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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세희는 알아듣지 못했다. 캐리가 몸을 돌리자, 그녀도 따라서 앞으로 걸어갔다.

“캐리 아저씨...”

캐리는 세희를 등진 채, 주먹을 꽉 쥐었고 이를 악물었다.

‘세희야, 이젠 정말 안녕이야. 넌 꼭 엄마 말 잘 듣고 건강하게 자라야 해.”

“가지 마요!”

세희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캐리는 못 들은 것처럼 그렇게 떠났다.

세희는 끊임없이 캐리의 뒤를 쫓아갔다.

하지만 캐리가 떠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세희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세희는 털썩하고 땅에 넘어졌다.

세희는 바닥에 엎드려 큰 소리로 울었다.

“아저씨... 세희 아파요. 돌아와서 세희 안아줘요. 제발 세희를 안아주세요... 세희 앞으로 다신 아저씨 비웃지 않을게요. 세희를 강아지처럼 데리고 산책 나가도 돼요. 그리고 세희도 아저씨에게 맛있는 거 해 줄게요... 흑흑흑, 캐리 아저씨... 돌아와요...”

병실 안.

가위에 눌린 듯한 세희의 울음소리가 모두의 귀에 들려왔다.

송유라는 세희를 계속 깨웠지만, 세희는 도통 눈을 뜨지 못했다.

세준과 희민 두 사람은 조급한 목소리로 세희의 이름을 불렀고, 역시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캐리 아저씨... 캐리 아저씨.”

세희는 캐리의 이름을 울부짖었다.

송유라와 두 아이는 저마다 멍해졌다.

세희의 멈추지 않는 눈물과 고통으로 가득한 작은 얼굴을 보면서 세준은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

세준은 세희의 손을 놓아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깨울 필요 없어요.”

희민과 송유라는 세준을 바라보았다.

세준은 시선을 거두었다.

“캐리 아저씨는 틀림없이 세희의 꿈속에 있을 거예요. 그들더러 마지막으로 만나라고 해요.”

희민과 송유라는 침묵에 빠졌다.

현장에서.

수사대는 많은 사람들을 파견했지만, 한바탕의 수색 끝에 그들은 여전히 예준을 찾지 못했다.

주희는 제자리에 서 있으며 몇 시간이나 움직이지 않았다.

소희원은 참지 못하고 주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오빠랑 무슨 관계죠?”

주희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예준 오빠는 내가 가장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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