 픽 쓰러졌다.곧이어 다른 사람도 그대로 꼬꾸라졌다.심상치 않은 상황을 눈치챈 오민수는 무의식중으로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갑자기 손이 뻣뻣하게 굳으며 눈앞이 빙글빙글 돌더니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남도훈도 당최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듯 중얼거렸다.“뭐지...?”곧이어 우예원 일가족도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결국 염무현을 제외하고 모두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감히 내 앞에서 잔머리를 굴려? 애송이 같으니라고.”염무현은 손에 든 군도를 던지고 길막하는 오민수를 걷어차더니 우씨 일가족을 향해 다가갔다.누가 신의는 사람만 구한다고 했나? 독약도 그에게 껌에 불과했다.염무현은 안에 들어가자마자 무색무취의 독 연기를 살포했고, 방 전체에 금세 빠르게 퍼져 나갔다.우예원 일가족만 없었더라면 단지 기절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놈들을 죽이고도 남았을 것이다.이내 세 사람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고 우선 우예원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무현 님.”고진성은 바짝 긴장하더니 염무현
“4년 전의 일은 네가 알고 있는 그대로야. 뭐... 할 말이 따로 없는데?”눈길을 피하는 모습은 무언가를 숨기는 게 확실했다.푹!염무현은 손에 든 군도로 대뜸 남도훈의 허벅지를 찔렀고, 칼날이 그대로 의자를 관통했다.“악!”남도훈이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염무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난 워낙 인내심이 부족해서 잔꾀를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너한테 좋은 점이 하나도 없거든?”남도훈은 더는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술술 털어놓았다.“알았어, 다 얘기해줄게!”그러고는 미주알고주알 낱낱이 말했다.염무현은 들으면 들을수록 눈살이 점점 찌푸려졌다.양씨 가문이 몰래 이렇게나 많은 나쁜 짓을 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그동안 성추행당한 사람이 신부인 양희지인 줄 알고 양준우를 대신하여 죄를 뒤집어쓰기로 하지 않았는가?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당사자가 따로 있었고, 바로 양준우가 신부 들러리로 부른 여자친구였다.다시 말해서 피해자는 양희지가 아니었다.즉 모든 건 양씨 일가족의 자작극에 불과했다.양준우는 소송에 휘말려 처벌받을까 봐 두려웠고, 양희지는 거짓말로 신혼 남편을 속여 대신 죗값을 치르게 했다.심지어 더한 짓도 마다하지 않았다.염무현이 4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마치고 출소하는 첫날 양희지에게 파혼당했다.이유는 고작 범죄자의 신분으로 억대 몸값을 지닌 미녀 대표인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또한 양가네 나머지 세 식구는 그에게 감지덕지하기는커녕 죄수라는 둥, 딸아이의 발목을 4년이나 붙잡은 탓에 재벌 집에 시집가지 못했다는 둥 소리를 달고 살면서 눈엣가시로 여겼다.게다가 본인이 마련한 신혼집마저 팔아서 뻔뻔스럽게 돈을 가로채지 않았는가?그리고 남도훈과 손을 잡고 우현민의 돈을 갈취했고, 결국 사채에 손을 댄 일가족은 꼬박 4년 동안 힘든 나날을 보냈다.지금껏 저질렀던 악행을 돌이켜보면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헛소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어?”염무현이 미간을 찌푸린 채 두 눈에 살기가 일렁거렸
염무현이 떠난 뒤,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그녀는 여지윤을 데리고 외식하면서도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렸다.잠시 후 김범식이 한 무리의 부하를 이끌고 밀리네어로 위풍당당하게 찾아갔다.“내가 아는 건 다 실토했으니까 제발 살려줘.”남도훈은 불쌍한 표정으로 애원했다.“앞으로 다시는 잔머리 굴리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당장 출국해서 평생 해외에 있을 테니까!”염무현은 눈길조차 안 주고 뒤돌아서 걸어 나갔다.“무현 님.”고진성이 곧바로 그를 맞이했다.염무현의 표정은 감정이란 찾아보기 힘들었다.“이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고진성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오민수가 이끄는 블랙 울프 용병단은 해외에서 수차례 살인 사건을 저질러 인터폴에서 이미 지명수배를 내렸죠. 용국에서 체포된 이상 살아서 떠날 생각은 버려야 하지 않겠어요?”정의의 심판을 받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앞에 놓인 유일한 길이었다.“남도훈이 용병을 고용하여 용국 내에서 납치를 감행하고 살인을 계획한 것도 중범죄에 속하기에 이번에는 끝장났다고 보면 돼요.”염무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부탁할게요. 지난번처럼 외부에 나랑 관련이 있다고 말하지 마세요.”고진성은 서둘러 대답했다.“무현 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을게요.”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공로가 다시 한번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마냥 그에게 찾아왔다.이제 한 도시의 총사령관으로 승진하는 건 떼놓은 당상이다.그동안 질투에 눈이 멀어 뒤에서 몰래 수작을 부리고 고자질하는 놈들에게 보란 듯이 증명해서 입을 싹 닫게 할 것이다.염무현은 우예원 일가족이 탄 차에 가서 한 명씩 침을 놓아주었다.곧이어 세 식구는 천천히 눈을 떴다.“무현 오빠!”우예원이 차에서 뛰어내려 염무현의 품에 안겨 눈물을 펑펑 흘렸다.“괜찮아? 깜짝 놀랐어.”“응, 멀쩡한데?”염무현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부드러운 생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그리고 세 사람이 지나치게
“날 알아?”염무현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서리안을 처음 보는 순간 4년 전 신부 들러리 드레스를 입고 스스럼없던 여자의 모습과 전혀 매칭이 안 되었다.이미지가 너무 달라 완전 딴사람 같았다.물론 결혼식에서 본 게 전부였지만, 서리안의 감쪽같은 연기에 속아 넘어간 건 둘째치고 당시 눈뜬장님이 따로 없다 보니 남을 너무 쉽게 믿었던 탓도 있었다.“당연하죠! 당신이 바로 양씨 가문에 속아서 감옥까지 대신 들어간 그 바보 사위잖아요.”서리안이 무의식중에 말했다.김범식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대뜸 손가락질하며 버럭 화를 냈다.“그 입 닥치지 못해? 또다시 무현 님을 모욕하면 모가지를 확 따버릴 거야.”서리안은 겁을 먹은 나머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대체 그 유명한 김범식이 왜 한낱 범죄자 따위한테 공손하게 대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봐.”염무현이 자리에 앉자 공혜리는 자연스럽게 옆자리를 차지하면서 놀란 기색이 역력한 서리안을 향해 말했다.“물론 공짜는 아니고.”김범식은 현금 뭉치 두 개를 꺼내 그녀의 앞에 내려놓았다.“하지만 전제는 무조건 솔직하게, 거짓말은 안 한다는 거지.”공혜리가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아니면 이 돈을 받지 못할뿐더러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까.”서리안의 눈이 반짝거리더니 얼굴에 탐욕으로 가득했다.“물론이죠! 사실 굳이 돈을 주지 않아도 모든 걸 털어놓을 생각이었어요. 어쨌거나 양씨 일가족은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거든요. 당시 양준우는 내가 입만 다물고 있는다면 나중에 마무리되고 나서 집 사주고 차 사주고 결혼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마음을 바꿨어요. 그런 자식을 철석같이 믿고 잘나가는 남자의 제안을 얼마나 많이 거절했는지 알아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어찌나 후회되는지...”공혜리가 발끈했다.“그만! 본론부터 얘기해.”“네? 알... 알겠어요.”서리안은 민망한 표정으로 너털웃음을 지었다.“그때 남도훈 씨가
공혜리는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가 차올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거짓말한 것도 이미 용서가 안 되는데! 무현 님은 무려 양씨 일가족을 살려준 은인이잖아요. 4년간의 옥살이를 마치고 보상해주지 못할망정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김범식도 화가 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뼈마디가 하얗게 질릴 지경이었다.“세상에 이토록 배은망덕한 사람이 있다니? 아가씨께서 짐승만도 못하다고 했지만 어떻게 보면 동물한테 모욕인데요? 제아무리 짐승이라고 할지언정 은혜에 보답할 줄 알잖아요.”“무현 님, 전 당최 이해가 안 갑니다. 이런 짓을 어찌 할 수 있단 말입니까!”염무현은 누가 봐도 평온한 모습이었다.사실 남도훈이 술술 털어놓았을 때부터 그는 이미 어느 정도 믿었다.왜냐하면 죽음이 두려운 사람인 만큼 절대 거짓말하지 않았을 거로 예상했기 때문이다.서리안을 찾아온 것도 단지 형식에 불과했다.“과한 호의는 되레 부담으로 다가오죠. 하물며 음모를 꾸며서 얻은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어요? 이렇게 큰 은혜를 무슨 수로 갚겠어요?”염무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즉 은혜를 갚지 못하니까 날 대하는 방법도 모르는 거예요.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출소하면 은인이라는 신분을 들먹여 어렵게 일궈 세운 비즈니스 제국을 빼앗아 갈까 봐 걱정하고 두려워하겠죠. 그러다 시간이 흘러 은혜는 원망으로 바뀌고, 사랑도 자연스럽게 증오가 되고...”물론 인간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존재인지라 스스로 저지른 잘못과 남이 저지른 잘못 중에서 당연히 후자가 용서하기 더욱 쉬었다.그렇다면 변한 사람은 염무현이 되어야 하며, 이왕이면 빈털터리 신세가 딱이었다.따라서 마음 편히 이혼을 요구할 수 있으며 마음속의 죄책감을 감추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아빠와 난 보는 눈도 없어서, 원... 배은망덕한 일가족을 도와 성공까지 거두게 하다니!”공혜리는 후회가 물 밀 듯이 밀려왔고, 이를 꽉 악물었다.“지금 당장 양희지와 모든 거래를 취소할게요.”“아니에요.”염무현이 말했다.“이건 우
박동하는 희열을 감추지 못했다.품에는 화장을 떡칠한 젊은 여자가 기대고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홀딱 벗은 상태였다. 남자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은 조금 전의 격정적인 순간을 증명하는 듯싶었다.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여자의 몸을 지분거리는 순간 새침한 투정 소리가 들려왔다.“하지 말라고.”그녀는 바로 양소민이며, 염무현이 대학 다닐 때 만났던 첫 여자친구였다. 즉, 박동하의 물량 공세에 홀라당 넘어간 그 여자.사실상 박동하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일찌감치 흥미를 잃어 양소민을 차버렸다.남의 여자친구를 빼앗는 데 실패하고 체면이 구겨진 건 둘째치고, 양소민이 너무 현실적인 여자라는 점이 더군다나 문제였다.시간이 흐를수록 욕심이 끝이 없었고, 만족을 몰라 재벌 2세인 박동하마저 벅찰 지경이었다.그동안 양소민은 부잣집에 시집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남자들 사이를 오가며 살아왔다.물론 남자는 단지 자기 손바닥 안에 놀아나는 존재라는 착각에 취해 있을 때 사실 상대방도 그녀를 일회용 취급한다는 건 꿈에도 몰랐다.결국 지금까지 양소민은 결혼을 못 했다.마침 박동하의 전화가 걸려 오자 파트너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양소민이 흔쾌히 찾아왔다.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시 눈이 맞았다.약혼은 개뿔, 사실 동창회를 개최하는 핑계에 불과했다.박동하가 금수저인 건 사실이지만 멍청하지는 않았다.놀 때는 쿨하게 만나도 결혼만큼은 집안 형편을 고려해야 하기에 양소민은 안중에도 없었다.물론 양소민도 뻔했고, 단지 즐길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을 뿐이다.장기적으로 불가능하면 잠깐이라도 괜찮았으니까.그녀는 자기 능력으로 박동하를 살살 구워삶아 당분간은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두 사람은 각자의 꿍꿍이를 품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손발이 척척 맞았다.“자기야, 나중에 일이 성사되면 어떻게 보상해줄 거야?”양소민이 가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칼을 몇 번이나 댔는지 알 수 없는 얼굴은 표정이
칠요보연은 사부인 옥의 신이 불치병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영약 중 하나이다.일반 영약은 가격 때문에 거래가 안 되지만, 칠요보연은 매물이 없어서 못 산다. 심지어 여지윤 같은 업계 원탑마저 천신만고 끝에 수소문에 실패하지 않았는가?“신의님이 계시는 서해시에 있어요. 수집 대가 연홍도의 손에.”전태웅이 웃으며 말했다.“원래 연홍도는 칠요보연의 소식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어요. 본인의 말에 따르면 평생 비밀로 간직한다고 했죠. 하지만 공교롭게도 딸이 이상한 병에 걸려 유명하다는 의사는 싹 다 모셔 왔으나 끝내 치료하지 못했어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을 두 눈으로 목격하니 아버지로서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 거죠. 결국 속수무책인 나머지 그제야 대외적으로 딸아이의 병을 치료해주는 사람에게 자신의 수집품으로 가득한 보물 창고에서 하나를 골라 사례한다고 발표했죠. 연홍도가 공개한 베스트 컬렉션 중 마침 칠요보연도 포함돼 있어요.”염무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좋아요! 현염초와 진원천정은 소식이 있나요?”“아직 알아보는 중입니다. 화하 상업그룹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수사망을 넓혔으니 조만간 입수할 거로 믿어요.”전태웅은 자신 있게 말했다.염무현이 한마디 보탰다.“알아봐 줘서 고마워요. 신세를 지게 되었네요.”전태웅은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대답했다.“신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전 단지 소식을 접했을 뿐, 칠요보연을 가져다준 것도 아닌데 신세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아요.”염무현이 단호한 말투로 못을 박았다.물론 전태웅이 나머지 영약 두 개를 찾기 위해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기도 했다.“감사합니다, 신의님.”전태웅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이는 일반 사람의 신세가 아니라 무려 염라대왕의 신세이지 않은가?사실 부자일수록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 권력을 얼마나 쥐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었다.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전부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목숨은 부와 지위를 떠나서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