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진도하는 임 장로를 정정당당하게 공격할 수 있었다.만약 어제 임 장로는 만났으면 진도하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도하는 대부경이었고 임 장로는 대부경 5단계였기 때문에 임 장로의 주먹을 한 대 버틴다 해도 임 장로를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진도하는 이미 대부경 1단계로 올랐고 실력이 전보다 몇 백 배는 더 강해졌기 때문에 임 장로와 겨루면 우위를 점할 자신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주변 사람 누구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임 장로는 진도하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너 진짜 꾀가 좋구나.”진도하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 중 누구도 임 장로가 이때 웃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그러자 임 장로는 한 마디로 국면을 전환해 버렸다.“넌 나를 자극해서 내가 너와 함께 경기장에 올라갔다가 나한테 패배할 생각이었지. 그러면 선우 문호의 도전을 거절할 변명 거리가 생기니까! 진도하, 그렇게 안 될 거니까 꿈이나 깨!”진도하는 임 장로가 본인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멍해졌다.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임 장로의 말에 분명히 영향을 받았고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코웃음을 쳤다.“하하... 임 장로님, 소설을 안 쓰시는 게 안타깝네요! 제가 누군가의 도전을 두려워할 리가 있을까요?”그러나 임 장로는 진도하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했다.“진도하, 선우 문호가 태초서원에 와서 너에게 도전하는 것은 너의 명성뿐만 아니라 우리 태초서원의 명예가 걸린 문제이니, 만일 네가 지면 태초서원 앞에서 죽음으로 직접 너의 죄를 사죄하는 것이 좋을 거야!”곧이어 임 장로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너는 더 이상 사죄할 기회도 없을 거야. 선우 문호에게 바로 맞아 죽게 될 거니까!”임 장로는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고는 뒤돌아 걸어갔다.임 장로는 걸어가면서 덧붙였다.“진도하, 도망갈 핑계 그만 대고 그 시간에 차라리 수
임 장로는 진도하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망상하지 마. 넌 절대 이길 수 없어! 솔직히 말해서 우리 장로회는 이미 네가 패배한 후 서원의 체면 회복을 위해 누굴 내보낼지 논의한 바 있어.”임 장로는 비웃듯이 말했다.“진도하, 너무 자만하지 마. 정말 태초서원에 너 말고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알려줄게. 선우 문호가 너를 콕 짚지 않았더라면 우리 태초서원에서는 절대 너를 내보내지 않았을 거야.”이렇게 말한 임 장로는 진도하를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왜인지 알아? 네가 나갔다가는 우리 태초서원의 체면이 구겨지기 때문이야!”임 장로는 자문자답했다.하지만 진도하의 얼굴은 평온했고 임 장로의 말에 화를 내지 않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이기면요?”진도하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보고 임 장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 장로는 비웃었다.“네가 이길 리가 없잖아!”“그래도 내가 이기면 어떡해요?” 진도하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임 장로를 장난스럽게 바라보았다.임 장로는 화가 났다.“네가 이기면 내가 바로 사과할게.” 그러나 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사과만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임 장로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 궁금하네!”사실 진도하는 임 장로가 이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진도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이기면 바로 장로회에서 퇴출해요. 그럴 수 있겠어요?”“내가 못할 게 뭐 있어!” 임 장로는 진도하를 흘겨보며 말했다.“장로회에서 퇴출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네가 이기면 나는 당장 태초서원을 떠나겠어!”이때 임 장로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어서 말했다.“그런데 네가 만약 지면 어쩌려고?”그러자 진도하는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지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알았어. 네가 오늘 한 말을 기억해.” 그리고 임 장로는 소매를 휘젓고 떠났다.임 장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진도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원래는 어떻게 하면 임 장로를 장로직을 잃게
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임 장로는 선우 문호의 진정한 실력을 분명히 알고 있겠지만 나의 진정한 실력은 모르고 있잖아요!”진도하의 말을 들은 독고 청의는 의아해했다.“혹시... 그날 경기장에서 도하 씨의 진정한 실력을 다 보여주지 않은 거예요?”“맞춰봐요...”진도하는 의아해하는 독고 청의를 뒤로한 채 미소를 지으며 도서관으로 들어갔다.독고 청의는 진도하에게 한 가지 더 묻고 싶었지만 진도하는 이미 도서관 내부로 들어갔다.그래서 독고 청의는 포기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서관을 떠났다.진도하는 도서관 안으로 들어온 후 곧장 뒷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뒷마당에서는 남궁 장로가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커튼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남궁 장로는 뒤돌아보며 말했다.“왔구나...”“네, 저 왔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궁 장로 옆으로 걸어갔다.남궁 장로는 물뿌리개를 내려놓고 손뼉을 치며 물었다.“방금 밖에서 임혁이랑 싸웠어?” “네.” 진도하는 남궁 장로가 말하는 임혁이라는 사람이 임 장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만 남궁 장로가 갑자기 왜 그것을 물어보는지, 혹시 자신을 나무라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래서 진도하는 생각하다가 물었다.“스승님, 제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그러나 남궁 장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임혁은 자기 아버지가 태초서원의 돌아가신 옛 원장의 자식인 것을 믿고 젊은 나이에 장로회에 들어왔어. 그동안 어리석은 짓을 많이 했으니 이제 좀 교훈을 받을 때가 됐지.”남궁 장로가 자신을 탓하지 않는 것을 보고 진도하는 마음을 내려놓았다.남궁 장로는 진도하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한 뒤 이어서 말했다.“선우 문호를 이길 자신이 있어?”“모르겠습니다.” 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덧붙였다.“하지만 제가 수련의 길에 들어선 이래로 같은 경지의 사람들과 싸워서 단 한 번도 패배를 맛본 적이 없어요.”그의 말은 진실이었다.그 말을 듣고 남궁 장로가 웃으며 말했다.“너 이놈, 자신감이 대
쿵.진도하는 남궁 장로의 말을 듣고 심장이 번개에 맞은 듯했다.온몸이 얼어붙었다.그는 입을 뻐끔거리고 남궁 장로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늘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지만 며칠만에 남궁 장로가 그것을 알아챌 줄은 생각지 못했다.진도하의 머릿속에는 무수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스승님은 어떻게 아셨을까?’‘사실대로 말해야 하는 건가?’‘스승님은 우리 세계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실까?’머릿속에 이런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진도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결국 진도하는 스승님께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스승님은 어떻게 아셨어요?” 진도하는 결심을 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남궁 장로는 미소를 지었다.그러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알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이렇게 말한 후 남궁 장로는 계속해서 말했다.“그러나 이 일은 우리 둘만 알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난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진도하는 남궁 장로에게 고마운 표정을 지었다.남궁 장로는 이어서 말했다.“네가 어느 세계 출신인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미 내 제자이니 평생 내 제자로 남아.”“그러니 이 문제는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 마음껏 수련하기만 하면 돼.”진도하는 감사한 마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남궁 장로는 웃으며 진도하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주머니에서 책 한 권을 꺼내 진도하에게 건네며 말했다.“넌 재능과 실력이 뛰어나지만 사실 몸을 쓰는 법과 공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아. 이 책은 내가 우연히 얻은 몸을 쓰는 법에 관한 책이니 시간 날 때 한 번씩 읽어 봐. 이 책을 이해하면 네 절대 영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야.”진도하는 책을 받고 바로 펼쳐 보지는 않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남궁 장로에게 절을 했다.“스승님, 감사합니다.”“그렇게 예의 차리지는 마.”남궁 장로가 손을 흔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남궁 장로는 이어서 말했다.“
스승님이 자신이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봤는데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지 않을까?생각하면 할수록 진도하는 겁이 났다.그렇게 진도하는 걱정 되는 마음으로 다시 저택으로 돌아왔다.저택 안에서 마당을 청소하고 있던 하현진은 진도하를 보자마자 반갑게 외쳤다.“형님, 오셨어요?”“그래.”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걸어갔다.하현진은 진도하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마당 청소를 계속했다.이때 진도하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하현진 옆으로 빠르게 걸어왔다.하현진은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물었다.“형님,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진도하는 곧바로 물었다.“진아, 나 뭐 달라진 거 못 느꼈어?”“뭐가 달라졌죠?” 하현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진도하는 잠시 생각한 뒤 말을 정리하고 다시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너랑 어떤 면에서 다르다고 느껴져? 예를 들면 말투나 습관 같은 거 말이야.”하현진은 진도하가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라서 의아해하며 말했다.“별로 다른 거 모르겠는데요?...”“그래. 알았어.” 곧 진도하는 시선을 거두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렸다.하현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형님... 왜 그러시지?”방으로 돌아온 진도하는 침대에 앉아 한참을 멍때리다가 감정을 추스른 뒤 태초서원에서 가져온 책을 끌어안고 링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시간을 세어보니 선우 문호가 찾아올 때가 거의 되었다.그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서 절대 영역을 완벽하게 공부해야만 했다. 절대 영역을 완벽하게 파악해야 확실하게 선우 문호를 이길 수 있었다.링 안의 탁 트인 공간에 앉은 진도하는 마음속의 불안한 감정을 애써 억누른 뒤 책을 앞에 펼쳐 놓았다.진도하는 먼저 남궁 장로가 선물해준 ‘신법’이라는 책을 꺼냈다.이 책은 원래 세계의 고대 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이었다. 그러나 표지에는 단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진도하는 표지를 넘기
두 번째 페이지의 마지막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해와 달과 별의 변화를 지켜보며 천지와 우주의 이치를 통찰하고 대도의 법칙을 피하지 않으며 평생의 정력을 다해 신법의 9단계 천상첩지를 만들었지만, 생명이 다할 때까지 신법은 여전히 6단계에 머물러 결국 공간이동의 짜릿함을 체험하지 못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부디 인연이 닿는 사람이 이 신법을 9단계까지 수련한 후 성역으로 가서 내가 성역에 두고 온 의념의 잔재를 찾아 하늘에 있는 내 영혼을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이 문장을 본 진도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비록 글이 난해하지만 이 글귀의 의미를 대충은 알 수 있었다.이 책을 쓴 사람은 평생을 바쳐 신법의 9단계인 ‘천상첩지’를 만들었는데 그 사람도 겨우 6단계에만 도달했다는 뜻이었다.그 다음 세 단계는 아예 수련하지도 못했다.그 말은 이 신법이 9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마음이 답답해졌다.‘이게 뭐야!’신법을 만든 사람도 9단계까지 수련하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이 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사람은 9단계까지 수련하면 성역에 남아 있는 자신의 의념의 잔재를 찾아달라고 했다.그런데 성역은 어디에 있는 걸까?진도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얼굴이 저절로 구겨졌다.그는 책을 덮으며 말했다.“선배님이 정한 요구는 너무 높아요. 저는 이 신법... 배우지 않는 게 좋겠어요!”하지만 진도하는 또 ‘천상첩지’ 아홉 개 단계의 신법과 그 신법들이 각 단계마다 속도가 다른 것을 생각하자 마음이 이끌렸다.‘내가 정말 9단계인 축지성촌까지 수련한다면 이 세상에 누가 나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이런 생각을 하면서 진도하는 다시 책을 펴고 중얼거렸다.“선배님, 비록 선배님은 9단계까지 수련하지 못하셨지만 제가 9단계까지 도달하면 반드시 선배님의 말씀대로 성역에 가겠습니다!”진도하는 그 말을 하고 나서야 책을 계속 뒤로 넘기기 시작했다.그 결과 놀랍게도 세 번째 페이지에는 여전히 신법을 수련하는 방법에
진도하는 공간법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그러다 문득 단용수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던 것이 생각났다. 단용수가 시전한 것도 공간법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 당시 진도하는 단용수에게서 그 신법을 배우고 싶었지만 계속 기회가 없었다.하지만 진도하는 이 세계의 모든 신법이 공간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이때 갑자기 진도하는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진도하는 이 ‘천상첩지’ 신법을 수련하지 않았다. 대신 이미 이 세계에 왔으니 이 세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스승님의 말씀에 따라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들을 보기 시작했다.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진도하는 책을 한 권 한 권 들여다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가져온 책을 모두 읽었다. 그러자 이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진도하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계에는 대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염은 이 세계 남쪽에 있는 작은 변방 국가에 불과했고 대염의 이웃에는 대초와 대진이 있었다.이 세 개의 작은 나라가 이 세계의 남쪽 지역을 지탱하고 있었다.더 북쪽에는 사막이 있었고 그 사막에는 모래 나라라는 국가가 있었다.그리고 그 사막을 건너야 이 세계의 중심에 도달할 수 있었다.그런데 진도하가 가지고 온 어떤 책에도 그곳에 대한 설명이 별로 없었다.그저 그곳은 모든 수련자가 마지막에 가야하는 곳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어쨌든 진도하가 있는 이곳 대염은 마치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어선처럼 이 세계에서 아주 아주 작은 나라였다.이 책을 읽고 진도하는 큰 충격을 받았다.그는 지금까지 이 세계에는 대염이라는 나라만 있고 청룡시, 백호시, 현무시, 주홍시라는 4대 도시만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대염이 이 세계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고는 생각지 못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진도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쓴웃음을 지었다.그는 원래 자신의 명성이 너무 커지면 소원과 그 배후에 있는 주인이 금방 알아채고 자신을 암살하러 올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괜한 걱정
이번에 진도하는 확신했다.그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옥패물이 확실히 깜빡였다.“아빠! 엄마! 지금 저를 부르신 거예요?”진도하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촉촉해졌다.그는 옥패물의 깜빡임을 놓칠까 두려워 옥패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이미 많은 세월이 흘렀고 부모님이 더 이상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을 거라는 것도, 부모님을 찾을 확률이 아주 아주 적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진도하는 여전히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부모님은 아직 이 세상에 계시지만 떠나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을 뿐이라고 말이다.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진도하는 여전히 부모님을 찾고 싶었고 부모님이 더 이상 이 세상에 계시지 않더라도 그들의 행방을 알고 싶었다. 부모님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했고 부모님의 원수가 누구인지도 알고 싶었다.그리고 옥패물이 번쩍이는 이 순간, 진도하는 처음으로 부모님이 죽지 않았고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그래! 엄마 아빠가 아직 살아있구나!”이 순간 진도하의 마음은 설렘과 흥분, 기쁨으로 가득 찼다.그러나 곧 끝없는 슬픔이 몰려왔다.진도하가 기억이 있을 때부터 그와 같이 지낸 것은 양부모였고 친부모의 생전 모습조차 본 적이 없는데 정말 친부모를 만난다면 그가 그들을 알아볼 수 있을까?동시에 진도하는 양부모를 떠올렸다.원래 세계를 떠나기 전에 양부모에 모든 것을 설명하고 생명 연장 단약까지 먹게 했지만 여전히 양부모가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진도하는 두 사람이 지금 그 세계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두 분을 다시 뵈면 정말 좋을 텐데!’진도하는 옥패물을 한참 바라보다가 더 이상 깜빡거리지 않는다고 확인한 다음에야 옥패물을 다시 품 속에 넣었다.그리고 진도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아빠, 엄마, 어디 계시든 제가 꼭 찾아낼게요!”진도하는 옥패물을 잘 챙긴 후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의 모든 잡념을 밀어냈다.지금 당장 부모님을 찾으려는 것은 사치였다. 지금 진도하가 해야 할 일은 하루빨리 성장하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