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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물론 아랫사람으로서 손윗사람의 사생활까지 추측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 이쯤에서 그만하기로 했다.

법정에서 피고인 측은 유력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점점 더 열세에 처했다.

승리의 저울은 이미 원고인 측을 향해 기울어졌다.

원고 측 변호사팀은 하나같이 만면에 희색을 띠었고 우승을 직감했다.

이 소송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건 이제 시간문제였다.

양희지는 더 이상 만회할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연신 한숨만 나왔다.

공혜리도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비록 염무현을 맹신하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그들에게 불리한 상황이라 현시점에서 판을 뒤집는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이때, 여지윤이 다시 돌아왔고 얼굴에는 기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따라서 양희지는 이번에 진짜 끝장났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판사님, 발언할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여지윤은 그녀에게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변호사팀을 무시하고 대뜸 판사에게 부탁했다.

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고인, 발언하세요.”

비서가 마이크를 가져오자 여지윤이 운을 뗐다.

“조사를 이미 마쳤는데 피고인 측의 조제법은 원고인 측에서 신청한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비록 유사한 점이 많지만 분류와 비율 면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죠. 그동안 저희가 착각하고 피고인 측이 표절하고 침해한 줄 알았는데 이제는 오해라고 확신합니다. 따라서 저는 원고인 신분으로 이 자리에서 고소를 취하하도록 하겠습니다.”

뭐?!

사람들은 하나같이 넋을 잃었고, 법정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심지어 판사마저 불가사의했다. 누가 봐도 승소할 상황에서 뜬금없는 대반전이라니?

오해? 증거가 이렇게나 많은데 그게 대체 무슨 말이지?

여지윤이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서면으로 힐링 크림의 특허권을 포기하겠다고 성명할게요.”

공혜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속으로는 무현 님이 진짜 해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까다롭기로 소문 난 백초당 둘째 부인의 장녀를 어떻게 설득한 거지?

반면, 양희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이제 다시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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