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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진도하는 무의식적으로 이마를 찡그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때 진도하는 갑자기 마당에서 자라는 꽃과 식물의 흔적을 보았다.

예를 들어, 세 번째 줄에 있는 꽃꽂이에서 첫 번째 꽃이 막 피기 시작했는데 그 꽃이 피는 순간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는 것 같았고 심지어 그 꽃이 어떻게 시들어 가는지도 볼 수 있었다.

바로 이때 벌 한 마리가 화분으로 날아들었다. 벌은 꿀을 모으고 있었다.

이때 진도하는 문득 이 마당의 시간이 바깥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도하가 막 왔을 때 밖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여기에는 벌써 꽃이 피고 꿀을 모으는 벌들까지 있을까?

이곳의 시간이 바깥 세상과 다르다고 판단한 진도하는 곧바로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야!’

이 마당만 바깥 세상과 다른 것만이 아니었고 자신의 눈도 달라진 것 같았다.

진도하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느려졌다. 꿀을 따는 벌들의 움직임이 보이고 벌들이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감지할 수 있었으며 꽃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지도 알 수 있었다. 모든 세부적인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진도하는 매우 놀랐다. 마치 자신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느려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항 속 물고기의 움직임도 그의 눈에는 아주 느리게 보였다. 물속의 미세한 박테리아를 볼 수 있었고,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의 흔적을 더 잘 볼 수 있었다. 물고기가 거품을 뱉는 것도 거품이 생기는 궤적과 거품이 사라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진도하는 모든 것을 선명하게 보았다.

이때 진도하는 충격을 받았고 저도 모르게 평소처럼 코를 골며 잠들어 있는 남궁 장로를 돌아보았다. 옆에 있는 새장 속의 작은 새도 짹짹거렸다.

이틀 전만 해도 진도하는 새의 지저귐이 성가시게 느껴졌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새의 지저귐이 너무나도 선율적이고 귀에 듣기 좋았다. 새가 어떻게 지저귀는지, 언제 지저귀는지까지 알 수 있었다.

그러다 진도하의 시선은 다시 돌탁 위에 놓인 주전자 옆의 두 잔의 컵으로 옮겨졌다. 그때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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