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4화

“그런데 신의님, 제가 돈도 별로 없고 귀중한 소장품도 없어서 절반이 아닌 전부 재산을 내놓는다고 해도 성에 차지 않으실 것 같은데, 다른 사람처럼 진료비를 풍족하게 드리진 못 할 것 같습니다.”

염무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저었다.

“저는 의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에요. 그까짓 돈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이것이 바로 아량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좋은 사람이라면 염무현은 무료로 병 치료를 해줄 수 있었다.

그러나 임기욱과 같이 배은망덕한 놈은 돈이 한 푼도 모자라서는 안 된다.

염무현이 받지 않으려 하는 것과 상대방이 주려 하지 않는 건 서로 다른 의미의 일이었다.

“누우세요.”

염무현이 옆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고진성은 멈칫했다.

“바로 시작하는 거예요?”

“싫으세요? 병이 발작한 후에 치료하실 건가요?”

염무현은 홀가분한 말투로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아무튼 치료는 다 되니까요. 그저 뒤로 미룰수록 번거로워질 뿐이죠. 그런데 별문제는 없어요.”

고진성은 황급히 고개를 내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손님으로서 신의님 집에서 치료를 받는 게 타당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예요.”

진경태가 그를 달랬다.

“처남, 염 선생님 원래 성격이 털털하잖아요. 잔말 말고 얼른 누워서 치료받아요.”

“그럼 더는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고진성은 말하고 소파에 누웠다.

두 오누이는 똑같은 유전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선천적 이혼증이다.

선천적으로 삼혼 중의 천혼을 지니지 않고 태어난 탓에 혼력이 부족해서 생긴 병이다.

이 병은 근원이 영혼에 있는지라 발작만 하면 치료하기 매우 까다롭다.

그런데 이미 경험이 있는지라 염무현은 아주 숙련하게 치료를 시작했다.

그가 손을 놀린 지 몇 초도 되지 않아 수십 개의 금으로 만든 침이 고진성 몸의 곳곳에 꽂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치료는 끝났다.

“염 선생님, 처남도 약 먹으며 몸조리해야 하나요? 제 아내와 똑같은 처방으로 먹으면 되나요?”

진경태는 이미 매일 약을 하나씩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