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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하지연은 염무현의 정체를 꿈에도 모르기에 공혜리만큼 고민과 걱정거리가 많지 않았다.

물론 공혜리도 하지연이 연락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왜냐하면 염무현이 대답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겠대요. 그럼 블루오션 바로 갈까요? 나름대로 분위기도 있고.”

하지연이 웃으며 말하자 공혜리는 깜짝 놀랐다.

“무현 님이 동의했어요?”

“네.”

하지연은 당연한 결과라고 여기며 기쁜 마음으로 다른 사람도 불렀다.

공혜리의 미간이 서서히 펴지더니 저녁에 무슨 옷을 입고 가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속으로는 염무현에게 제일 예쁜 모습을 보여주리라 다짐했다.

...

저녁, 블루오션 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는 남녀들이 곳곳에 보였다.

“누나, 왜 아직도 안 와?”

양준우는 앞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보며 휴대폰에 대고 투덜거렸다.

“벌써 30분이나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얼른 와, 심심해 죽을 것 같아.”

“기다려, 아직 준휘 오빠랑 밥 먹고 있단 말이야. 레스토랑으로 오라니까 기어코 바에 가겠다는 사람을 탓해야지!”

양희지가 말했다.

양준우는 변명을 술술 늘어놓았다.

“약속을 당일에 잡으면 어떡해? 친구랑 밥 먹기로 했는데 바람맞힐 수는 없잖아. 나도 준휘 형님이 보고 싶으니까 빨리 일을 마친 거지, 느긋하게 밥부터 먹을 줄 누가 알았겠어? 어차피 때가 되면 삼시세끼를 챙겨 먹을 텐데 한 끼 건너뛴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 술집은 매일 못 간다고, 얼른 와!”

양희지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알았다고.”

전화를 끊은 양준우는 술잔을 들고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그러다 무심코 바 건너편에 앉아 있는 아리따운 여성을 발견하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 술집에서 심심할 틈이 어디 있겠어? 오늘은 내 여자친구가 생기는 날이구먼!”

이내 술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기름이 번지르르한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며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걸어갔다.

플레이보이 대명사로서 가장 독한 술을 마시고 예쁜 여자를 꼬시는 것이야말로 본업이지 않겠는가?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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