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는 입술을 구부리더니 차갑게 웃었다.“당신 안색을 보니, 어쩜 골병이 들어 죽을 것만 같은 거죠?”하영은 차갑게 앨리를 바라보며 받아쳤다.“안심해. 네가 살아있는 한 난 절대로 너보다 먼저 죽지 않을 테니까.”“당신은 꽤 자신감이 있군요.”“너보다 많으면 충분하지.” 하영은 말을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리고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하영은 될수록 발걸음을 늦추며 자신이 발걸음을 옮길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 보이게 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하영은 식탁 앞에 앉았다.그러나 얼마 먹지도 못할 때, 하영은 입술을 가리고 한바탕 기침을 했다.오미숙은 하영의 소리를 듣고 바로 주방에서 나왔다.하영의 곁에 가서 물어보려던 순간, 오미숙은 하영이 손을 내려놓은 것을 보았고, 손바닥에는 눈에 핏빛이 있는 것을 보았다.오미숙은 이게 어떤 상황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앨리가 나타난 것을 보았을 때 여전히 겁에 질린 척하며 냉기를 들이마셨다.“아가씨, 피를 토하고 있잖아요!!”하영은 얼른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이 상황을 본 앨리는 오미숙 앞으로 걸어갔다.“놀랐다고 해서 함부로 소리치지 마.”오미숙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앨리, 우리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 이런 짓 하지 말자, 이러다 정말 사람이 죽을지도 몰라!”“왜 나보다 더 급한 거야?”앨리가 담담하게 반문했다.“선생님께서 당신을 처벌할까 봐 두렵지도 않는 거야?”오미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앨리는 담담한 표정으로 식탁 옆에 앉았다.“내가 말했지, 지금 병원에 가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거라고. 넌 안심하고 날 협조해. 선생님도 절대로 널 찾아오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난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단 말이야...”“그게 뭐라고?” 앨리는 눈을 들어 오미숙을 바라보았다.“이 세상에 살아남지 말아야 할 사람은 빨리 제거해야 하지.”오미숙은 한숨을 푹 쉬더니 몸을 돌려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하영은 화장실에 한참 있다가 다시 나왔다.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다시 식탁에
진석은 하영을 뒷좌석에 놓은 후, 스스로 차에 올라탔고 냉담한 말투로 경호원에게 분부했다.“병원으로 가, 가능한 한 빨리 도착하고!”“네, 선생님!”그렇게 질주를 하며 하영은 진석에 의해 병원으로 끌려갔다.진석은 의사를 불러 하영에게 일련의 검사를 해주었다.검사 결과가 나온 후, 진석은 직접 검사 보고서를 살펴보았다.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을 보자, 진석을 눈살을 찌푸리며 하영을 바라보았다.그러나 하영이 허약하게 의자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보니, 도무지 연기 같지가 않았다.더군다나 진석이 아는 하영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진석은 의심을 품고 휴대전화를 꺼내 돌아서서 오미숙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전화가 연결되자 진석이 물었다.“하영 최근의 상황은 어떤가요?”이 말을 듣고 오미숙은 일부러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선, 선생님, 저, 저도 잘 모릅니다... 저는 그저 아가씨께서 매일 짙은 화장을 하고 외출한다는 것밖에 모릅니다. 그리고 아무런 정신도 없이 다시 방으로 돌아가셨고요.”“짙은 화장?” 진석이 되물었다.“네, 네, 선생님, 다른 것은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오미숙은 얼른 대답했다.오미숙의 당황해진 말투를 들으며 진석은 천천히 눈살을 찌푸렸다.“알고도 보고하지 않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당신은 잘 알고 있을 텐데.”진석이 차가운 목소리로 협박했다.“선생님!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단지 하인일 뿐입니다. 이런 건 앨리에게 물어보시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그래, 이번 한 번만 믿어주죠.”전화를 끊은 후, 진석은 앨리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앨리는 요 며칠 그의 명령을 따라 움직이다 부상을 입었고, 줄곧 하영의 곁에 있지 않았다.‘근황에 대해서라면 앨리는 아마 얼마 모를 거야.’진석은 다시 하영의 곁으로 돌아와 즉시 예전의 동료들을 불러 하영의 병세를 토론했다.하영은 진석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휴대전화를 꺼내 그 의사의 얼굴을 찍었다.‘돌아가면 이 의사를 매수해서 검사 보
진석은 앨리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앨리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다른 한 새끼손가락을 만졌다.진석은 지금 앨리가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말하길 기다리고 있었다.앨리는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한바탕 고민한 끝에 고개를 푹 숙였다.“알겠습니다, 선생님, 벌을 받으러 가겠습니다.”앨리가 몸을 돌려 침실을 나서자 진석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고 오미숙에게 말했다.“아주머니도 그만 나가요.”“네, 선생님.”문이 닫히자, 침실에는 하영과 진석 두 사람만 남았다.하영은 무덤덤하게 진석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날 위해 당신의 유능한 조수를 다치게 하다니, 그럴 가치가 있는 거예요?”“내 부하로서 만약 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마땅히 받아야 할 벌들을 꼭 받아야 하겠지.”“그럼 왜 앨리를 죽이지 않은 거죠?” 하영은 잇달아 질문을 했다.“그동안 병원에 있던 경호원은 단지 나에게 밥을 먹으라고 권했을 뿐인데, 당신은 앨리를 시켜 그를 죽였잖아요! 지금 앨리가 날 저주하는데, 당신은 단지 앨리더러 간단하게 손가락을 자르라고만 하다니, 이게 말이 돼요?”진석은 입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의자를 끌고 하영 옆에 천천히 앉아서야 입을 열었다.‘사람은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하지. 만약 그들도 앨리처럼 최고의 실력을 가졌다면, 난 당연히 그렇게 쉽게 그들을 죽이지 않았을 거야.”“당신에게 있어 쓸모없는 사람은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거군요?”지금 하영 앞에 있는 진석은 마치 사람의 가죽을 쓴 악마와 같았다.그는 언제나 날카로운 손가락을 내밀어 사람의 심장을 세게 찌를 수 있었다.“맞아.”진석은 처량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세상의 생존법칙도 마찬가지야. 약한 자는 버림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지.”그의 눈 밑에 점점 슬픔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하영은 그저 온몸이 불편할 뿐이었다!‘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악마는 자신의 슬픔을 드러낼 자격이
이튿날 아침, 하영은 낯선 전화를 하나 받았다.연결 버튼을 누르자, 핸드폰에는 남자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강하영 사장님이시죠?”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구시죠?”“나는 연세병원의 내과의사, 전태민이라고 합니다. 어젯밤 저는 문자를 받았는데, 상대방은 강 사장님을 연락하라고 했습니다.”하영은 깜짝 놀랐다.‘세준인 효율이 너무 빠른데?’‘나한테 말도 안 하고 이 사람에게 연락을 한 거야?’하영은 정신을 차렸다.“알았어요. 당신이 나에게 전화를 한 이상, 날 협조해 주겠다는 뜻이겠네요. 그럼 이제부터 당신을 나를 도와서...”오픈타운 별장에서.하영의 분부대로 하보연은 이미 주민에게 3일간 약을 먹였다.하보연은 주민의 아침을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시간은 이미 8시 30분이었지만 주민이 아직 내려오지 않은 것을 보고, 하보연은 위층에 가서 상황을 살펴보려 했다.요 며칠의 관찰을 통해 하보연은 주민에게 늦잠을 자는 습관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주민은 일상이 매우 규칙적이어서, 설령 임신해서 잠이 많아져도 그녀는 먼저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다.하보연은 침실 앞에 가서 문을 두드렸다.“사모님, 아침식사가 다 준비되었습니다.”“들어와...”주민의 허약한 목소리가 방에서 들려왔다.이 말을 듣자, 하보연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주민이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아직 잠에서 덜 깬 것을 보고, 하보연은 다가가서 물었다.“사모님, 어디 불편하신 겁니까?”주민은 어지러움을 느끼며 이마를 비볐다.“아니, 그냥 몸이 좀 피곤한 것 같아. 기운도 없고. 임신해서 그런가?”하보연은 매우 신중했고 오히려 주민에게 주의를 주었다.“사모님, 불편하시면 얼른 병원에 가보세요. 임신 초기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거든요.”주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은 나갔어?”“아침 일찍 나갔습니다.”“그럼 나랑 같이 병원에 가서 임신 검사 좀 하자.”“네, 사모님.”30분 후, 두 사람은 병원에 도착했다. 검사를 마친 뒤, 의사는 주민의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
세희는 음성 문자를 보냈다.“어떤 귀신은 엄청 무서워. 게다가 늘 날 귀찮게 하거든. 하지만 지철 할아버지는 그들을 전부 쫓아냈어.”희민이 물었다.“너에게 접근하면 너 또 열나는 거 아니야?”“응, 어제 한 번 열이 났었는데 오늘은 다 나았어. 참, 또 한 가지 일 있는데, 나 여기서 학교 다니기 시작했다! 새로운 친구도 많이 사귀었는데, 다음에 소개해 줄게!”세준이 말했다.“네가 친구를 사귀었다고? 그 사람들은 눈이 없는 거야?”세희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렸다.“강세준! 왜 자꾸 말을 그렇게 하는 건데! 내가 뭐!”세준은 웃음을 지으며 계속 말했다.“이거 봐, 아직 무슨 말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화를 내다니. 이런 네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희민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세희야, 네가 사귄 친구는 남자야 여자야?”“남자야! 심지어 매일 나한테 계란까지 챙겨주고 있어!”세준과 희민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세희가 남성 친구를 사귀었다니?!’‘심지어 매일 계란까지 사다 줘?!’세준의 얼른 음성 문자를 보냈다.“그 사람 딱 봐도 무슨 속셈이 있는 게 분명해! 그 사람에게서 떨어져!”희민이 말했다.“그 사람 성격은 어때? 너와 손잡고 싶은 마음은 없는 거야?”세희는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재혁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재혁은 엄청 불쌍하단 말이야. 모두들 그를 바보라도 비웃으며 그를 따돌리고 있어.”세희가 이렇게 말하자, 세준과 희민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세준이 물었다.“세희야, 학교에서 너 괴롭히는 사람 없어?”“누가 날 괴롭힐 수 있겠어!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말라고!”희민도 따라서 말했다.“만약 누군가가 너를 괴롭힌다면, 꼭 우리에게 말해야 해. 절대로 혼자 참지 말고.”“응응, 세희도 다 알아. 세희 이제 지철 할아버지 따라 일 보러 가야 해!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휴대전화를 내려놓은 세희는 자신의 무릎에 멍이 든 상처를 바라보
이런 경험 때문에 세희는 더 이상 혼자 집에 있을 수 없었다.노지철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그럼 내가 널 업고 가마.”옆집 아주머니가 말했다.“왜 아이를 업고 가려는 거야? 우리 집 삼륜차로 태워주면 되지.”“그래, 고맙네!”저녁.노지철은 삼륜차를 타고 세희를 데리고 동네 유재진의 집으로 달려갔다.유재진에 대해 세희도 조금 알고 있었다.유재진의 아들이 달려와 노지철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요즘 어떻게 된 일인지 마치 귀신에 홀린 것 같다고 말했다.낮에는 방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밤에는 일어나서 사람을 들볶았다.집안의 아이들도 모두 유재진 때문에 정신이 무너질 지경이었다.유재진의 집에 도착하자, 노지철은 세희를 안고 삼륜차에서 내렸다.내려오자마자, 유재진의 아들 유대침이 마침 정원에서 나왔다.노지철을 본 유대침은 얼른 앞으로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아저씨, 이렇게 먼 길을 혼자 삼륜차를 타고 오신 거예요? 전화하시면 제가 스쿠터 타고 아저씨 데리러 갔을 텐데!”노지철은 손을 흔들었다.“난 아이를 데리고 있어서 널 귀찮게 할 생각 없었다.”유대침은 시선이 세희에게 떨어졌다.“이렇게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셨다니, 편하게 일 처리를 하실 수 있는 거예요?”“이 아이는 지금 내 곁에서 배우고 있으니 많이 보고 많이 듣게 하는 것도 경험이라고 할 수 있지.”유대침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노지철과 세희를 데리고 들어갔다.문에 들어서자마자 세희는 발바닥에서부터 전해오는 추위를 느꼈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노지철에게 다가갔다.“할아버지, 기운이 너무 음침해요...”노지철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세희야, 이 일은 간단하지 않으니 이따가 넌 고분고분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어라.”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지철의 손을 잡고 유대침을 따라 한쪽 방으로 들어갔다.문이 열리자, 방안은 텅 빈 채 아무도 없었다.유대침은 멈칫하더니 얼른 사방을 향해 소리쳤다.“아버지! 그만 숨으세요! 저희와 함께
두 사람의 대화로 볼 때, 유재진은 지금 귀신에 홀린 게 분명했다.‘이 귀신이 내 아버지를 데리고 가려고 하다니?’‘이게 또 무슨 일이야!’유대침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노지철을 바라보았다.“아저씨, 우리 아버지를 데려가게 해서는 안 돼요!”노지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유재진’에게 말했다.“이 사람이 뭘 했다고 굳이 이 사람의 몸에서 내려오지 않는 거지?”‘유재진’이 대답했다.“이 영감은 그때 우리 엄마더러 날 지우라고 강요했어요. 그래서 난 줄곧 밖을 떠돌며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고요! 다른 외로운 귀신의 괴롭힘을 그렇게 당했으니 내가 어찌 달가워하겠어요?! 이 사람은 나한테 목숨을 하나 빚졌는데, 나도 당연히 갚으라고 해야 하지 않겠어요?!”“이 사람 목숨만 가져가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 저승의 빚을 지면 결국 고생하는 건 너 자신일 텐데. 이 사람은 당연히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벌을 받겠지만 네가 해결해 줄 차례가 못 돼.”‘유재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전히 성질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만약 외로우면, 내가 인형을 몇 개 준비해서 널 동반하게 해주지. 그리고 저승에서 네가 의식주 걱정 없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장해 줄게, 어떤가? 적어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유재진’은 눈을 드리우며 곰곰이 생각했다.한참 후에야 그는 입을 열었다.“그래요, 그럼 당신이 말한 대로 해요. 난 다섯 명의 친구를 원해요. 그러니 인형 5개를 보내와요.”“문제없다.” 노지철이 대답했다.“그리고 또 있어요.”“말해 봐.”‘유재진’은 눈빛에 처량함이 나타났다.“우리 엄마에게 내가 왔었다는 것을 알려줘요. 그리고 날 잊지 말라고 전해줘요.”노지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한 셈이었다.이와 동시, 희미한 검은 그림자가 유재진에게서 떠났다.귀혼이 떠나자, 유재진은 몸이 비틀거리더니 곧장 바닥에 쓰러졌다.유대침은 즉시 달려가 부축하려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손이 닿지 않았다.그렇게 유재진은 머리가 땅에 심
“울지 마세요. 그 아이는 이모에게 자신을 잊지 말라고 전하라고 했어요. 그 아이도 지금 이모를 그리워하고 있어요.”유나빈은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아가야, 이모에게 말해봐, 그 아이는 또 무슨 말을 했어?”세희는 노지철을 바라보며 자신이 말할 수 있는지 물었다.노지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묵인했다.“이모는 그 아이에게 아이가 입는 옷을 준비해줘야 해요. 그리고 그 아이는 또 다섯 명의 친구를 원한다고 했는데, 고운 인형 5개 준비하면 돼요.”유나빈은 세희가 한 말을 일일이 기억했다.“그래, 고마워 아가야. 아저씨, 고마워요. 정말 너무 고마워요!”“괜찮아요, 이모.” 세희는 웃으며 말했다. “도와드릴 수 있어서 나도 엄청 기뻐요!”집에 들어오자, 노지철은 세희를 데리고 씻으러 갔다.“세희야, 오늘 저녁에 그 아이 귀신의 모습을 본 거야?”세희는 고개를 저었다.“잘 보이지 않았는데, 단지 시커먼 그림자만 보였어요.”“잘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세희가 무사하면 되니까.”다음날, 하영은 침대에서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났다.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세희가 악귀에게 괴롭힘당하는 장면은 머릿속을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다.악귀의 손에서 세희는 계속 하영에게 살려달라는 말을 외쳤다.하영은 마음이 불안해서 얼른 침대 머리맡의 휴대전화를 들고 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하영은 다급하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이와 동시, 마을에서.세희는 학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같은 반 남학생 몇 명에게 둘러싸였다.“야, 고아야, 네 부모님은 왜 아직도 널 찾아오지 않은 거지?”세희는 그들을 힐끗 보더니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들을 지나가기도 전에, 그 몇 명의 남자아이들은 또 세희의 앞을 가로막았다.“너한테 오빠가 둘이라며?” 그중 한 남자아이가 손을 뻗어 세희를 밀었다.“그런데 사람은? 왜 너와 함께 학교에 오지 않은 거지?”세희는 화가 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난 너희들과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저리 비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