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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나는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 바람조차도 부드러워진 것 같았고 호흡도 방 안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해졌다.

갑자기 머리가 무언가에 부딪히며 잠에서 깼다. 별로 아프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충격에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잠깐일 뿐 곧 다시 눈을 감자 누군가 내 뺨을 꼬집었다.

나는 다리 옆으로 축 늘어진 손을 휘저으며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심문혁… 문혁아… 제발… 출근해야 해.”

갑자기 얼굴에 고통이 느껴지더니 주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추워서 몸이 떨려왔다.

“안예린, 눈 똑바로 뜨고 누군지 똑똑히 봐!”

눈을 떴더니 어느새 내 앞에는 곽서준이 서 있었다. 그는 새까만 눈동자로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꿈속처럼 고요한 분위기 속에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여보?”

나는 그의 목에 팔을 감싸안으며 반복해서 여러 번 불렀다.

“여보, 여보, 심문혁 너무 나빴어. 혼내줘!”

나는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은 채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처럼 다급했다.

“왜 대답 안 해?”

그는 새까만 눈동자로 날카롭게 나를 응시하며 차 창문 쪽으로 밀어붙였다.

“예린아, 내 말 듣고 있어? 내가 너 하나 책임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굳이 나가서 일하겠다고 한 거야? 그것도 심문혁 밑에서?”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일하는 게 뭐가 좋은데? 힘들고 돈도 못 벌잖아.”

“네가 입고 있는 것, 손에 끼고 있는 것, 어느 하나 빠뜨린 적 있어? 네 한 달 월급으로 이거 하나 살 수 있겠어?”

곽서준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안예린, 너 지금 나 제대로 건드렸어!”

그는 솟구치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내 턱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줬다. 당장이라도 턱이 부서질 것같이 아팠다.

나는 가늘게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칼날처럼 날카로워 곧 나를 베어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그저 입 모양만 보일 뿐 표정은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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