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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나한테 화내지 마

하영은 양다인의 계략에 아랑곳하지 않고, 두 사람 맞은편에 앉아 침착하게 밥을 먹었다.

양다인은 난처한 듯 정유준을 바라보았다.

“유준 씨, 내가 여기 와서 강 비서님 기분이 언짢은 거 아니야?”

“뭔 상관이야?”

정유준은 앉으라며 손을 잡았다.

양다인은 영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하영에게 한마디 던졌다.

“강 비서님, 지난번 일은 괜찮아.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내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랬어.”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나한테 화 그만 내면 안 될까?”

양다인의 말을 듣고 있자니 하영은 구역질 나는 쓰레기를 보는 것 같았다.

겨우 메스꺼움을 참고 있는데, 이번에는 정말 토할 것 같았다.

하영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는 누구처럼 좀생이가 아니에요.”

하영의 말을 듣고 양다인은 젓가락을 힘껏 쥐었다.

그러나 연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그녀는 분노를 처량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바꾸는 연기를 선보였다.

“아니, 아니야, 강 비서님, 그런 뜻 아니야.

난 단지 앞으로 우리가 유준 씨 곁에 있으려면 서로 오해를 풀고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양다인은 말을 마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두 입술을 파르르 떨며 고개를 숙이고 목멘 소리로 계속 말을 이었다.

“유준 씨, 내가 괜히 와서 두 사람의 식사 분위기를 망친 거 같아. 미안, 미안해…….”

정유준은 불현듯 짜증이 올라왔다. 하지만, 담담한 어조로 위로했다.

“대화가 안 되는 사람과 얘기하면 속이 답답하고 원래 그래. 그러니까 그냥 신경 쓰지 말고. 밥 먹이나 먹어.”

정유준이 나서서 편을 들자, 양다인은 득의양양했다. 반면 하영은 속이 쓰렸다.

유준의 눈에 자신은 악독한 여자다.

양다인의 착한 척하는 연기는 완벽했다.

하영은 입안의 음식이 마치 모래알 같아서 목구멍으로 넘기기도 어려웠다.

식사 후.

정유준은 회사 업무로 인해 별장을 나왔다.

하영은 주방으로 가서 임 씨 아주머니께 과일을 좀 부탁하려고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양다인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정형편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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