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끈! 우두둑!비록 가벼운 충돌처럼 보였지만 성인 남자의 팔이 이처럼 쉽게 부러질 줄은 몰랐다.이내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면서 팔이 아래로 축 처지는 바람에 몸이 중심을 잃은 나머지 염무현이 있는 방향으로 넘어졌다.털썩! 털썩!연이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염무현은 손가락으로 두 남자의 관자놀이를 톡톡 건드렸다.그러나 다른 사람의 눈에는 오히려 둘이 자발적으로 머리를 가져다 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순간 탁해진 눈동자가 빛을 점점 잃어갔다.쿵!두 눈을 시퍼렇게 뜬 시체가 바닥에 쓰러졌다.“헉! 사람을 죽였어!”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고 여자들은 놀란 나머지 입을 틀어막았다.염무현이 살인을 저지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그제야 사람들은 방금 그가 한 말이 떠올랐다.분명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면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 괜히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라고 했지만,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오히려 염무현이 허풍 떠는 줄 알고 겁을 주기 위해 큰소리쳤다고 생각했다.“이 새끼가 간덩이가 부었나? 감히 내 부하를 죽여? 죽고 싶어 환장했어?”김준영은 음침한 얼굴로 주머니에서 단검을 꺼내더니 염무현을 향해 찔렀다.탁!그러나 염무현은 단번에 발로 걷어찼다.이어서 김준영의 바짓가랑이에 또 한 번 발차기가 날아들었다.“악!”중심 부위가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현장에 있던 남자들은 이 장면을 보자 저도 모르게 가랑이를 움켜쥐고 김준영 대신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이는 뭐든지 뿌리부터 뽑으려는 염라대왕의 일관된 처리 방식이었다.김준영은 가랑이만 꼭 붙잡은 채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몸은 새우처럼 웅크리고 고통을 참느라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극심한 통증에 끙끙거렸다. 심지어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너무 아파서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대체 간덩이가 얼마나 부은 거지?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바 매니저가 극진한 태도로 김준영을 대하는 모습을 똑똑히 목격했다. 심지어 도명철같은 도련님마저 고개
염무현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예원아, 나한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널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우예원의 마음이 훈훈해지더니 그동안 쌓아왔던 오해가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졌다.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도 안 되는 그녀는 인심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있었다.회사에서는 도명철의 존재로 인해 직원들이 그나마 예의를 갖추는 편이라 그 흔한 기싸움조차 별로 없었다.비록 도명철의 고백을 받아준 적이 없지만 꽤 괜찮은 남자라는 생각이 늘 있었다. 적어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재벌 2세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설령 애인 사이는 아니더라도 직장 동료 혹은 친구, 아니면 상사와 부하로서 적합한 사람이라고 여겼다.하지만 도명철이 김준영에게 굴복하고 그녀를 순순히 내어주겠다고 말하는 순간,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 모든 게 거짓에 불과하다니!도명철의 눈에는 오직 이익뿐이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심마저 내팽개칠 수 있었다. 심지어 타인의 존엄을 짓밟고, 개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요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이에 비해 염무현은 참 단순한 편이다.감히 그의 가족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돈이 많든 잘 나가든 막론하고 절대 안 봐주었다.“응! 오빠!”우예원은 염무현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두 사람의 그림자가 점점 길게 늘어졌다....우리병원, 수술실.눈앞의 익숙한 광경을 바라보며 의사는 손에 메스를 든 채 쓴웃음만 지었다.증상이 똑같은 환자가 또 나타나다니?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한단 말인가?최근 들어서 이런 적이 벌써 세 번째였다.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와 비슷한 케이스로서 심지어 데자뷔라고 하도 과언이 아니었다.두 번째 환자는 그나마 부상이 경미한 편이지만 갖은 노력에도 결국 살리는 데 실패했다.그리고 눈앞의 남자는 애초에 치료할 필요조차 없었다.의사는 결국 메스를 내려놓고 수술실을 나섰다.“선생님, 제 동생은 괜찮아요?”김준휘가 재빨리 다가가 묻자 의사가 착잡한 얼굴로 대답했다.“이미 망가져서 껍데기만
“젠장!”김준휘는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내 일을 망친 사람이 그 자식이라니.”서해시에서 모두가 서경철을 필두로 한 서씨 가문이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체 실력을 제외하고 공씨 가문이 합법적인 사업으로 눈길을 돌린 덕분이라고 여겼다.공씨 가문이 자발적으로 세력권을 포기했기에 서경철이 날름 채갈 기회가 생긴 것이다.그러나 실상은 서씨 가문이 거저 주워 먹어서 승승장구한 게 아니라 뒤에서 몰래 지원해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김씨 가문이 바로 그 배후의 후원자였다.사실 그들은 몇 년 전부터 용국에 돌아가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김씨 가문의 최종 목적은 단순한 금의환향이 아니라 고향으로 복귀해 서해시의 왕이 되는 것이다.당시만 해도 서해시를 꽉 잡은 최대 세력은 공씨 가문인지라 그들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규석부터 무너뜨려야 했다.그리고 김준휘의 계획에 따라 공규석을 타깃으로 한 암살 작전이 시작되었다.즉 3년 전에 공규석이 여러 대형 병원에서 불치병을 판정받고 나중에 염무현 덕분에 기사회생했을 그 시기였다.당시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김준휘는 화가 나서 이만 바득바득 갈았다.다만 공규석이 앞으로 손을 씻는다는 소문을 듣고 마침 잘 됐다는 생각에 얼른 서경철을 도와 공씨 가문의 자리를 대신했다.물론 공씨 가문의 존재로 인해 서경철의 손발이 묶여 있는 건 사실이었다.서해시를 완전히 통일하려면 공규석의 죽음은 필수였다.이렇게 두 번째 암살 사건이 일어났다.독 벌레에 중독된 공규석이 자칫 저승사자를 따라갈 뻔했지만, 임무 완료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실패하고 말았다.두 번의 고배를 마신 김준휘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남도훈을 호송한다는 핑계로 서해시에 돌아왔다.정작 염무현 덕분에 공규석이 두 번이나 기사회생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그가 염무현을 뼛속까지 증오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고, 서씨 가문의 멸망은 서해시를 장악하려는 김씨 일가의 야망을 완전히 무너뜨렸다.서씨 가문을 지원하기
김준휘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도련님, 진정하세요. 충동은 금물! 그럴수록 더 침착하셔야 합니다.”군사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염무현이라는 놈이 단지 보여지는 것처럼 평범한 사람이 아닌 듯싶어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정체를 알아보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떤지 궁금하지 않으세요?”김준휘는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설마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거야?”“역시 현명하십니다. 단번에 알아맞히시다니!”군사는 때맞춰 아첨하며 말을 이어갔다.“유용한 내용은 하나도 알아내지 못했어요. 개인사가 워낙 깔끔해서 감옥에 들어간 이후로는 거의 백지장에 가까웠죠.”“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김준휘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군사가 잽싸게 설명했다.“즉 불분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이죠.”“고작 범죄자 주제에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가 있나?”김준휘는 염무현이 안중에도 없었고, 오로지 복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놈이 감옥에 있어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거야. 뭐라도 건지면 그게 더 이상하잖아.”군사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어디서 그런 실력을 얻게 되었는지 간과하면 안 돼요.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염무현은 감옥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두 명의 대성 마스터 고대 무술 능력자가 힘을 합쳐도 눈 깜짝할 사이에 압살당하는 절대적인 강자로 거듭났죠. 일전의 4대 천왕과 8대 금강은 어때요? 너무 수상하게 죽지 않았나요? 분명 정상은 아니라고 봐요. 또 하나, 공규석과 진경태가 유난히 염무현을 챙겨주는데,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공씨 가문은 물론 진씨 가문과 미리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오히려 도련님께서 큰코다칠지도 몰라요.”아까만 해도 염무현을 얕잡아 보던 김준휘는 생각이 바뀐 듯 눈살을 찌푸렸다.“자네의 요점은?”“아직 제대로 알아보기 전에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리스크가 너무 클지도 모른다는 말이죠. 고작 그런 녀석 하나 때문에 금원 그룹이 수
“바로 도원 그룹의 도명철이야.”하지연이 말했다.우예원은 황급히 염무현을 바라보며 그날 밤 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도명철이 상도덕마저 없는 사람일 줄이야!어쨌거나 한때 같은 회사 매니저로서 영업팀의 사원을 모두 스카우트해 갔으니 정식으로 공 대표와 선전포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하지연이 쓴웃음을 지었다.“이제 인사팀이 바빠지게 생겼어. 얼른 채용공고를 올려서 직원을 많이 뽑아야지. 아니면 영업팀 업무가 마비될지도 몰라.”급히 사람 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한 부서를 이루는 상사와 부하 직원은 구조적이든 서로 간의 호흡이든 신입을 모집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리가 없었다.하지연도 골치가 아팠다.“무현 오빠, 이제 어떡해?”우예원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어찌 됐든 어젯밤 사건만 아니었다면 도명철도 영업팀 전체를 스카우트해 가는 일은 없었기에 두 사람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었다.“괜찮아, 내가 공 대표 찾아가서 설명할게.”염무현은 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다.이내 위층으로 올라가 공혜리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마중 나온 비서가 염무현을 발견하자 얼른 들어오라고 제스처를 취했다.왜냐하면 대표님이 언제 어디서든 염무현이 찾아오면 절대로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손님 안 받는다고 얘기했잖아요.”공혜리는 속이 바질바질 타는 듯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했다.석연고의 생산과 출시가 결정적인 순간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영업팀이 단체 이직하는 사달이 터지자 미처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대표님, 염무현 씨가 왔어요.”비서가 조심조심 말했다.공혜리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죄송해요, 무현 님이 온 줄도 모르고 그만...”염무현이 손을 휘휘 저으며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반드시 해명해야 할 일이 있는데, 영업팀 단체 이직에 관하여 내 탓이 크니까 이에 상응한 모든 피해는 내가 수습하도록 할게요.”공혜리가 후다닥 일어서자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해 봉긋한 가슴이 리드미
“도움이 필요하면 말만 해요.”염무현이 한마디 보탰다.물론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염라대왕의 부탁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상위에 랭킹된 대기업에서 임원부터 부서장까지 마음대로 고르는 정도였다.공혜리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고 완곡하게 거절했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그렇다면 염무현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저녁 무렵, 어둠이 서서히 찾아왔다.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염무현과 우예원이 같이 회사를 나섰다.그리고 마트를 지나가는 찰나 우예원이 말했다.“오빠, 장 좀 보고 올게.”“같이 가자.”염무현이 말하자 우예원의 예쁜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아니야, 밖에서 기다리면 돼. 금방 다녀올 테니까.”그녀의 모습을 보아하니 여성용품을 사러 간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우예원이 민망해하지 않게 그는 일부러 모른 척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이내 우예원은 뒤돌아서 마트로 걸어 들어갔다.잠시 후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다가왔는데, 고대 무술 능력자의 기운을 온몸으로 뿜어냈다.그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염무현 맞지? 우리 사부님께서 근처 공터에서 보재.”“내가 아는 사람이야?”염무현의 안색이 별안간 싸늘해졌다.상대방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만약 거절한다면 후회할지도 몰라.”“당장 꺼져! 아니면 후회할 사람은 너야.”염무현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남자는 흠칫 놀라더니 곧바로 콧방귀를 뀌었다.“아주 좋아! 대단한 배짱이군.”이내 말을 마치고 나서 자리를 떠났다.몇 분 후 염무현은 우예원의 번호로 걸려 온 영상 통화를 받았고, 화면에 나타난 것은 그녀가 아닌 한적한 공터였다.“내가 말했지? 후회할 거라고.”스피커에서 방금 만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염무현의 두 눈에 서늘한 살기가 걷잡을 수 없이 피어올랐다.천자를 건드리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 하리라!반면, 염무현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주변 사람들이다.그는 줄곧 우
지문호는 신권문에서도 구영진에 버금가는 실력자로서 이미 대성 마스터의 상급자 경지에 도달하여 무림계에서 명성이 자자했다.고대 무술 능력자를 통틀어 레벨이 가장 낮은 부류는 초보 마스터이며, 위로는 고수 마스터, 대성 마스터 순으로 올라간다.또한, 각 레벨에서 하급자, 중급자, 상급자로 나뉜다.그는 모든 무술인이 꿈꾸는 그랜드 마스터 경지까지 단 한 발자국만 남겨두고 있다.비록 구영진이 대성 마스터 상급자에 진입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지만, 어쨌거나 지문호보다 열 살이나 연상이지 않은가?즉, 재능 면에서 보면 지문호는 수장인 구영진 사형을 훨씬 뛰어넘었다.따라서 신권문 내에서도 지문호가 그랜드 마스터가 될 거라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휘잉-이때, 음산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지문호의 옷자락이 펄럭거렸다.매서운 칼바람은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얼굴에 닿는 순간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지문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현상은 상대방이 결코 평범한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내 눈앞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다름 아닌 염무현이다.지문호의 표정이 절로 굳어졌다.왜냐하면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사람 내놔!”염무현의 말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리고 유언도 얘기해.”염라대왕의 가족을 납치하다니? 죽어도 마땅했다.물론 상대방이 누구든 결과는 똑같았다.“애송이 주제에 건방지기 짝이 없군.”지문호는 심호흡하더니 금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왔다.생각보다 젊은 염무현의 모습에 그의 걱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고작 20대처럼 보이는 젊은이가 설령 어려서부터 무술을 수련했다고 해도 실력이 어디 가겠냐는 말이다.고대 무술 능력자의 막강한 파워는 결코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봤자 오랜 기간의 수련과 축적이 필요하므로 마음만 있다고 해서 절대로 원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없었다.“네가 서경운을 죽였어?”지문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묻자
지문호가 수련한 공격법은 ‘나한금강권경’이라고 불린다.이는 북소림에서 기원한 권법이다.나중에 한 무술 마스터가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환골탈태하여 더욱 막강한 파워를 갖춘 공격법으로 진화했다.그리고 나한금상권경은 신권문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세월이 흐르면서 각 문파의 싸움이 빈번해지고 이를 이어받을 후대가 끊기는 바람에 심각한 유실이 발생했다. 비록 몇 세대를 거쳐 정성껏 복구했지만 여전히 온전치 않았다.3년 전쯤, 신권문의 전임 수장 마승태가 옥의 신한테서 초청받아 염무현에게 무술을 가르치면서 사흘간 스승이 되어주었다.사실 3일째가 되는 날 마승태는 이미 염무현의 상대가 안 되었다.옥의 신 제자의 천부적인 재능에 감탄한 그는 즉석에서 승복했다.이에 대한 보답으로 염무현은 마승태의 체내에 잠복해 있는 질병을 말끔히 치료하여 수명을 20년이나 연장했을뿐더러 나한금강권경을 복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마승태는 감지덕지하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신권문에 돌아간 이후로 그는 유능한 제자들을 불러 나한금강권경의 완성본을 수련하도록 지도했다.그중에서도 유난히 두각을 나타난 사람이 바로 지문호였다.지문호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향상했고, 심지어 사형인 구영진을 능가하는 기세까지 보였다.그리고 순식간에 ‘금강 무적’이라는 칭호를 얻을 만큼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났고, 무림계에서 명성이 자자할 정도였다.하지만 지문호는 자신이 수련한 무술이 눈앞에 있는 염무현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꿈에도 몰랐다.“자식! 유언이 없거든 이만 저세상으로 보내주마.”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별안간 천둥이 울리는 듯 공기와 마찰이 생기면서 귀를 찌를 듯한 소리가 났다.막강한 파워를 지닌 주먹은 족히 바위도 깨트릴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염무현은 제자리에 서서 태연한 표정으로 미동도 없었다.이런 모습을 본 지문호는 그가 겁에 질린 줄 알고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즉,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적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로 확신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생각지도 못한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