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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야, 너 지금 경비원 무시해? 솔직히 이곳 경비원도 너한테는 감지덕지야. 죄짓고 감방 갔다 나온 놈이 얼른 현 상황을 직시해야지. 아니면 너 설마 취직하러 왔다가 괜히 나 때문에 쪽팔려서 그러냐? 그럴 필요 없어, 인마.”

염무현은 이제야 상대방이 누구인지 생각이 난 듯 싸늘하게 말했다.

“누가 그래? 내가 여기 취직하러 왔다고.”

“그러면 네가 이혼한 마당에 취직 말고 이곳에 무슨 볼일이 있는데? 쪽팔리게 네 전 마누라 회사에 취직할 건 아닐 거 아니야.”

뚱뚱한 남자가 이죽거렸다.

“그보다 우리 캠퍼스 여신 정말 대단하지 않냐? 어떻게 졸업하고 4년 만에 회사 대표가 되냐? 부럽다. 나는 뭐 성적도 꾸준히 안 좋아서 졸업하고 아빠 자리를 이어받는 것밖에 못 하는데.”

누가 봐도 자랑하려는 목적이 다분했다.

이 뚱뚱한 남자의 이름은 박동하로 염무현의 대학교 동창이다. 잘사는 집안 자제인 그는 대학교 시절 오늘 타고 온 BMW 승용차로 염무현의 첫사랑을 뺏은 적이 있다.

물론 염무현은 첫사랑을 포기한 후 얼마 안 가 캠퍼스 여신 양희지와 사귀며 보기 좋게 박동하의 코를 납작하게 짓눌렀다.

해당 일화는 아직도 동창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며 이제는 대학교 후배들까지 두 사람의 사연을 알게 됐다.

“내가 이혼한 건 어떻게 알았어?”

염무현이 묻자 박동하가 통화기록을 보여주며 말했다.

“양희지가 자기 입으로 얘기하던데? 너 설마 재결합 노리고 있는 건 아니지? 정신 좀 차려. 사내자식이 주제 파악은 할 줄 알아야지. 희지는 지금 회사 대표고 너는 전과자야. 하늘과 땅 차이라고. 네 양심에 손을 얹고 물어봐, 네가 정말 우리 캠퍼스 여신과 어울리는지!”

염무현은 그의 말이 시끄러운 듯 영혼 없는 얼굴로 답했다.

“내 일에 신경 꺼.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 여기 취직하러 온 거 아니야.”

“그럼 네가 뭐, 집 보러 왔다고? 하하하, 야, 너 여기가 리버타운 부동산인 건 아냐? 원룸 월세나 알아보는 곳이 아니란 말이야. 이곳은 매매가가 몇십억은 훌쩍 넘는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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