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대부경 1, 2, 3단계들이 수두룩하지 않아? 빨리 덤벼. 왜 아무도 나서지 않는 거야!”선우 문호가 천천히 말했다.태초서원 사람들은 화가 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조금 전까지 선우 문호의 몇 차례 공격으로 자신들이 선우 문호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수련하러 밖에 나가 있는 서원의 선배들이 돌아와야 선우 문호를 물리칠 수 있을것 같았다.선우 문호는 계속해서 말했다.“진도하는 어디 갔어? 언제까지 숨어 있을 거야? 내가 올 줄 알고 벌써 도망친 건 아니지?”그렇게 말하고 선우 문호는 크게 웃었다.표정은 너무 오만했다.바로 이때 추기훈이 뛰어나왔다.추기훈은 손에 장검을 들고 선우 문호를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선우 문호 맞지? 나 추기훈이 맞서주지!”그러나 선우 문호는 추기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고작 대부경 주제에 감히 나와 대결하겠다고? 죽고 싶은 거야? 아니면 태초서원에 아무도 남지 않았나?”추기훈은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선우 문호를 훑어보았다.하지만 선우 문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빨리 물러나. 넌 아직 내 상대가 안 돼!” “너!”그 말에 추기훈은 분노했다.추기훈은 평소에 천재라고 불릴 뿐만 아니라 태초서원의 입학 시험에서도 1등을 했었다. 그보다 인기가 많은 진도하를 제외하고는 태초서원 신입생들 가운데 추기훈을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그런데 고풍서원 출신의 선우 문호가 자신을 이렇게 무시하다니?이렇게 생각하니 추기훈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분개한 추기훈은 검을 뽑아 들었다.추기훈의 모든 분노가 담긴 이 검은 선우 문호를 바로 찔렀다. 추기훈의 검술이 이렇게 거칠고 사나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검 전체가 불길로 타오르고 있었다.선우 문호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너처럼 부드러운 사람이 이렇게 강한 검술을 쓸 줄은 몰랐네. 내가 널 과소평가했구나!”“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넌 여전히 내 상대가 아니야!”선우 문호는 곧바
선우 문호는 깜짝 놀랐다.“네가 진도하야?”“내가 아니면 누구겠어?”진도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선우 문호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원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선우 문호를 공격하려 했지만 독고 청의의 제지를 받았다.독고 청의는 공격하기 전에 선우 문호의 검술을 한 번 살펴보라고 했다.진도하는 원래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알아본 주변 사람들이 진도하에게 적을 알기 위해서라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진도하는 걸음을 멈췄다.그런데 바로 그때 장현과 추기훈 두 사람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진도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걸어 나왔다.이 순간, 진도하라는 이름을 들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끓어올랐다.그들은 흥분하여 소리를 질렀다.반면에 선우 문호는 코웃음을 쳤다.“이렇게 인기가 많은 줄 몰랐네.”진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선우 문호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그런데 오늘 너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네가 내 손에 죽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정말 기대가 돼.”진도하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선우 문호는 이어서 말했다.“솔직히 말해서 태초서원의 신입생들 중 내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혹시 고풍서원으로 들어오지 않을래? 고풍서원에 들어온다면 네 목숨은 살려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늘이 네 기일이 될 거야.”“시끄러워!” 진도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는 선우 문호를 무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나도 기회를 줄게. 사흘 밤낮 동안 태초서원 문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 살아서 나가게 해줄게. 그렇지 않으면 넌 오늘 이곳을 떠날 수 없을 거야.”그러자 선우 문호 뒤에 있던 세 노인은 즉시 화를 내며 말했다.“진도하, 너 살고 싶지 않구나!”그 말을 하면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이 대부경 5, 6, 7단계인 것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 듯이 자신들의 경지를 드러냈다.진도하는 이 세 노인을 한 번 훑어보고 이들이 고풍서원에서 선우 문호를 보호하기 위해 파견한 사람들이
이것이 바로 선우 문호가 태초서원 문 앞에서 호언장담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는 태초서원의 동세대 중에서 자신을 이길 자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태초서원의 노장들이나 장로들이 나서서 자신을 간섭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이것이 바로 지금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나서지 않는 이유였다.진도하가 선우 문호 뒤에 있는 세 노인을 자극한 이유는 그들이 이곳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그 세 노인이 공격하면 태초서원의 장로들도 손을 쓸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진도하는 선우 문호를 혼내주고 태초서원의 장로들은 선우 문호 뒤에 있는 사람들을 혼내줄 수 있으니 그야말로 통쾌할 것이다.하지만 진도하의 이러한 생각은 선우 문호에게 간파되고 말았다. 세 명의 노인은 다시 선우 문호 뒤로 돌아가 진도하를 노려보았다.진도하는 개의치 않고 웃었다.선우 문호는 돌아서서 긴 검을 손에 들고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자, 공격해봐. 네가 저들이 말하는 대단한 솜씨가 있는지 보자.”그러나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너는 나에게 먼저 검을 뽑게 할 자격이 없어!”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덧붙였다.“더구나 내가 먼저 검을 뽑으면 네가 검을 사용할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장내는 환호로 가득 찼다. 모두가 진도하의 강한 자신감에 감동받았다.“봐봐. 저게 바로 우리 태초서원의 신세대 최강자야!”“정말 자신감이 넘치네!”선우 문호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렇게 자신 있다면 이따가 나를 실망시키지 마.”말이 끝나자마자 선우 문호는 바로 공격에 나섰다.“과연 네가 내 검을 받아낼 수 있을지 보자고!”슉.곧 선우 문호의 검에 기운이 가득 차고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는 검을 살짝 휘둘렀고 그 검이 있던 자리에 수많은 잔상이 나타났다.“받아라!”선우 문호가 외쳤다. 곧바로 그는 신법을 사용해 진도하의 눈앞에 나타났고 그 검도 그와 함께 다가왔다.이 순간 진도하는 매우 강렬
이 순간, 현장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도하가 손가락으로 선우 문호의 검을 막아낸 것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심지어 선우 문호조차도 자신의 검이 진도하에게 잡힐 줄은 몰랐다.선우 문호는 화가 나서 검을 빼내려 했지만 진도하의 두 손가락이 마치 강철 집게처럼 검을 단단히 잡고 있어 도무지 빼낼 수가 없었다.진도하는 선우 문호의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너 정말 약하구나? 자기 검도 못 빼낼 정도라니?”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변의 반응은 뜨거워졌다.“하하. 선우 문호, 이제는 잘난 척 못하겠지?”“도하 씨를 죽이겠다고 떠들더니, 이제는 자기 검도 못 빼내는 거야?”“하하하!”모든 사람들이 웃으며 방금 받았던 굴욕을 선우 문호에게 돌려주었다.선우 문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만약 계속 검을 빼내지 못하면, 큰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에 선우 문호는 몸 안의 모든 기운을 끌어 모아 검에 쏟아부었다. 겉으로는 진도하와 기운으로 겨루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검을 빼낼 수 있게 진도하가 손을 놓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동시에 선우 문호는 왼손을 휘둘러 소매에서 작은 칼을 꺼내 진도하를 향해 날렸다.“너무 비겁해!”주변 사람들이 분노에 차 외쳤다. 진도하는 이를 보고 손가락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진도하도 겨우 선우 문호의 검을 잡은 것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바로 그를 이겨버리려는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했다.선우 문호는 검을 빼낸 후 분노에 찬 얼굴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내가 널 과소평가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군. 내 실수야. 하지만 지금부터는 조심해. 내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테니까.”말이 끝나자마자 선우 문호는 검을 들고 분노에 차 외쳤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집이 두 배로 커졌다.선우 문호의 검도 기운에 의해 붉은색으로 변하며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하지만 진도하는 서두르지 않고 그냥 가만히
진도하는 선우 문호가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단순히 검세를 아홉 층 중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신에 도운까지 나타나다니.다만 이 도운이 검 자체의 것인지, 아니면 선우 문호가 검에 깃들어 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이렇게 강력한 일격을 마주하고도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기뻐하는 표정이 드러났다.그의 표정을 본 선우 문호는 속으로 불안해졌다.‘진도하… 아직도 웃고 있다고? 이 상황에서 웃을 수 있다니? 나의 이 일격으로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쓰러졌는지 모르는 건가? 저놈은 정말 자기가 이 일격을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진도하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진도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네가 아홉 층 검세를 쓸 수 있는 게 뭐 어쩌란 말이야? 검신에 도운이 숨겨져 있는 게 뭐? 나한테 그런 검술이 없을 줄 알아?”진도하는 용음검을 들고 외쳤다.“안전한 스타트!”그는 자신이 창조한 첫 번째 검술을 사용했다. 이 순간 하늘은 더욱 어두워지고 광풍이 사방으로 휘몰아쳤다.우르릉 쾅쾅.하늘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용음검 위에 금빛 용이 나타났다. 그 용은 용음검 위를 유유히 돌아다니며 하늘의 에너지를 흡수했다.쓱.번개 소리가 울리는 순간, 용음검은 다시 한번 용의 포효를 내뿜었다. 이 용의 포효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견디지 못하고 손으로 귀를 막았다. 선우 문호조차 용음검의 용의 포효에 영향을 받아 몸이 잠시 멈추었다.이와 동시에 진도하는 검세를 중첩하기 시작했다.일층.이층.진도하는 구층 검세를 중첩한 후에야 검을 앞으로 내질렀다.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오늘 내가 네게 같은 경지에서 무적의 존재가 어떤 실력을 갖추었는지 알려주겠어!”진도하의 목소리는 마치 마법의 힘을 가진 듯 모든 소리를 뚫고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졌다.“같은 경지에서 무적이라니!”“이 얼마나 자신감 넘치는 말인지!”주변 사람들은 비록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눈은
진도하의 말 한마디는 선우 문호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푸!”선우 문호는 몸 안에서 요동치는 피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한 입 가득 피를 뱉어냈다. 그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고 눈은 붉게 물들었지만 눈빛에는 불만이 가득했다.“아니! 나는 인정할 수 없어! 네가 어떻게 나를 이길 수 있는 거지?”“이건 아니야! 나 선우 문호는 절대 패배할 리가 없어!”“나는 대염에서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야! 나는 현무성과 고풍서원을 대표해서 천하의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도전할 거라고! 난 절대 포기할 수 없어!”이 순간 선우 문호는 이성을 잃은 듯했다.그의 일생에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밀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동시에 선우 문호는 이대로 가다간 진도하의 검에 자신의 목숨이 끊어질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를 악물고 결심을 굳히자 그의 눈에는 결단의 눈빛이 번뜩였다.이 광경을 본 선우 문호의 뒤에 있던 세 명의 노인은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은 급히 외쳤다.“문호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아라!”하지만 선우 문호는 이미 결심이 섰다. 그는 깊은 눈빛으로 세 노인을 잠시 바라본 뒤, 진도하를 향해 돌아섰다.그리고 장난스럽게 말했다.“진도하, 너도 실력이 꽤 있었네. 나를 이 기술까지 꺼내게 만들다니, 대단해.”선우 문호의 웃음을 본 진도하는 속마음이 긴장되기 시작했다.‘설마 선우 문호에게 또 다른 비장의 수가 있는 건가?’진도하는 잠시 생각해 보다가 곧 깨달았다.선우 문호가 이렇게 먼 길을 달려와 자신에게 도전했다면 실력이 그렇게 약할 리도 없고 당연히 아직 보여주지 않은 비장의 무기가 있을 터였다.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선우 문호에게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진도하에게는 없겠는가?“하하...”진도하도 선우 문호를 따라 웃었고 눈빛에 경멸의 기색이 역력했다.진도하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경각심을 갖고 대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진도하의 미소에 선우 문호는 다시 한번 자극을 받고 언성을 높였다
진도하는 급히 검을 거두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진도하의 눈은 선우 문호를 주시하며 그가 발산하는 열두 개의 광기둥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애썼다. 이 기둥들의 정체는 알 수 없어도 엄청난 위엄을 풍기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수많은 생사전투를 겪어온 진도하는 즉시 그 열두 개의 광기둥이 얼마나 위험한지 감지했다.너무나도 위험했다.이때 선우 문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도하, 너도 두려워하는 순간이 있구나? 오늘 이 ‘천지동수’로 널 저 세상으로 보내주마! 죽어라!”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우 문호는 열두 개의 광기둥과 함께 진도하를 향해 돌진했다. 선우 문호의 얼굴엔 광기어린 미소가 걸려 있었고 눈에는 결연한 눈빛이 어렸다.하지만 그와 함께 온 세 명의 노인들은 안타깝게도 눈을 감으며 무력감과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선우 문호의 속도는 빛처럼 빨랐다. 순식간에 그는 진도하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기운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진도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힘의 충돌을 느끼며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을 경험했다. 동시에 그는 숨이 막히는 듯한 압박감과 함께 전례 없는 위협을 느꼈다.이때 독고 청의가 튀어나와 갑자기 외쳤다.“도하 씨, 빨리 도망쳐요! ‘천지동수’는 자폭 기술이에요. 절대 선우 문호와 맞서지 마요!”독고 청의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그제야 깨달았다. 왜 선우 문호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밀리던 상황에서 갑자기 이렇게 무서운 기술을 쓸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갔다.‘… 이건 자폭 기술이었군. 하하…’진도하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선우 문호는 독고 청의의 말을 듣고 비웃으며 말했다.“알려줘도 소용없어!”선우 문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내가 ‘천지동수’를 쓴 이상, 누구도 이 기술을 피할 수 없어. 설령 피하더라도 결과는 같아. 죽음뿐이라고!”이렇게 말한 선우 문호는 다시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죽은 시신을 보듯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마치 이미 승리를 확신한 듯 웃으며
진도하가 그렇게 평온한 모습을 보이자 선우 문호는 살짝 당황했다.‘진도하가 내 천지동수의 공격을 막을 방법이 있는 건가?’천지동수는 선우 문호가 고풍서원에서 배운 가장 무서운 기술로, 고풍서원 창립 이래 유일한 금단의 필살기였다. 선우 문호는 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원장에게 간청하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원장은 선우 문호의 간청을 받아들였지만 생사의 기로에 직면하지 않는 한 이 기술을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여러 번 경고했었다.이 금단의 기술은 자신의 생명력을 소모하여 열두 개의 광기둥을 소환한다. 그리고 이 열두 개의 광기둥은 각각 천, 지, 금, 목, 수, 화, 토, 인, 귀, 신, 마, 선을 의미하는데, 선우 문호는 이들의 힘을 빌려 진도하를 처치하려 했고 동시에 자신의 생명을 바치고 있었던 것이다.이러한 금단의 기술을 진도하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이 점을 깨달은 선우 문호는 미친 듯이 웃었다.“하하!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네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하지만 진도하는 여전히 차분하게 말했다.“너를 실망시켜서 미안하게 됐어. 나는 반드시 살아남을 거야. 하지만 네가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어!”말을 마친 진도하는 환허보를 시전하여 열두 개의 광기둥을 피했다. 동시에 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절대 영역!”슉.곧바로 작은 세계가 진도하의 앞에 나타나 선우 문호와 그를 둘러싼 열두 개의 광기둥을 가로막았다.선우 문호는 멍해졌다.그러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이게 너의 비장의 무기라고? 절대 영역? 아무런 효과도 없잖아!”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선우 문호의 얼굴에 공포의 기색이 떠올랐다.갑자기 그를 둘러싼 열두 개의 광기둥이 모두 꺼졌고 그의 생명력도 멈췄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선우 문호는 놀라며 외쳤다.그는 이런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고 천지동수 기술이 갑자기 중단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선우 문호는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