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사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운으로 꽃의 환영을 만들어낼 수 있다.하지만 벌은 생명체이기 때문에 기운만으로는 안 되고 벌의 환영을 만드는 과정에 혼백을 더해야 벌에게 자신의 혼백을 주어 벌이 살아나지 않을까?이런 생각을 하며 진도하는 시도하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벌의 환영을 만들 때 혼백을 주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벌은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냈고 이번에는 벌이 살아 있었다.진도하는 매우 기뻐했다. 환영을 만들 때 혼백을 더하면 벌을 살아 움직이게 할 수 있었다.곧이어 진도하가 손을 흔들자 벌들이 진도하의 의념에 따라 움직였다.이 순간 진도하는 조물주가 된 것 같아 너무 기뻤다.곧이어 진도하는 꽃의 환영을 다시 만들어내고 이번에는 자신의 혼백을 더했다. 이번에 나타난 꽃은 처음 환영을 만들어냈을 때와 달랐다.이번에 나타난 꽃은 실제 꽃과 똑같이 밝고 화려했으며 진도하가 그것을 시들게 하면 바로 시들고 피게 하면 바로 폈다.진도하는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고 그 모습을 따라 온갖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어느새 진도하의 눈앞에는 많은 것들이 나타났다. 돌 의자, 새, 꽃, 벌이 있었다.하지만 진도하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도 절대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진도하는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절대 영역을 창조한 것은 아니었다. 곧이어 진도하는 마음을 가다듬고 절대 영역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남궁 장로는 절대 영역은 사실 하나의 세계이며 이 세계에서는 자신이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어떻게하면 그 작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꽃과 벌 등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먼저 그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것들을 명확히 관찰한 후에야 비로소 환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진도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깨달았다.소위 작은 세계는 그가 현재 있는 링 공간과 같았고 이 링 공간은 용음검의 전 소유자가 만들어낸 것이다. 다만 이
‘응? 내가 돌파한 건가?’진도하 자신도 생각지 못해서 놀랐다.수련은 하지도 못하고 작은 세계를 만든 것만으로 돌파를 한 것이다.‘이건... 너무 쉬운 거 아닌가?’만약 남궁 장로가 여기 와서 너무 쉽게 돌파한 진도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것을 본다면 분명히 그의 엉덩이를 세게 걷어찼을 것이다.진도하는 자신이 수련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절대 영역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렀는지 모를 것이다.물론 진도하는 자신이 이렇게 빨리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남궁 장로와 절대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빨리 대부경 1단계로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남궁 장로의 호흡을 따라 기운을 작동했기 때문일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진도하는 서둘러 내면을 들여다 보았는데 자신의 몸에서 기운이 윙윙 소리를 내며 매우 풍부하게 흐르고 있었다.그의 실력도 이전보다 수백, 수천 배로 증가했다.‘이게 바로 대부경 1단계인가?’진도하의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단전 안에 있던 작은 남자가 다시 한 번 변했고 금빛 몸에 붉은 가로 선이 하나 더 생겼다.진도하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서서 용음검을 꺼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첫 번째 검술인 ‘안전한 스타트’를 사용했다.이 검술을 사용하자 이전보다 수백 배 더 강력해져서 진도하는 매우 만족스러워했다.용음검을 거둔 후 진도하는 자신이 만든 작은 세계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작은 세계가 매우 만족스러웠다.단 한 가지 만족스럽지 않은 점은 이 작은 세계의 크기가 10평방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진도하는 다시 만들고 싶었지만 이미 지쳐서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대신 10평방미터의 작은 세계에서 절대 영역을 시도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진도하의 의념과 함께 꽃이 작은 세계에 나타났다. 진도하는 기뻐하면서 다시 한번 의념을 사용하자 작은 세계에 책상이 나타났다.진도하는 기뻐서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하현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얼마 전에 현무시에 있는 고풍서원의 사람이 형님을 찾아와서 귀찮게 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좀 걱정이 돼요...”진도하는 그제야 무슨 일인지 알고 하현진의 옆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그 사람은 그냥 소란을 일으키려 온 것뿐이니 걱정할 필요 없어.”“정말요?”하현진의 눈이 커졌다.“당연하지. 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진도하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하현진의 눈빛에서 걱정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신경을 써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하현진은 진도하의 말을 듣고는 마음을 내려놓았다.진도하는 하현진에게 다시 한 번 안심하라고 한 뒤 저택을 떠났다.저택에서 나온 진도하는 곧장 태초서원으로 걸어갔다.그가 그렇게 급하게 태초서원에 가려고 하는 이유는 사람을 찾아 자신이 만든 작은 세계의 살상력이 어떤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살상력이 좋다면 이 절대 영역을 이용해 선우 문호를 물리치겠다는 생각이었다.가는 길에 주변 사람들이 선우 문호가 언제 도착할지, 자신이 선우 문호를 물리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곧 진도하는 태초서원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진도하는 독고 청의와 마주쳤다.독고 청의를 본 진도하는 재빨리 다가가 독고 청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청의 씨!”독고 청의는 뒤돌아서 진도하를 보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도하 씨, 요즘 며칠 동안 어디 있었어요? 계속 찾았는데 못 찾았어요.”“말도 마요. 계속 폐관 수련하고 있었어요.”진도하는 힘없이 말했다.그러자 독고 청의는 이제야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그럴 줄 알았어요. 어때요? 대부경 1단계로 돌파했어요?”진도하에게 묻자마자 독고 청의는 순식간에 눈을 크게 뜨고 진도하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도하 씨... 대부경 1단계로 돌파했네요?”“네...”독고 청의의 놀란 표정을 보며 진도하는 미소를 지었다.독고 청의는 진도하의 확실한 대답을 듣고는 부러
진도하의 말을 들은 독고 청의는 잠시 망설였다.“그럼... 대결해 볼까요?”“해봐요!”진도하는 계속해서 독고 청의를 설득했다.“청의 씨가 나와 싸우자마자 바로 대부경 1단계로 돌파할지도 모르죠. 그러면 우리 두 사람이 신입생 중 가장 빨리 대부경 1단계로 돌파하는 건데 멋지지 않아요?”“그건 그래요. 그럼 우리 둘 한 번 대결해 봐요!”독고 청의는 마침내 동의했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우선 도하 씨 경지를 대부경으로 조절해요.”“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요!”진도하가 말했다.“그럼 가요.”독고 청의가 말했다.두 사람은 함께 태초서원 안으로 들어갔다. 가는 길에 많은 신입생, 2학년, 3학년 학생들이 그들을 맞이했다.진도하도 한 명씩 인사를 건넸다.곧 두 사람은 외딴 공터에 도착했다.공터에 도착한 후 독고 청의가 물었다.“경지를 내렸어요?”“내렸어요!”진도하가 말했다.진도하는 여기 오는 길에 대부경까지 자신의 경지를 진압했다.곧 독고 청의는 진도하를 공터 가운데로 밀고는 진도하에게서 20미터 떨어진 곳으로 달려가서 말했다.“이제 시작해도 돼요.”진도하는 의아해했다.“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요? 이러면 어떻게 대결해요?”일반적인 경기라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괜찮겠지만 진도하는 자신의 절대 영역을 사용하고 싶었다.절대 영역의 힘은 대단하지만 독고 청의가 순식간에 자신의 절대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까이 있어야 했다.지금 독고 청의는 자신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절대 영역을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독고 청의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하지만 독고 청의는 담담하게 말했다.“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가 당연히 있죠. 만약 가까이에서 대결할 거면 하지 말죠.” “좋아요. 그럼 이 정도 거리를 유지해요.”진도하는 독고 청의가 자신과 대결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그제야 독고 청의가 웃으며 말했다.“하하. 대결하는 건 좋은데
따라서 진도하는 독고 청의와 대결을 제안하는 척한 다음 대결 중에 절대 영역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야만 절대 영역의 진정한 위력을 시험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독고 청의는 진도하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계속 피하고 있어서 진도하는 너무 답답했다.진도하가 독고 청의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독고 청의는 곧바로 진도하에게서 멀어지고는 시커먼 탄환을 날렸다.독고 청의는 진도하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것을 보고 도발했다.“도하 씨 안 되겠는데요? 왜 나한테 가까이 다가오지도 못하는 거예요?”진도하는 힘없이 말했다.“할 수 있으면 도망치지 마요!”그러나 독고 청의가 대답했다.“할 수 있으면 따라잡아 봐요!”그러자 진도하는 힘없이 웃었다.이때 갑자기 진도하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독고 청의의 왼쪽 방향을 향해 말했다.“스승님, 여긴 왜 오셨습니까?”독고 청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도하가 바라보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이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진도하는 두 발에 힘을 주어 공중에 뛰어올라 순식간에 독고 청의 앞에 도착해 절대 영역을 사용했다.독고 청의가 진도하의 속임수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 절대 영역에 진입한 뒤였다.진도하는 독고 청의를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제 내가 청의 씨를 혼내줄 차례예요!”조금 전까지 그는 독고 청의의 검은 알약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이제 진도하가 절대 영역의 살상력을 확인할 차례였다.독고 청의는 자신이 지금 진도하의 절대 영역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심지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몰랐다.그래도 독고 청의는 먼저 진도하에게서 재빨리 벗어나려고 했다.그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진도하는 의념을 사용했다.“청의 씨, 돌아와요!”그러자 독고 청의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다시 진도하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독고 청의는 깜짝 놀랐다.“도하 씨, 이건 무슨 수법이에요?”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독고 청의가 움직이지 못하
진도하는 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득의양양한 독고 청의를 바라보며 물었다.“어... 어떻게 나왔어요?”원래 진도하는 자신의 절대 영역에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독고 청의가 너무 쉽게 빠져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자신의 절대 영역이 너무 약한 걸까? 아니면 독고 청의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너무 강했던 걸까? 진도하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다.독고 청의는 웃었다.“사실 아주 간단해요. 한 가지 몸기술을 취하니까 바로 나왔을 뿐이에요.”“목숨을 지키는 수단도 안 썼다고요?”진도하가 놀라서 물었다.“안 썼어요...”독고 청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몸기술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한번 해보니까 이렇게 바로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독고 청의는 호기심에 물었다.“도하 씨가 말한 새로운 공법이 뭐예요?”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울고 싶었다.그는 약간 정신이 팔린 듯 말했다.“됐어요. 그 얘기는 하지 말죠.”독고 청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혼잣말로 말했다.“내가 나오지 말았어야 했나...”두 사람은 공터에 오래 머물지 않고 도서관을 향해 걸어갔다.도서관 입구에 도착했을 때 진도하는 문 앞에 서 있는 어두운 표정의 임 장로를 보았다.진도하는 등록 시험을 치른 후 오늘 처음으로 태초서원에서 임 장로를 만났다.이때 진도하의 얼굴도 어두워졌다.임 장로가 말했다.“진도하, 자네가 류대현 세 사람을 죽였나?”진도하는 걸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말했다.“세 사람 대신 복수하러 왔습니까?”그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임 장로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이미 이 일을 장로회에 보고했으니 머지않아 자네는 서원의 처벌을 받게 될 거야.”곧바로 임 장로는 덧붙였다.“자네가 남궁 장로를 스승으로 모셨다고 해서 태초서원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이 말을 들은 진도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임 장로를 바라보았다.“제가 그 세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한다면 증거
이런 식으로 진도하는 임 장로를 정정당당하게 공격할 수 있었다.만약 어제 임 장로는 만났으면 진도하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도하는 대부경이었고 임 장로는 대부경 5단계였기 때문에 임 장로의 주먹을 한 대 버틴다 해도 임 장로를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진도하는 이미 대부경 1단계로 올랐고 실력이 전보다 몇 백 배는 더 강해졌기 때문에 임 장로와 겨루면 우위를 점할 자신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주변 사람 누구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임 장로는 진도하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너 진짜 꾀가 좋구나.”진도하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 중 누구도 임 장로가 이때 웃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그러자 임 장로는 한 마디로 국면을 전환해 버렸다.“넌 나를 자극해서 내가 너와 함께 경기장에 올라갔다가 나한테 패배할 생각이었지. 그러면 선우 문호의 도전을 거절할 변명 거리가 생기니까! 진도하, 그렇게 안 될 거니까 꿈이나 깨!”진도하는 임 장로가 본인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멍해졌다.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임 장로의 말에 분명히 영향을 받았고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코웃음을 쳤다.“하하... 임 장로님, 소설을 안 쓰시는 게 안타깝네요! 제가 누군가의 도전을 두려워할 리가 있을까요?”그러나 임 장로는 진도하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했다.“진도하, 선우 문호가 태초서원에 와서 너에게 도전하는 것은 너의 명성뿐만 아니라 우리 태초서원의 명예가 걸린 문제이니, 만일 네가 지면 태초서원 앞에서 죽음으로 직접 너의 죄를 사죄하는 것이 좋을 거야!”곧이어 임 장로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너는 더 이상 사죄할 기회도 없을 거야. 선우 문호에게 바로 맞아 죽게 될 거니까!”임 장로는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고는 뒤돌아 걸어갔다.임 장로는 걸어가면서 덧붙였다.“진도하, 도망갈 핑계 그만 대고 그 시간에 차라리 수
임 장로는 진도하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망상하지 마. 넌 절대 이길 수 없어! 솔직히 말해서 우리 장로회는 이미 네가 패배한 후 서원의 체면 회복을 위해 누굴 내보낼지 논의한 바 있어.”임 장로는 비웃듯이 말했다.“진도하, 너무 자만하지 마. 정말 태초서원에 너 말고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알려줄게. 선우 문호가 너를 콕 짚지 않았더라면 우리 태초서원에서는 절대 너를 내보내지 않았을 거야.”이렇게 말한 임 장로는 진도하를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왜인지 알아? 네가 나갔다가는 우리 태초서원의 체면이 구겨지기 때문이야!”임 장로는 자문자답했다.하지만 진도하의 얼굴은 평온했고 임 장로의 말에 화를 내지 않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이기면요?”진도하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보고 임 장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 장로는 비웃었다.“네가 이길 리가 없잖아!”“그래도 내가 이기면 어떡해요?” 진도하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임 장로를 장난스럽게 바라보았다.임 장로는 화가 났다.“네가 이기면 내가 바로 사과할게.” 그러나 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사과만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임 장로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 궁금하네!”사실 진도하는 임 장로가 이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진도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이기면 바로 장로회에서 퇴출해요. 그럴 수 있겠어요?”“내가 못할 게 뭐 있어!” 임 장로는 진도하를 흘겨보며 말했다.“장로회에서 퇴출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네가 이기면 나는 당장 태초서원을 떠나겠어!”이때 임 장로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어서 말했다.“그런데 네가 만약 지면 어쩌려고?”그러자 진도하는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지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알았어. 네가 오늘 한 말을 기억해.” 그리고 임 장로는 소매를 휘젓고 떠났다.임 장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진도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원래는 어떻게 하면 임 장로를 장로직을 잃게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