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은 캐리가 돌아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는데, 뜻밖에도 온 사람은 진석이었다.진석은 손에 과일을 든 채, 고개를 살짝 돌려 주방 쪽을 바라보았다.하영은 보자, 진석은 손에 든 과일을 가리켰다.“과일만 가지고 온 내가 밥 한 끼 정도 얻어먹어도 될까요?”하영은 진석이가 갑자기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그녀는 얼른 일어나 현관에 나가서 인사했다.“왜 말도 없이 왔어요?”진석은 슬리퍼로 갈아 신으며 대답했다.“아이들이 하영 씨와 함께 집에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어요.”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석과 함께 주방으로 들어갔고, 아이들은 일제히 진석을 바라보았다.진석은 희민에게 말을 걸었다.“희민아, 지금 안색이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제때에 약을 챙겨 먹고 있구나?”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세희는 진석의 손에 든 체리를 바라보며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아저씨는 어쩜 세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아시는 거예요?”진석은 웃으며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이따 밥 다 먹고 아저씨랑 같이 거실에 앉아서 먹을래?”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영 옆에 비어 있는 자리를 가리켰다.“아저씨, 빨리 가서 앉아요!”진석이 앉자, 세준은 은근히 질투했다.“아저씨 마음속에는 세희만 있는 것 같은데요?”진석은 멈칫하더니 얼른 설명했다.“미안. 과일은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서.”주희는 진석에게 그릇과 젓가락을 건네주었고, 하영이 설명했다.“세준이 너 요즘 갈수록 장난이 심해진 것 같아. 진석 씨, 상관하지 말고 어서 먹어요.”진석은 거실을 힐끗 훑어보았다.“캐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요?”“요즘 공장의 일 때문에 바빠서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집에 돌아와도 거의 한밤중이라 아예 밖에서 먹고 그래요.”하영이 대답했다.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식사 후, 아이들은 진석이 산 체리를 들고 거실로 달려갔고, 하영과 진석은 옆에 앉아 그들을 바라보았다.이때 하영이 고개를 돌려 진석에게 물었
진석은 체리를 가져와 하영에게 건네주었다.“그러나 아주 현실적이지 않나요?”하영은 꼼짝도 하지 않고 진석을 쳐다보았다.이치대로라면 진석은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전혀 몰라야 했다.‘그럼 진석 씨는 왜 괜히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하영은 진석의 말을 이어서 말했다.“맞아요.”“그래서.” 진석은 계속 물었다.“정창만 어르신이 없다면, 하영 씨는 바로 정유준 씨와 화해할 건가요?”“나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그전에 나와 유준 씨 사이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요.”“됐어요, 이런 기분 나쁜 얘기 그만해요.”말이 끝나자 진석은 일어섰다.“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그만 돌아갈게요. 내일 일찍 출근해야 하거든요.”하영은 시간을 확인했다.“이제 겨우 7시 넘었는데.”진석은 외투를 입다 멈칫하더니 일부러 농담을 했다.“하영 씨, 지금 내가 돌아가지 않길 바라는 거예요?”하영은 얼굴을 붉히며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괜찮아요.” 진석은 허리를 굽히더니 하영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난 하영 씨가 어떤 말을 하든 개의치 않거든요.”애매한 행동에 하영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그녀는 즉시 일어서더니 진석을 피했다.“내가 데려다 줄게요!”대문 앞으로 걸어가자, 진석은 옆집을 바라보았다.“방금 물어본다는 거 깜박했는데, 별장은 이미 팔린 거예요?”하영은 진석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네. 오늘 오후에 금방 수속을 밟았어요. 마음이 아주 급한 것 같더라고요.”진석은 그 집을 한참 쳐다보았다.어두컴컴한 가로등이 눈을 비추자, 진석의 눈빛도 따라 반짝반짝 빛이 났다.하영은 궁금해서 그에게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진석은 시선을 거두더니 재빨리 차 열쇠를 꺼냈다.“자, 추우니까 이제 그만 돌아가요. 갈게요.”하영은 처마 밑에 서서 진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그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저녁 9 시 30분, 유준은 현욱과 기범 두 사람에게 끌려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유준은 현
하영은 즉시 받았다. “유준 씨?”“하영 씨!”현욱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시간 있어요? 지금 바로 주소 보낼 테니까 빨리 유준이 데리러 와요! 큰일 났어요!!”하영은 듣자마자 가슴이 조여왔고 입을 열어 묻기도 전에 현욱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유준에게 무슨 일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영은 점차 불안해졌다.그녀는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 대충 옷을 입었고, 마침 현욱이 보낸 문자를 받았다.문자를 클릭하자, ‘비너스 나이트’란 몇 글자를 보고 하영은 진정을 되찾았다.‘이제 육기범 씨도 돌아왔고 현욱 씨도 그곳에 있으니 유준 씨는 틀림없이 그들 두 사람에게 끌려 술을 마시러 갔을 거야.’‘전에도 두 사람에게 속아서 유준 씨를 데리러 간 일이 적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큰일이라고?’하영은 화가 나서 거절하려 했는데, 이때 현욱은 또 한 장의 사진을 보냈다.얼굴이 빨개진 유준은 두 눈 꼭 감고 소파에 기대고 있었다.유준은 친구에게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영도 사진을 본 후에야 이 두 사람이 도대체 유준에게 술을 얼마나 먹였는지 깨달았다.하영은 한숨을 쉬더니 답장했다.[알았어요, 지금 갈게요.]외투를 입은 후, 하영은 차 열쇠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이번에 하영은 경호원을 부르지 않고 스스로 차를 몰고 나이트로 갔다.도착하자마자 하영은 룸에 가서 유준을 찾았다.문을 밀고 들어가니 안에는 유준 혼자밖에 없었고, 현욱과 기범 두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하영은 당하는 느낌이 들더니 화가 천천히 치밀어 올라 유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몸을 숙여 유준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놓으려 할 때, 유준은 갑자기 눈을 떴다.하영인 것을 똑똑히 본 후, 유준은 그녀를 자신의 품속으로 와락 끌어안더니, 큰 손으로 하영의 머리를 안고 키스했다.알코올이 섞인 뜨거운 기운에 하영은 저도 모르게 유준을 밀어내고 싶었다.“유준 씨... 음... 왜 깨물어요... 아파요...”유준은 손을 들어 하영의 손목을 꽉 잡고 입술을 뗐다. 빛이 밝지
“네가 이렇게 말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그래서 우리도 끊임없이 두 사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해!”기범은 한숨을 쉬며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았다.“유준이 깨어나면 우리는 끝장인 것 같은데.”현욱은 순간 맥이 풀리더니 기범과 함께 나이트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니까, 나도 내일이 바로 우리가 죽는 날인 것 같아.”기범은 어이없어하며 현욱을 쳐다보았다.“너 겁이 왜 그렇게 많아!”“그러는 넌?!” 현욱은 목소리를 높였다.“누가 무섭다고 계속 여기서 떨고 있는데?!”기범은 화가 나서 현욱을 노려보았다.“네가 그 시시한 아이디어에 나까지 끌어들인 거잖아!”“야! 너 그때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어?! 지금 얻어맞고 싶은 거냐고, 육기범!”기범은 얼른 현욱과 거리를 벌렸다.“경고하는데, 말로 해, 이상한 짓 하지 마!!”“경고? 야, 오늘 너 해결하지 않으면 내가 성을 고친다!!”새벽 세 시, 하영은 온몸이 나른해진 채 유준의 품에 안겼고, 눈을 뜨는 것조차 피곤했다.유준은 고개를 숙여 하영의 이마에 키스하며 죄책감을 느꼈다.“미안, 그 두 자식은 내가 인사불성이 된 틈을 타 술에 약을 탔어.”하영은 지쳐서 목소리가 잠겼다.“오늘 들어온 사람이 내가 아니었다면, 넌 여전히 다른 사람을 선택했겠죠?”“아니.” 유준이 말했다.“난 너밖에 몰라. 네가 아니라면 그들도 다른 사람을 들여보내지 않았을 거야.”하영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유준의 평온한 검은 눈과 마주쳤다.“그러니까, 그 두 사람은 사실 가지 않았다, 이건가요?”“응.”유준이 대답했다.“그들은 네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다음 떠났을 거야.”하영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시큰시큰한 몸을 이끌며 억지로 일어섰다.“나 돌아가야 해요.”유준은 긴 손가락으로 천천히 단추를 채웠다. 하영이 옷을 다 입은 후에야 그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하영아, 너 대체 언제 날 받아들일 거야?”하영은 몸이 경직되었다. 마침 진석도 오늘 그녀
유준은 하영이 뜻밖에도 이 순간, 자신과 화해하겠다고 대답할 줄은 몰랐다.실망이 인정된 기쁨으로 바뀌자, 유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내가 5년을 기다린 여자가 마침내 내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했어!’온몸의 피가 들끓고 있었고, 심장은 흥분으로 가득 차서 마치 가슴을 뚫고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준은 여전히 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는 일어서서 하영 앞으로 걸어가더니 여자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이 순간, 유준은 더 이상 하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하영은 유준의 숨 막힌 포옹에 숨이 점차 가빠졌다. 그녀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외쳤다.“유준 씨...”“고마워.”하영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유준의 떨리는 목소리가 하영의 귀에 떨어졌다.“다시 날 선택하고, 내게 돌아와줘서 고마워.”하영은 눈빛이 부드러워지더니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손을 천천히 유준의 넓은 어깨에 놓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꼭 껴안았다.다음날.현욱과 기범은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간 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밤새 뒤척인 그들은 이른 아침 MK에 찾아가 용서를 빌었다.두 사람은 맥없이 유준의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유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범과 현욱은 서로를 쳐다보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기범은 다급한 마음에 목소리를 낮추며 재촉했다.“배현욱, 빨리 문 열어!”현욱은 기범을 노려보았다.“왜 나보고 문을 열라는 거야? 네가 먼저 열어!”“내가 왜?” 기범은 반박했다.“네가 약을 탔잖아!”“젠장!” 현욱은 욕설을 퍼부었다.“그럼 약은 네가 찾은 거 아니야?!”“그것도 네가 시켜서 그런 거잖아!”현욱은 이마를 찌푸렸다.“넌 참여 안 했어?!”두 사람이 한창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그들 뒤에 서 있던 시원이 이 모든 것을 목격하고 있었다.“저기...”시원은 입을 열더니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현욱은 유준 뒤에 서서 기범에게 빨리 입을 열라는 눈빛을 보냈다.기범은 울며 겨자 먹기로 물었다.“유, 유준아, 너 어젯밤... 별일 없었지???”유준은 두 사람을 힐끗 보았다.“응, 하영과 화해했어.”“아, 화해했구나.” 현욱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기범도 반응하지 못했다.“아, 그렇구나, 화해했구나...”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 순간, 그들은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소리를 질렀다.“잠깐!!”기범과 현욱은 깜짝 놀라서 동시에 입을 열었다.“두 사람 화해했다고?!!!”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왜, 반대라도 하게?”“그럴 리가!!”현욱은 감격에 겨워 앞으로 다가갔다.“하영 씨가 그랬어? 아니면 네가 또 물어본 거야?”기범은 혀를 차며 말했다.“누가 먼저 말했든 화해하면 됐어! 유준아, 앞으로 어떡할 거야?”유준은 납득이 안 간 듯 기범을 흘겨보았다.“뭘 어떡해?”“당연히 열애해야지!!”유준은 이해하지 못했다.“똑똑히 말해.”현욱이 즉시 설명했다.“그러니까, 화해했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는 거야! 너희들 이제 연애 시작해야지!”“그래서?” 유준이 계속 물었다.기범이 대답했다.“당연히 꽃도 사주고 선물을 주면서 같이 밥 먹어야지!”“적어도 하루에 장미 한 다발!”“나도 그렇게 생각해. 적어도 하영 씨가 자신이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지!”오후, 하영이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프런트의 직원이 그녀를 불렀다.“사장님, 여기에 사장님의 선물이 있습니다.”직원은 장미 한 다발을 힘겹게 의자에서 들어 올렸다.자신의 어깨보다 더 넓은 꽃다발을 보며 하영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 안에... 적어도 99송이가 들어있는 것 같은데?!’생각할 필요 없이 하영은 이것이 유준이 보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영은 한숨을 쉬며 장미꽃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소정은 하영이 들고 있는 장미꽃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사장님, 고백
하영은 차근차근 설명했다.“이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중요해서요. 만나서 설명해야 할 일 있으니 다음에 내가 밥 살게요. 어때요?”유준은 하영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하영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 누가 핍박해도 소용없었다.“응, 그럼 내가 아크로빌에 가서 기다릴까?”“그래요, 그럼 아이들 하교도 부탁할게요.” 하영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런데 오늘 저녁 아크로빌에서 잘 거예요?”“내가 내 여자와 함께 자겠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하영은 고운 얼굴을 붉히더니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좀 참아요. 연속 며칠 그런 운동하다 허리 끊어질 수도 있으니까.”하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이 말을 들은 유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끊긴 핸드폰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좀 참으라고??’‘하영 눈에 난 이미 늙은이인가? 침대에서 운동 좀 한다고 허리가 끊어지다니?’유준은 콧방귀를 뀌었다.‘하영은 지금 나와 밀당을 하고 있는 거야.’저녁, 하영은 그 남자 기자와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그녀가 물 한 잔을 다 마시고 나서야 기자는 문을 밀고 들어왔다.기자는 멀리서 하영에게 인사를 한 다음, 종업원에게 부탁을 하고서야 다가왔다.그는 하영 앞에 앉더니 웃으며 물었다.“사장님, 지난번에 드린 증거, 만족하시나요?”“그래.” 하영은 가방에서 봉투를 하나 꺼냈다. 그 봉투는 무척 두꺼웠는데 딱 봐도 돈이 꽤 들어 있는 것 같았다.남자 기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사장님, 이게 무슨 뜻이죠??”하영은 편지봉투를 기자에게로 밀었다.“이건 보수야. 계속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 다음에 더 많이 넣어줄게.”기자도 거절하지 않고 편지봉투를 받더니 가장에 넣었다.“사장님, 그럼 감사히 받을게요. 지금 집안 사정이 좋은 편은 아니거든요.”“이제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시시각각 양다인을 주시해야 해. 내 아이를 해치려 하다 실패했으니 틀림없이 다른 악랄한 수단이 있을 거야.”“안심하세요, 사
어르신은 눈을 들어 양다인을 바라보았다.“앉아.”양다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탁 옆에 앉았다.“내일 오전, 안일 시 무한대로 리치 주택에 가서 기다려. 그럼 한 남자가 널 데리러 올 거야.”“뭐 하시게요?!”양다인은 경계하며 물었다.어르신은 천천히 차를 마셨다.“너에게 차를 한 대 줄 건데 그 차량 번호는 가짜야. 네가 차에 타면 집사가 너에게 어디에 가서 기다리라고 할지 통지할 거고.”“소예준을 차로 치어 죽이려는 거예요??” 양다인은 솔직하게 말했다.어르신은 양다인을 쳐다보았다.“왜? 무서워? 못하겠어? 애초에 사람을 죽였던 그 용기는? 없어진 거야??”“못하는 게 아니에요.”양다인이 대답했다.“어르신이 안배한 사람이 경찰인지 아니면 그냥 부하인지 누가 알겠어요.”“허.” 정창만은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경찰을 찾았다면, 넌 지금 여기에 앉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정 불안하면 집사더러 함께 가라고 하마. 너라면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할 수 있으니까.”양다인은 정창만이 걸려드는 것을 보자 화가 난 척했다.“내가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시는 거 아니잖아요? 내가 그 차를 받는 대로 바로 떠날까 봐 걱정하시는 거죠?”그 말을 듣자, 어르신은 양다인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는 확실히 그런 걱정을 했지만, 동시에 이 일 역시 집사의 동행이 필요했다. 그래야 양다인이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여자는 절대로 우리 집에 남겨둘 수 없어!’정창만은 이런 일석이조의 기회를 반드시 잘 이용해야 했다.“그럼 이 일은 이렇게 결정하겠으니 넌 반박할 여지가 없어! 오늘 밤 네 방에 돌아가서 잘 준비해!”양다인도 정창만과 같이 있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문을 잠그자, 양다인은 휴대전화를 꺼내 예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소 사장님, 어르신이 곧 움직일 거예요. 내일 사장님의 일정을 장악했는지, 절 데리고 어디론가 가겠다며 차로 사장님을 들이받으라고 했어요.]양다인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