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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오후.

허시원이 정유준의 사무실에 들어가 일정을 보고했다.

“대표님, 플라워 시티 호텔의 어르신이 오늘 저녁에 김제에 도착한다고 하시는데, 만나러 가시겠습니까?”

허시원의 말에 정유준이 눈쌀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가 김제에는 무슨 일인데?”

“김제에 있는 병원에 의술이 뛰어난 외과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분의 아들이 종양에 걸려 의사한테 병을 보이러 온다고 하네요.”

“어느 외과 의사인지 알아봐.”

“네.”

허시원이 사무실을 나서려는 순간 정유준의 싸늘한 목소리가 허시원을 붙잡았다.

“친자확인 검사 결과는 어떻게 됐어?”

“사람을 보내 검사를 맡겼는데 빨라서 3일 뒤에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 나가 봐.”

정유준은 계속해서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을 때 테이블 위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는데 어젯밤 G에게 보낸 메일이 이제야 답장이 왔다.

정유준은 서류 봉투를 내려놓고 메일을 열었다.

G: “저는 실력이 부족하니 다른 능력 있는 자를 뽑아주시길 바랍니다.”

메일을 확인한 정유준은 피식 웃으며 다시 답장을 보냈다.

“제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면, 돕고 싶은 사람이 따로 있어서 MK로 오지 않으려는 거죠?”

컴퓨터 앞에 앉아 강하영 대신 메일에 답장을 보내던 캐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정유준의 답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강하영은 여러 차례 MK의 요청을 거절하면서 이 일을 캐리에게 맡겼던 것이다.

‘내가 어제 이 일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데. 정유준이 바로 맞은 편에서 메일을 보낸 줄도 모르고, 휴대폰을 꺼냈다가 얼마나 뚫어져라 쳐다보던지. 어젯밤에 답장을 보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G가 바로 강하영이라는 사실을 들켰을지도 몰라.’

생각에 잠겨 있던 캐리는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정유준의 말이 뭔지 알 것 같아! 그 눈빛은 나를 G라고 여기고 있는 거야!’

장난기가 발동한 캐리는 씨익 웃으며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

“정 대표님, 이미 제가 누군지 아셨다면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메일 답장을 확인한 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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