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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노란 머리는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다급하게 꼬리를 내렸다.

“그만! 내가 잘못했으니까 한 번만 용서해 줘.”

“이제 와서 애원해봤자 이미 늦었어.”

도명철은 자비 따위 없이 말했다.

노란 머리의 애원이 점점 사라져갈 때쯤 우서준이 서둘러 다가와 도명철을 말렸다.

“형님, 자칫 죽기라도 한다면 형님만 손해예요.”

도명철은 그제야 멈추더니 혀를 차며 콧방귀를 뀌었다.

“자식, 운이 좋은 줄 알아! 아니면 오늘 맞아 죽었을 테니까. 앞으로 감히 내 여자를 건드리는 놈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각오해!”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다운 모습에 오연정을 포함한 여자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명철 씨 완전 터프하네. 여자친구는 얼마나 든든하겠어?”

“예원아, 너무 부러워~”

“뭘 망설이는 거야? 이렇게 남자답고 의지가 되는 사람을 어디 가서 또 만난다고. 이번에 놓치면 평생 후회하니까 얼른 사귀는 게 어때?”

얼굴이 피범벅이 된 노란 머리는 똑같이 성한 곳이 없는 부하 두 명에게 부축을 당한 채 겨우 일어섰다.

그리고 뒤로 슬금슬금 도망치는 와중에 경고까지 했다.

“도망가지 말고 딱 기다려. 너희 오늘 죽었어!”

“잽도 안 되는 주제에 감히 우리 도련님께 주둥이를 나불대? 거기 서!”

조롱 섞인 웃음 속에서 세 사람은 허둥지둥 도망쳤다.

도명철은 피식 비웃더니 이내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물었다.

“예원 씨, 괜찮아요?”

“네.”

우예원은 누가 봐도 놀란 모습이었다. 마치 겁을 먹은 토끼처럼 보호 본능을 일으켜 당장이라도 품에 끌어안고 달래주고 싶었다.

“매니저님, 다들 고마워요. 아니면... 얼른 자리를 뜰까요? 아까 그 남자가 왠지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던데...”

우예원이 제안했다.

도명철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어차피 별 보잘것없는 놈이에요. 그래도 체면을 차리겠다고 센 척하는 거라 신경 안 써도 돼요.”

“자, 다들 마셔! 고작 이런 해프닝 때문에 기분이나 상하지 말고.”

금세 다시 흥이 오른 사람을 보자 우예원이 입을 닫았다.

바에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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