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어요. 그럼 ‘재물신’을 맞이하러 가봅시다.”진경태가 고개를 끄덕이고 염무현을 쳐다보았다.염무현은 가만히 앉은 채 움직이지도 않았다. “마음대로 하세요.”진경태는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 진경태는 원래 이 기회를 통해 염무현과 임기욱을 소개해 주려고 했다.하지만 염무현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만약 진경태가 염무현과 화하 상업 그룹의 관계를 알게 된다면 그의 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알게 될 것이다.“전 여기서 신의님과 함께 있을게요.”공혜리가 얘기했다.진경태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공씨 가문은 이번 사업 파트너 후보 중 하나이다. 공규석이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예의를 차린 것이다.진씨 저택의 입구에는 슈퍼카가 줄을 지어 섰는데 가장 앞에 있는 것은 롤스로이스였다.임기욱은 화하 상업 그룹에서 중상위층의 임원이었다. 슈퍼카들만 봐도 그의 지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여보, 이런 곳의 집도 고급 주택인가요?”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가 온몸으로 끼를 부리면서 중년 남자의 팔짱을 낀 채 진경태의 집을 훑고 있었다.그 여자의 이름은 여정연이었다. 그리고 중년 남자는 바로 임기욱이었다.여정연은 조연급 여자 연예인이자 임기욱의 약혼녀이기도 했다.“이런 촌 동네에서나 고급 주택이라고 할 수 있지.”임기욱은 비웃음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대도시에 가면 아무것도 아닌 집이야.”임기욱이 봤을 때, 진경태와 공규석, 그리고 다른 부자들까지도 그저 졸부일 뿐이었다.그래서 속으로는 그들을 내리깔아보고 있었다.이곳에서 아무리 유명하고 실력 있다고 해도 우물 안의 개구리일 뿐이다.서해가 아닌 곳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니까.하지만 임기욱이 있는 화하 상업 그룹은 달랐다. 전 세계에 멤버들이 널려있었고 거의 모든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이게 바로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닌가.서해의 사람들은 임기욱이 서해에 와서 그들과 사업 얘기를 나누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임기욱 이사님, 여정연 씨, 반갑습니다!”진경
하지만 상대방이 확실히 우세를 잡고 있었고 또 양아버지가 그들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공규석은 어쩔 수 없이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저 이런 여자와 같은 급이 되지 말자고만 연신 되뇌었다.“두 분, 안쪽으로 들어오시죠.”다이닝 룸.커다란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방을 환하게 비췄다. 곳곳에서 사치스러움이 흘러넘쳤다.임기욱은 걸어들어오면서 안에 두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불쾌함을 눈에 드러냈다.“이 두 분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누구시죠?”자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손님까지 있다니.게다가 자기보다 더욱 일찍 와서 마치 임기욱이 그 두 사람 덕분에 같이 점심을 먹는 것 같았다.두 남녀는 다 젊어 보였는데 어떻게 진경태의 귀빈이 된 거지?“제가 소개하죠. 이 두 분은 화하 상업 그룹에서 온 임기욱 이사님과 이사님의 약혼녀 여정연 씨입니다.”진경태는 주인으로서 쌍방을 소개해 주었다.“이쪽은 염무현 님이고 옆은 공 대표의 딸, 공혜리입니다.”염무현은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 임기욱의 오만한 태도떄문은 아니었다. 그저 그에게서 음험한 기운이 밀려와서 그랬을 뿐이다.임기욱은 눈썹을 까딱이고 얘기했다.“저분들이 어젯밤 그렇게 칭찬하던 사람인가요? 눈으로 직접 보니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군요.”어제 스카이 레스토랑에서 공규석과 진경태는 염무현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임기욱은 그 소리를 듣다가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었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했더니 그저 젊은 놈일 뿐이었다. 임기욱은 크게 실망했다.역시 서해는 그저 그런 곳이다.이런 자식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인재가 없는 게 확실하다 “다 같은 사람이니 원래부터 큰 차이는 없습니다. 평범과 비범은 그저 세속의 산물일 뿐입니다.”염무현은 바로 되받아쳤다.공규석은 원래 불쾌했었는데 임기욱이 염무현을 향한 태도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임기욱 이사님, 염무현 님을 쉽게 보지 마십쇼. 염무현 님은 유명한 신의입니다!”“그런가요? 그럼 제 눈이 잘못된 모양이군요
여정연은 연기 실력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연예계에 오래 종사했기에 눈치가 매우 빨랐다.그녀는 임기욱이 염무현을 언짢아한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시비를 걸었다.이건 백초당에서 사 온 백년 된 산삼이다. 감히 이 산삼을 나쁜 것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염무현이 만약 산삼을 좋다고 얘기하면 그저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것이 된다.하지만 나쁘다고 얘기한다면 여정연은 반박할 수 있었다.“평가하지 않겠습니다.”염무현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얘기했다.사실 여정연이 산삼을 꺼낼 때, 염무현은 그저 흘깃 보고는 다시 쳐다보지 않았다.“무슨 뜻이죠?”여정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염무현이 얘기했다.“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거겠죠.”“당연히 좋은 거죠! 7냥이면 산삼이고 8냥이면 보물이라고 했어요. 이 산삼은 이미 8냥이 넘었어요. 더는 없을 귀한 산삼이라고요!”여정연은 오만하게 얘기한 후 비웃음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볼 줄 모르는 거 아니에요? 약재가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면서 신의라고요?”진경태는 바로 불쾌함을 드러냈다.“여정연 씨, 신의님의 의술은 우리가 직접 목격했으니 의심하지 마십쇼.”“그래요, 염무현 신의님은 정말 명실상부한 신의입니다. 전 신의님을 정말 존경합니다.”고진성도 정중하게 얘기했다.임기욱은 수비대의 고진성까지 염무현을 떠받들 줄 몰랐다.그럼 정말 이 자식에게 그런 실력이 있는 건가? 제원시와 국외의 유명한 전문가들보다 더욱 훌륭한 실력이? 오만한 임기욱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염무현 씨,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제 약혼녀가 성격이 좀 세서요.”염무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진경태의 체면을 생각해서였다.이때 옷을 갈아입은 고서은이 차를 들고나왔다.“귀빈 두 분이 오셨네요. 차 좀 드세요.”그녀가 웃으면서 얘기했다. 말을 마친 후 고서은은 임기욱에게 차를 부어주고 또 여정연에게도 부어주었다.진경태와 일동들은 다 놀랐다.금방 깨어나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에 그
고진성은 마치 화가 난 수사자 같았다. 두 눈을 부릅뜨고 강한 기운으로 그들을 위협하고 있었다.여정연은 너무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진 채 온몸을 벌벌 떨었다. “여보, 저 사람이 저한테 소리를 쳐요!”임기욱은 얼른 여정연을 품에 안고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그렇게 크게 반응해서 뭐 합니까. 그저 하인한테 몇 마디 했을 뿐인데 감히 내 아내에게 호통을 치다니. 진경태 씨, 이게 서해 사람들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입니까?”“하인이 아니라 내 부인입니다!”진경태가 크게 외쳤다.“뭐라고요?”임기욱과 여정연은 동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고서은은 오랜 시간 동안 누워만 있었기에 정신도 좋지 않고 피부 상태도 그럭저럭하였다.게다가 갑자기 생각하고 나온 것이라 전혀 꾸미지 않고 평범한 옷을 입고 나왔다. 진경태가 소개하기도 전에 여정연은 먼저 고서은을 멍청한 하인이라고 단정지어버렸다.“죄, 죄송합니다, 사모님!”여정연이 급하게 달려가 유한 태도로 얘기했다.“다 제 잘못이에요. 진 사장님의 부인이라는 것도 못 알아봤으니 제 문제입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고서은은 그저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괜찮아요. 몰랐으니 어쩔 수 없죠. 제 문제예요. 제 소개를 하지 않아서 오해가 생겼어요. 경태 씨, 얼른 손님을 맞이해야죠.”진경태는 걱정스레 물었다.“당신은?”“전 돌아가서 휴식하고 나면 괜찮아질 거예요.”고서은은 괜찮다고 했다.여정연은 얼른 산삼을 건네주며 얘기했다.“얼른 사람을 시켜 이 산삼을 달여서 드세요.”“너무 귀한 선물이라 받을 수 없어요.”고서은이 사양했다.여정연은 조급해졌다.“꼭 받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제 마음만 불편해요.”“그러니까요. 부디 받아주세요.”임기욱이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고서은은 더는 거절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두 분께 감사드려요. 아까의 일은 그저 오해일 뿐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여정연은 고서은이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 또다시 평소의 오만함을 드러
“염무현 님, 무슨 일이에요?”공혜리가 급하게 물었다.산삼이 가짜라니?그럴 리가! 임기욱 같은 사람이 선물로 가짜를 들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임기욱의 반응도 이렇게 격하지 않을 것이고. 하지만 염무현은 신의이니 착각할 리가 없다.“그건 산삼 따위가 아닙니다. 그저 우엉 뿌리로 사기를 친 겁니다. 재주는 좋군요, 진짜와 비슷하게 만들었으니. 일반인은 전혀 발견하지 못할 겁니다. 같은 업계 사람이라고 해도 속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염무현이 천천히 걸어와 얘기했다.“산삼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지만 우엉 뿌리는 그와 정반대죠. 열을 낮추고 몸을 차갑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모님은 몸이 허약해서 따뜻하게 해줘야 합니다. 우엉 뿌리를 먹으면 몸이 더 안 좋아질 뿐이에요.”미친 것처럼 소리를 지르던 여정연은 목청을 더욱 높였다.“거짓말하지 마! 그저 한번 본 것으로 가짜라고 해? 내가 봤을 때는 그냥 네가 눈이 먼 거야! 감히 여기서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백초당의 명예를 훼손해?! 이 개자식아! 여보, 여보가 나한테 백초당의 산삼을 사라고 한 거잖아요. 당신은 내 편을 들어줘야 해요!”배우 출신이지만 표정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해 여정연의 표정은 꽤 표독스러웠다.임기욱은 여정연의 편을 들고 무조건 여정연을 지지하며 얘기했다.“너 이 자식, 감히 내 약혼녀를 모함해?! 여보, 증거를 보여줘서 저 자식을 닥치게 해! 걱정하지 마. 우리는 떳떳하니까.”여정연이 흠칫했다.“무슨 증거요?”“백초당의 영수증 말이야. 혹은 결제 기록도 괜찮아!”임기욱이 정색하고 얘기했다.여정연은 놀라서 허둥지둥하더니 작게 얘기했다.“백초당에서 산 게 아니라...”“뭐?”공혜리는 바로 웃었다.“여정연 씨, 아까는 계속 백초당에서 산 거라고 하더니 지금은 왜 갑자기 번복하는 거죠?”“무슨 일이야.”임기욱이 눈을 커다랗게 떴다.여정연은 놀라서 바로 이실직고 했다.“여보 내 말 좀 들어봐요. 백초당에 가긴 했는데 거기 산삼은 너무 비쌌어요.”
“백초당의 이름으로 사람을 속여 가짜 약을 팔고...”여졍연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의느님의 손길을 많이 거친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진실이 밝혀졌다.임기욱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밖에서 이렇게 창피를 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임기욱은 두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얼마나 줬어.”“1... 1억 6천이요...”여정연이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임기욱은 금세 화가 났다.“나한테 얘기할 때는 3억 6천이라며! 돈은 다 보냈는데 도대체 왜 백초당에서 사지 않은 거야!”“여보를 위해 돈을 아끼려고 한 거예요... 우리 집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가격도 절반이라고 하니까... 게다가 점장이 계속 진짜라고 얘기해서 그만 속은 거예요. 나도 피해자라고요!”임기욱은 화가 나서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본인이 선택한 여자이니 어쩔 수 없었다.결국 염무현의 말이 맞았다.진경태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만약 염무현이 이 자리에 없었다면 고서은은 우엉 뿌리를 달인 물을 마셨을 것이다.임기욱은 어떻게 해명할지 몰랐다.“진경태 씨, 고진성 씨, 이건 정말 생각하지 못한 부분입니다...”고서은은 분위기가 어색해진 것을 보고 먼저 얘기했다.“임 이사님도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일 텐데, 여정연 씨도 실수했을 뿐이잖아요. 두 분은 잘못이 없어요. 잘못은 그 점장이 한 거죠. 그러니 크게 자책할 필요 없어요. 마음만 고맙게 받을게요.”고서은은 화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그렇게 오래 누워있다가 겨우 염무현 덕분에 깨어났는데 하마터면 모든 일이 수포가 될 뻔했다.하지만 남편과 공씨 가문을 생각해서라도 고서은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용서할 수밖에 없었다.여정연은 뻔뻔하게 얘기했다. “사모님 말씀이 맞아요. 모든 것은 다 그 점장 탓이에요. 나중에 만나기만 해봐... 다리를 부러뜨릴 거니까!”진경태는 고서은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염무현 님이 제때 발견해 주셔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니 이 일은 여기까지 하죠.”진경태가
여정연은 손을 들어 테이블에 놓고 얘기했다.“신의님이니 진맥도 할 줄 아시겠죠?”“진맥할 필요 없어요. 두 분 몸에 다 문제가 있네요.”염무현은 임기욱을 보면서 얘기했다.“당신의 문제는 좀 더 심각하네요. 몸에 더러운 것이 있어요. 사악한 기운이 너무 강합니다.”임기욱은 그대로 굳었다.여정연은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당신 몸에나 더러운 것이 있겠죠! 감히 내 남편을 저주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예요?! 아니, 의사라면서 무슨 기운이에요. 무슨 무당이에요? 다 들으셨죠?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이 사람은 그저 입만 열면 거짓말인 사기꾼이에요. 아까 산삼이 가짜라는 것을 안건 그냥 우연인 것 같네요.”임기욱은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여보, 일단 나는 염무현 씨의 말을 들어보고 싶어.”“여보는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 이런 헛소리를 들어서 뭐 해요? 난 그저 당신이 속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여정연은 억울한 표정으로 얘기했다.공혜리는 참을 수 없어 작게 중얼거렸다.“1억 6천을 날려 먹은 게 누구인지...”임기욱은 손을 저으며 얘기했다.“진 사장님과 다른 사람들도 다 염무현 씨가 의술이 뛰어나다고 하던데 도술까지 마스터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자, 그래서 내 몸의 살기는 어디서 온 겁니까.”사실 임기욱은 염무현을 잘 믿지 않았다. 그저 이 모든 일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다.염무현이 얘기를 더 하면 실수와 틈도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그의 실체를 까밝히기 더 편하다.“가슴 쪽이요. 제 생각이 맞다면 거기에 목걸이 있죠? 살기는 거기서 나오는 겁니다.”염무현이 얘기했다.임기욱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내가 목걸이를 한 걸 어떻게 알았지?’임기욱은 놀라서 가슴 쪽으로 시선을 내렸다.때려맞힌 것이 분명했다.요즘 같은 세대에 목걸이를 하는 사람은 많고도 많으니까.하지만 임기욱은 일단 목걸이를 꺼내며 물었다.“이거 얘기하는 거예요?”겉보기에는 덤덤해 보였지만 사실은 이미 반박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이 반
염무현은 또다시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사흘 안에 유혈 사태가 일어날 테니, 사고당하기 싫으면 함부로 집 밖에 나가지 마세요.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것뿐입니다!”말이 나오기 바쁘게 진경태를 비롯한 일행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염무현의 곁에 서서 줄곧 침착한 모습을 보이던 공혜리도 예외는 아니었다.“염무현 씨, 농담이죠? 그러니까 내 말은, 그쪽이 술법도 연구하나요?”공혜리가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묻자, 염무현은 덤덤한 표정으로 답했다.“오행 팔괘, 명리학, 기문, 둔갑…… 다 조금씩은 압니다.”겸손이 아니라 정말로 어느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사부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 모든 것에 능통한 이는 인간이 아닌, 신밖에 없다고 했다. “여보, 난 이런 뻔뻔한 남자는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여정연이 화를 내며 말하자 임기욱도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그래! 이 자식이 나한테 계속 저주를 퍼붓잖아, 우린 이만 가보겠습니다!”진경태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설득했다.“임 이사님, 진정하세요. 염무현 님도 나쁜 의도는 없을 거예요. 저렇게 말했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안 믿는 것보단 믿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임기욱은 곧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믿기는 개뿔! 이 불골사리를 착용한 이후 내 몸이 두 배로 좋아졌을 뿐 아니라, 사업도 나날이 잘 된 게 가장 확실한 증거예요! 진 사장님, 내가 진 사장님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 눈을 좀 보세요... 저 눈은 그다지 영험해 보이지 않아요. 참으로 실망이네요. 물론 여긴 워낙 좁은 곳이고, 더 넓은 세상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안목이 낮은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진 사장님과 협력할지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그는 의도적으로 염무현을 깎아내리며 둘의 사이를 이간질 했다.화가 난 진경태는 염무현을 쫓아내고,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릴 것이 분명했다.이렇듯 뒤를 봐주는 거물급 인사들을 잃고도 앞으로 어떻게 서해에서 살아갈지 두고 보자고.이건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