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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허민란의 앞에서 큰소리치던 몇몇 남자들은 껄껄 웃으면서도 위압감이 넘치는 부남철의 모습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리에 앉지도 못했다.

“특수한 상황에 부닥쳤으면 그에 맞는 특별한 대책 마련 방안을 찾아야지.”

부남철은 웃으면서 옆에 있는 남자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카리스마 넘치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줘야 하나?”

“아... 아니에요, 제가 양아빠한테 한 잔 따라 드릴게요. 오늘 오실 줄 알았다면 차에서 내리실 때부터 무릎을 꿇고 기다려야 했는데 말이죠.”

안예린은 허민란의 몸이 떨리는 것을 보고 얼른 손을 잡아 부축했고, 허민란은 과음해서인지 계속 부남철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순간 체면을 지켜줘야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곽서준의 말이 떠오른 안예린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의 화가 자기들 쪽으로 쏠려 허민란의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까 봐 걱정되었다.

그녀는 결국 허민란의 술잔을 빼앗아 들더니 나머지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연신 술을 들이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바닥이 났고 사람들의 화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그녀는 그제야 부남철한테 무릎까지 꿇은 게 헛되지 않았다는 것과 곽서준의 도움 없이도 허민란을 지켜냈다는 뿌듯함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내가 3일 이내에 굽히고 들어갈 거라고? 어림도 없지, 이혼 합의서에 도장을 찍을 준비나 하라고 해!’

부남철은 안예린이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는 걸로 착각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린아, 바래다줄 필요 없어. 다음에 네 남편이랑 같이 차 한잔해.”

곧이어 그는 끝까지 자기를 차 앞까지 바래다주는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

“우리 예린이 이제 다 컸네, 다 컸어!”

부남철은 거친 손으로 눈가를 닦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혼자서도 척척 모든 일을 해내는 널 네 아빠가 하늘에서 보면 얼마나 흐뭇해하고 마음이 놓일 거야!”

안예린은 술을 마신 데다가 아빠의 얘기가 나오자,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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