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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만약 준영 씨가 질린다고 하면 내가 다시 받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당당하게 말하는 도명철의 모습은 뻔뻔스럽기 그지없었다.

오연정은 속으로 그를 경멸했다.

단지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일단 지른 게 뻔한데, 이런 말을 대체 누가 믿겠는가?

그런데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바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준영에게 유린당한 우예원을 도명철이 케어해 줄 리가 없었다.

젊고 예쁜 여자들이 넘쳐나는데 굳이 시들시들해진 꽃을 선택할 이유가 뭐냐는 말이다.

순간 우예원은 화가 발끈 났다.

“그게 지금 사람이 할 소리인가요?”

도명철은 고개를 번쩍 들고 씩씩거리며 말했다.

“당신이 자초한 거야. 온갖 고상한 척은 다 하더니, 만약 일찌감치 나랑 사귀었으면 지금 같은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우예원, 똑똑히 들어. 내가 널 좋아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로 착각하지 마. 오늘 네 의사 따위 필요 없으니까 무조건 복종해!”

그러고 나서 태도를 바꿔 김준영에게 히죽 웃으며 말했다.

“준영 씨, 제가 책임지고 침대까지 데려갈 거라 걱정하지 마세요.”

우예원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내 경찰에 신고하려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지만 배터리가 다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를 본 오연정과 다른 여자는 경찰에 신고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는 듯 즉시 휴대폰을 숨겼다.

“어차피 도망치기도 글렀는데 겁 없이 덤비는 것보다 납작 엎드려서 즐기는 게 좋지 않겠어?”

오연정이 뻔뻔하게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누군가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는가?

솔직히 말하면 다들 기껏해야 회사 동료에 불과했다.

심지어 상사조차 외면했는데 자신이 굳이 나서서 구해줄 의무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하하! 도명철, 그래도 눈치는 꽤 빠르네. 오늘 일은 없던 거로 해.”

김준영은 이내 오연정과 또 다른 예쁘장해 보이는 여자를 가리켰다.

“너희 둘, 내 경호원들을 책임져. 나보다 부하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고용인은 없을걸? 어떻게 좋은 일이 생기면 나만 즐기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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