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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고진성도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대장님, 앞마당에는 서경원의 제자들이 보이지 않고 서씨 가문 잔당들은 이미 제압했습니다.”

부하의 보고에 고진성은 혼미 상태인 양희지를 힐끔 본 후 뒤를 돌아 지시를 내렸다.

“너희 세 명은 이곳에 남아 사람들을 지키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 뒷마당으로 간다.”

대원들은 그 말에 다시 한번 무장을 점검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치열한 싸움이 될 거라는 건 부하들도 고진성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신권문 제자라고 하면 그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니까.

고진성을 필두로 한 인원들이 조심스럽게 뒷마당에 도착했다.

“기다려. 너희들은 밖에서 대기해.”

제일 선두에 있던 고진성은 갑자기 지시를 변경한 후 어리둥절한 대원들을 뒤로한 채 혼자 안으로 걸어갔다.

안쪽에 수십 구의 시체들이 널브러져 피바다가 된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이 모두 신권문 자제들이라는 걸 그는 한눈에 알아봤다.

고진성은 처참한 광경에 조금 흠칫하더니 이내 시체들을 피해 천천히 식당 입구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거기에는 그의 예상대로 늠름한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사실 아까 이곳으로 오기 전 공혜리에게서 염무현이 이곳으로 향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염무현이 아무리 빠르다고 한들 자신보다 더 일찍 도착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염무현은 일찍 도착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해야 할 일마저도 다 해버린 것이었다.

“오셨어요?”

염무현은 마치 이 모든 것이 자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듯 태연하게 물었다.

고진성은 여유가 흘러넘치는 그의 태도에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빨리 온다고 했는데 역시 늦었네요. 경태 씨한테 얘기 들었습니다. 모든 건 무현 님 뜻을 따르면 된다고."

염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뒤처리 좀 부탁할게요. 대외적으로는 어떻게 얘기해야 하는지 잘 아시죠?”

“물론입니다! 서경운이 무고한 사람을 잡아들여 극악무도한 짓을 벌였고 투항을 거부한 탓에 수비대 대원들이 무력 진압으로 모두 소탕해 버린 것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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